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페테르부르크 ITMO 대학(ITMO University/Университет ИТМО

2019. 1. 18. 09:00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상트페테르부르크

이제 페트로그라츠키 지역(Петроградский р-н)으로 넘어갑니다.

이 지역 역시 섬으로 이루어진 지역입니다.

방금 건너온 바실레오스트로프스키(Vasileostrovsky) 지구보다는 조금 작은 섬이네요.

 

이 지역으로 온 이유는 표트르 대제가 네바강 하류 습지에 처음으로 군사 요새를 지었다는

요새를 구경하기 위함입니다.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튼튼한 요새입니다.

물론, 표트르 대제가 지을 때의 모습은 지금처럼 돌로 요새를 쌓은 게 아니라

습지를 메우고 그 위에 흙과 나무로 쌓았다죠.

 

이곳이 바로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Peter and Paul Fortress)입니다.

이렇게 이곳에 요새 건설에 첫 삽을 뜨며 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거대한 도시가 탄생하게 되었지요.

따라서 이곳이 바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시작이라는 의미겠죠.

 

표트르 대제는 이런 습지에 엄청난 대역사를 이루었네요.

지금 시민이 이렇게 파란 잔디 위에서 평화롭고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된 것도

표트르의 작품이 아닐까요?

6월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정말 날씨가 좋습니다.

 

뻘밭에다가 도시로 건설한다는 생각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생각이 아닌가요?

그러나 이런 무모한 생각으로 이곳에 도시를 건설한 지 어언 300년이 훨씬 넘었습니다.

이 요새에서 네바강 건너편을 바라보면 위의 사진처럼 아름다운

겨울 궁전의 전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따라서 몽골족의 오랜 지배 아래 숨죽이고 살았던 유럽의 변두리 축에도 끼지 못했던

러시아가 유럽의 일원으로 한 축을 담당하고 이제 주변 나라에 큰소리까지 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이곳에 도시를 건설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모스크바는 러시아의 심장이라고 부르고 이곳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의 머리라고 부른다네요.

당시로는 무모하다고 했지만, 정말 대단한 결단력이 아닐 수 없었네요.

머리라고 하는 말은 러시아 근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구심점이 되었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우리가 이곳까지 온 이유는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Peter and Paul Fortress)만 보기 위함은

아나고 이곳을 찾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ITMO 대학

(ITMO University/Университет ИТМО)을 찾아보기 위함입니다.

대학교를 찾아왔다니 당황하셨죠?

 

대학생이 팀을 만들어 참가하는 ACM-ICPC(ACM International collegiate Programming

Contest)라는 명칭의 세계적인 대회가 있습니다.

바로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대회라고 하는 게 있습니다.

우선 각 대륙별로 열리는 지역예선 대회에서 입상해야만 하고

이런 과정을 거쳐 세계대회에 진출하는 방법이라고 하네요. 

 

ACM이라는 세계 컴퓨터학회 또는 세계 계산기 학회라고 불리는 단체의 주관으로

IBM의 후원으로 매년 본선은 미국에서 열리는데 각 대륙별로 지역 예선을 통과한 학생팀이

미국에서 열리는 본선에 진출해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대회입니다.

 

대회 초창기인 1970년부터 미국 내에서만 열렸는데 1977년부터 지역 예선과 본선

그리고 결선으로 치러진다고 합니다.

지금은 세계 2천 개 이상의 대학에서 만 개 팀이 참가할 정도로 지역 예선과 본선 그리고

결선을 통과한 팀이 ACM-ICPC 월드 파이널에 참가해 나흘간 자웅을 겨루는 대회라 합니다.

특이한 것은 주어진 문제를 풀 때마다 팀이 앉은자리에서

풍선 하나씩 올리는 방식으로 펼쳐진다고 하네요.

 

이 대학은 그야말로 IT에 특화된 대학인가 봅니다.

초창기는 미국이 대회 대부분을 우승했지만, 세계적인 대회로 승격하며 지금은 바로 오늘 찾아온

이 대학교의 학생이 우승을 거의 독차지한다고 하네요.

위의 현수막에서 보듯이 거의 매년 우승을 독차지하고 있네요.

 

마침 점심시간이 되어 대학 앞에 보이는 식당을 이용했습니다.

이 학교 가까운 곳에서 이렇게 식사라도 하면 이들의 실력을 조금이나마 따라갈 수 있을까요?

 

점심 특선요리로 주문했네요.

음식 두 가지에 음료수 하나가 380 루블/1인으로 우리 돈으로 7천 원 정도밖에는 되지 않더라고요.

러시아 환율이 유가 폭락으로 많이 내려 요즈음 우리나라 여행자에게는 아주 저렴하게

다닐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 대학을 찾아온 이유는 이번 여행에 함께했던 작은 아들이 학창시절에 함께

팀을 만들어 이 대회를 두 번 참가해 모두 아시아 예선 통과를 했으나 미국에서 열린

월드 파이널에서는 매번 등수 안에도 들지 못하는 큰 격차를 보여 도대체 우승을 도맡아 하는

이 대학이 어떤 학교이길래 매번 고배를 들게 했는가 하여 대학교라도 보고 가겠다고 하여

일부러 찾아온 곳입니다.

대학 건물은 그야말로 볼 것 없는 그런 곳입니다.

문제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