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코페르

2019. 4. 10. 09:00발칸반도·모스크바 2018/슬로베니아

숙소는 구시가지 한가운데 있는 호스텔로 정했는데 취사도구가 모두 갖추어진 곳입니다.

저렴한 곳이다 보니 이 숙소에 장기 투숙자도 많아 보였습니다.

대강 짐 정리를 끝내고 바로 앞에 있는 항구로 나오니 이제 저녁노을이 멋지게 물 들어갑니다.

 

슬로베니아 코페르에 도착해 보니 도시의 분위기가 저녁노을과는 달리 밝지 않고 우중충한

느낌이 드는데 경제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낙후된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혹시 함부로 수리할 수 없는 유산이기에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지나다니는 행인조차도 활기찬 모습이 아니더라고요.

일부 건물은 위의 사진처럼 보수하기도 했고요.

 

로비니의 화려하고 촌스러운(?) 색깔로 도배한 골목길 풍경을 보다가 이곳에 와서 보니

전혀 꾸미지 않은... 마치 옛날 시골 촌 색시 같은 그런 분위기라고 할까요?

심지어 부서진 것조차 보수하지 않고 그냥 살아가는 느낌이네요.

 

그러나 여름에는 덥지 않고 겨울에는 춥지 않은 곳이라 살아가기에는

아주 좋은 기후를 가진 곳이라네요.

게다가 물가 또한 저렴한 곳이니 은퇴자들에게는 살아가기 좋은 곳이 아니겠어요?

 

그러나 아무리 어렵게 살아간다고 해도 위의 사진에 보듯이 배고픈 사람에게 빵을

나누어주기 위해 먹다가 남은 빵을 골목길에 비닐봉지에 담아 매달아 놓았습니다.

사랑이 넘치는 코페르가 아닌가요?

 

버스 터미널에서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입구에 보이는 문입니다.

유일하게 남은 Vrata Muda라는 무다 문으로 12개의 출입문 중 1516년에 만든 주 출입문이라고

하는데 문을 만든 이후 한 번도 보수하지 않은 듯 아주 골동품 같은 그런 분위기가 풍기지 않나요?

Vrata Muda는 지금의 Tall Gate라는 의미로 예전에는 구시가지로 들어갈 때

이곳에서 통행료를 받았다 하네요.

 

Vrata Muda 문을 들어오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Vodnjak Da Ponte라는

분수가 있는 광장이 나옵니다.

 

옛날에는 지금의 구시가지는 하나의 섬이었는데 19세기에 들어와 매립해 버려 지금의 육지가

되었다는데 이런 것은 경제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주민들의 생활 방식의 차이겠지요?

슬로베니아도 티토가 이끄는 유고 연방의 일원으로 있다가 독립한 나라라죠?

좌우지간 슬로베니아 유일의 상업 항구 도시라고 합니다.

이 항구는 로마 제국에서 만든 항구로 그 역사가 무척 오래된 항구 도시네요.

그러다 보니 슬로베니아의 경제 물동량의 대부분을 이 항구를 통해 해외로 내보내거나

들여오는 거라고 하는데 도시의 발달은 로마 시대부터였다고 하니 무척 오래된 곳이지만,

그렇게 활발하지는 못했나 봅니다.

늘 이웃하고 있는 트리에스테에 밀려 보조 항구나 이인자로만 지냈나 봅니다.

 

티토가 이곳을 합병해 유고 연방으로 귀속하기 전까지는 주민의 대부분이

이탈리아인이었기에 이탈리아의 영향이 클 수밖에는 없었지 싶습니다.

티토가 다 쫓아버렸기에 지금은 아주 소수의 이탈리아인이 살아가는 곳이라네요.

티토가 죽은 지 4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코페르의 가장 중심에 있는 광장이

티토 광장(Titov trg)입니다.

 

처음에는 시장으로 시작한 광장은 1930년에는 로마 광장으로 변경되었다가 2차 대전이

있은 후에는 혁명광장으로 그리고 1956년에는 지금의 티토 광장으로 개명했다고 합니다.

티토는 떠났고 지금은 유고 연방도 아닌데 아직도 그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이유는

티토를 존경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귀차니즘으로 이름조차 바꾸는 게 싫어서일까요.

 

1991년 유고 연방으로부터 독립하며 슬로베니아 공화국이 되며 명실공히

독립국이 되며 유일한 상업 항구로 지금에 이르렀다네요.
슬로베니아는 이곳 해안선 길이 47km만 바다와 접하고 나머지는 내륙국입니다.

 

그러니 슬로베니아 전체 국경의 1%가 해안선이라는 말입니다.

바로 위에 있는 이탈리아 국경과는 불과 5km밖에는 떨어지지 않은 곳이죠.

 

그러니 이탈리아 트리에스테까지는 마을버스로 이동할 거리지만,

두 도시의 분위기는 천지 차이가 나는 곳이더라고요.

워낙 이탈리아와는 가깝다 보니 이탈리아어가 슬로베니아어와 같이

공용어로 사용되는 곳이랍니다.

 

그 대신 물가는 이탈리아나 크로아티아보다는 피부로 느낄 정도로 저렴합니다.

사실 여행자에게는 저렴한 물가만큼 좋은 여행지는 없지요.

위의 건물은 티토 광장 부근에 있는 대성당과 종탑입니다.

 

위의 건물은 근위병(또는 친위대:Praetorian Palace) 왕궁입니다.

베네치아의 지배 아래 만들어진 궁전으로 베네치아 고딕 양식의 건물이라고 하네요.

건물 가운데 베네치아의 상징인 날개 달린 사자의 모습이 보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코페르에서 2박을 하게 되었네요.

2박이라고 해야 도착하는 날과 떠나는 날을 제외하면 사실을 온전한 하루가 아니겠어요?

사실 2박 할 정도로 구경거리가 많은 곳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이스트라 반도의 슬로베니아 마을 3 총사 피란, 이졸라

그리고 코페르를 모두 보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