일리 커피의 산지 트리에스테

2019. 4. 29. 09:00발칸반도·모스크바 2018/이탈리아

아름다운 색으로 물든 트리에스테의 저녁입니다.

이곳은 카날 그란데라고 부르는 트리에스테의 대운하인 셈이죠.

운하 끝으로는 성당 하나가 자리하고 있고 아래 사진에 보이는 반대편으로는

트리에스테 만이라고 부르는 아드리아해로 연결됩니다.

 

이런 운하가 있게 된 이유는 이곳 지형이 원래 늪지였다고 하네요.

그런 늪지에 바닥을 다지고 말뚝을 박으며 단단하게 한 후 그 위에 이런 도시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근처에 있는 베네치아라는 물의 도시가 만들어진 모습과 다름이 없습니다.

 

다만 다른 점은 이곳은 산기슭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늪지에 도시를 세운 것이고

베네치아는 뻘밭에 같은 방법으로 매운 후 도시를 만들었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정말 특이한 구조물이 시내로 깊숙이 들어와 있지요?

 

이렇게 운하를 만든 후 위의 사진에 보듯이 운하 양안을 부두로 만들어 화물선이 들어와

화물을 하역하고 선적하는데 이용했겠지만, 지금은 더 큰 배가 드나들 수 있도록 새로운 항구를

바깥에 만들어 사용하고 여기는 그냥 작은 보트 정도만 들어와 정박할 수 있는 곳이 되었습니다.

 

트리에스테 숙소에 도착해 잠시 쉬다가 시내 구경을 나갑니다.

트리에스테 도보 여행은 위의 지도에 보이는 길을 따라 걷기만 하면 90% 이상은

보고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착한 학생처럼 모두 걸어보았습니다.

 

한 번만 걸어보면 재미없다고 생각해 도착하자마자 걷고 해 질 무렵에 나가 야경을 보았고

아침에 걷고 지도 오른쪽에 보이는 산 쥬스토 언덕에 올라 카테드랄과

바실리카도 보고 내려왔습니다.

이곳도 바닷가에 있어 저녁노을이 곱게 물 들어 갑니다.

 

트리에스테(Trieste)는 이탈리아 반도에서도 제일 멀리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지형적으로 이탈리아 영토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고대 로마 시대부터 로마인은 이곳에 식민도시를 세움으로

지금의 로마 영토가 된 계기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순전히 조상의 덕으로?라고 생각하겠지만,

트리에스테 만 해도 로마 제국 때 만든 유적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더라고요.

그것 하나만으로도 영토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겠어요?

 

사실 이탈리아는 대단한 문명을 가졌던 조상의 덕을 가장 많이 보고 있는 나라가 아닐까요?

로마 제국은 이탈리아는 물론 주변에 영향력을 미쳤던 곳까지도

그 위대한 흔적을 많이 남겼던 나라잖아요.

제법 멀리 떨어진 터키 같은 나라는 자기네 조상도 아닌 동로마 제국의 유적으로도

많은 관광객이 모이기도 하더라고요.

 

항구도시로 트리에스테만은 아드리아해에서도 가장 북쪽에 있고 만으로 둘러싸여 있어

항구로 발달했다고 합니다.

지도를 통해 살펴보면 항구의 입지 조건으로는 베네치아보다도

더 좋은 정말 하늘이 내린 모습이 아닐까요?

워낙 무역항으로 발달한 곳이라 인구는 20만 명이 훨씬 넘는 무척 큰 도시라네요.

 

슬로베니아에서 이탈리아로 넘어오면 완연히 다른 분위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더라고요.

바로 이웃에 있는 코페르는 작고 한가한 시골 동네로 생각되는데

트리에스테는 대도시로 생각되네요.

물론, 우리나라 대도시에 비하면 여기 트리에스테는 작은 도시 정도겠지만요.

 

15세기부터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가의 지배 아래 있었고,

1900년 전후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영토였을 때 지중해로 진출하는 유일한

항구도시였기에 무척 중요한 거점 도시로 발달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이곳에 오스트리아 해군 본부가 있었고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온 실존 인물인 폰 트랩 대령이 이곳 해군본부에서

근무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지금의 오스트리아는 바다가 없는 내륙국입니다.

 

그러나 과거 내륙국인 오스트리아의 해군 본부가 있었던 이런 인연으로 지금도

오스트리아의 무역 상당량이 이곳 트리에스테항을 통해 들어오고 나간다고 하네요.

트리에스테 항의 전체 물동량 중 제일 많이 이용하는 나라는 오스트리아라고 하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곳은 일리 커피의 산지로도 유명한 곳이라 합니다.

일리 커피는 1933년 헝가리 출신의 프란체스코 일리라는 사람이 1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비엔나를 출발해 이곳 트리에스테로 여행하며 이곳의 질 좋은 커피를 이용해

커피 생산을 시작함으로 지금의 일리 커피가 탄생하게 되었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