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트르 대제의 청동 기마상과 니콜라이 1세 기념 청동상

2019. 1. 1. 09:00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상트페테르부르크

페리를 타고 40분 만에 페테르고프를 출발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했습니다.

선착장에서 배에서 내려 길 건너편을 바라보니...

아주 멋진 청동 기마상이 보입니다.

 

이곳은 원로원 광장(Senatskaya Ploshchad)으로 광장 끝에 멋들어진 청동 기마상 하나가 서

있는데 앞발을 번쩍 든 기마상의 모습으로 손으로는 네바강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청동 기마상의 주인공은 바로 러시아의 자랑이라는 표트르 대제입니다.

 

이곳에서 메드느이 프사드닉(Медный всадник)이라고 적혀있는데

구글 지도에서는 브론즈 호스 맨이라고 친절하게 적혀있네요.

 

이 작품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로 말의 뒷발만으로 중심을 잡게 만들었다는 점이라네요.

무거운 청동의 무게를 두 발로만 견디게 하는 것은 당시로는 쉽지 않은 기술이었나 봅니다.

이 청동 기마상은 표트르 대제로 이 동상을 건립한 사람은 전혀 관계가 없는

예카테리나 2세라고 합니다.

그녀가 왜 이런 대단한 청동 기마상을 이곳에 세워두었을까요?

 

독일 출신으로 아마도 자기 서방을 폐위시키고 황제의 자리에 오르다 보니 정통성 문제가 걸렸고

자신은 나약하고 무능한 서방이었던 표트르 3세를 대신해 표트르 대제의 이상과 정치이념을 따라

위대한 러시아 건설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해 만들었을까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인물 중, 왼쪽은 표트르 대제고 오른쪽은 예카테리나 2세입니다.

 

청동상 발아래 뱀이 보입니다.

뒷발로 뱀을 밟고 있는데 이 의미는 뱀은 악의 상징으로 악을 물리치고 앞으로 전진하려는

표트르 대제의 이상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1782년 프랑스 조각가 팔코네가 12년에 걸쳐 만든 작품이라 합니다.

푸시킨의 대서사시 중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청동의 기사"는 바로 이 청동 기사상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 하며 청동 기마상의 받침으로 사용하기 위해 저 화강암 돌을 이곳으로 옮기는데

엄청난 고생을 했다지요?

 

이 돌을 천둥의 돌(Thunder Stone)이라고 부른다지요?

당시 돌을 옮기던 모습을 그림으로 보여주네요.

 

작업을 할 때 가림막을 치고 한 후 가림막을 여는 순간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린 것입니다.

그러니 제막식을 한 셈이네요.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 전부가 이 광경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나 봅니다.

 

이 돌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의 도시에서 가져온 것인데

이 돌을 파낸 장소에 물을 채웠는데 호수가 되었답니다.

워낙 크고 중량이 많이 나가는 돌이기에 마을에서 이 돌을 옮기기 위해 땅이 얼어 바닥이

단단해졌을 때 해안으로 옮겼으며 특별히 만든 부두에서 특수 제작된 배를 이용해

이곳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운송했다네요.

 

성 이삭(이사크) 성당을 중심으로 반대편에 또 하나의 청동 기마상이 보입니다.

이 청동 기마상은 니콜라이 1세 기념 청동상(Памятник Николаю I)입니다.

이 청동 기마상도 마찬가지로 발로만 무게를 지탱하고 있네요.

 

이렇게 만드는 게 더 역동적으로 보이기 때문이 그렇겠지요?

성 이삭 성당을 건축했던 건축가 몽페랑과 조각가 클로드트에 의해 1859년에 만들어진 것이라

하며 말의 뒷다리로만 조각상을 지탱하는 기술은 나중에 미국 백악관 앞에 만든

앤드루 잭슨 대통령 동상을 만들 때 이용되었다네요.

 

청동 기마상의 받침대로 만든 아래의 부조는 힘, 지혜, 정의 그리고 신앙을 상징하는

우화적인 여성 인물로 장식했다네요.

그리고 그 아래에는 니콜라스 1세의 통치 시기에 있었던 역사적인 이야기를

네 곳에 새겨놓았습니다.

 

10월 혁명 때는 이 동상의 철거가 논의되었지만, 워낙 잘 만든 작품이라 그냥 두었답니다.

이런 작품은 유적으로 가치가 있기에 용서되었나 봅니다.

이념이 다르고 정치적인 생각이 다르면 왜 모두 부정하고 없애려고만 할까요?

 

그 뒤로 보이는 모이카강을 가로지르는 파란색 다리가

바로 블루 다리(Blue Bridge/Син мост)라고 부르는유명한 다리입니다.

비록, 다리는 짧지만, 폭이 97.3m로 당시에는 세상에서 가장 폭이 넓은 다리라 하네요.

지금은 더 넓은 다리도 많아졌겠지요?

 

두 개의 다리 사이를 덮어 주차장으로 사용하니 당연히 세상에서 제일 폭이 넓은

다리가 맞겠네요.

성 이삭 성당 광장에서 마린스키 극장으로 건너가는 다리입니다.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보기에는 넓은 것 말고는 그저 평범한 다리로 보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특히 표트르 대제의 청동상을 받치는 화강암 좌대는 높이 12m, 둘레 30m에 달한다지요?

무게만 66만kg으로 이 돌을 옮기는데 천여 명이 1년 6개월 이상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당시 운반기술도 부족했을 텐데 이 거대한 화강암을 어찌 이곳으로 옮겼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