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린을 떠나며...

2018. 11. 12. 09:00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에스토니아

그동안 탈린에서만 5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오래 머문 도시가 탈린입니다.

물론, 하루는 핀란드 헬싱키를 다녀왔지만, 저녁에 돌아와 해가 지지 않은 탈린 구시가지를 또 다녔습니다.

 

이제 우리는 오늘 탈린을 떠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기 위해 중간 경유 도시인 나르바로 갑니다.

나르바는 에스토니아 도시로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하는 국경 도시입니다.

그곳에서 1박 하며 숨을 고른 후 육로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탈린(Tallinn)은 덴마크(Taani) 사람이 만든 도시(Linn)라는 의미라 합니다.

그랬기에 톰페아 언덕으로 오르는 길 입구 목 좋은 곳에 덴마크 왕의 정원

(Danish King's Garden/Taani Kuninga Aed)이라고 부르는 곳이 아직도 있어 또 하나의 구경거리를 만들고 있죠.

 

이렇게 유럽의 한 도시로 시작하며 중세 유럽의 부흥에 절대적인 존재인 상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겠지요.

따라서 13세기에는 상인 연합의 조직인 한자동맹의 중심지로서 발달하기 시작했답니다.

 

1346년 덴마크 왕이 튜튼 기사단에 도시를 팔았고, 1561년에는 스웨덴에 속하게 되었답니다.

이곳이 부러워 지금의 핀란드 수도인 헬싱키에 탈린을 모방한 무역 도시를 세우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스웨덴이 아예 이 도시를 먹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힘은 또 다른 곳으로 흘러가나요?

제정 러시아의 차르라는 표트르 대제가 스웨덴과의 전쟁으로 이김으로 이 도시를 점령한 후,

발트함대의 근거지가 되며 러시아와의 악연이 시작되었을 겁니다.

 

적백내전이라고 부르는 러시아 내전 이후 에스토니아가 독립하면서 탈린이 수도가 되었지만,

2차 대전 이후 다시 소련에 귀속되었고 소련은 부동항을 원했기에 러시아 해군 기지를 탈린에 만들었다 합니다.

 

최근인 1931년 에스토니아를 비롯해 발트 3국이 인간 띠라는 발트의 길을 열며 소련으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을 얻었고 이후 명실상부 탈린은 에스토니아의 수도로서 역할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수많은 발트인이 손에 손잡고 자유와 독립을 위해 한마음으로 뭉쳐 이룩한 발트의 길이라는 인간 띠로 말미암아

세상에 독립국으로 시작한 그때가...

 

발트 3국의 독립일이 에스토니아는 발트 3국 중 가장 빠른 1991년 8월 20일이었다고 하지요.

라트비아는 하루 늦은 1991년 8월 21일이었고 리투아니아는 제일 늦은 1991년 9월 6일이었다 합니다.

 

그러니 이웃이라고 부대끼며 살아왔던 주변의 나라치고 에스토니아를 건드리지 않은 나라가 없다는 말이네요.

힘만 세면 집적거렸나 봅니다.

물론, 발트 3국이 같은 운명이었겠지만...

 

지금은 독립국 에스토니아의 수도이지만, 그때는 이민족의 지배 아래 농노로 살아가던 민족이었지요.

그러니 농노의 힘으로 주변에 있던 강대국이 만든 지배의 상징이라고 해야 하겠네요.

말이 좋아 농노라고 하지만, 사실은 노예나 마찬가지가 아니겠어요?

 

톰페아 언덕 위에 에스토니아 국회가 있는 톰페아 성(Toompea loss)에는 에스토니아 삼색기가 휘날리고

그 앞에 위압적으로 우뚝 솟아 있어 앞을 가리고 있는 건물이 바로 러시아 정교회 성당인

탈린 알렉산더 넵스키 대성당(Aleksander Nevski katedraal)이 있습니다.

 

다시 그 앞에 보이는 정원은 덴마크 왕의 정원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러니 이곳 탈린에 손을 뻗친 나라치고 이곳에 그들의 표식을 남기지 않은 나라가 없다는 말이네요.

 

그러나 이들은 외침에 슬픈 역사를 안고 살아가지만, 그 또한 역사라고 역사 지우기 같은 것을 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해 후손에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외국의 많은 여행자에게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죠.

이런 것이 산교육이 아닐까요?

 

어느 나라에서는 이전 정권조차 용납하지 않지만...

이들은 고난의 역사일지라도 그런 흔적을 지우지 않고 에스토니아 역사로 보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악랄했던 소련의 KGB 건물조차도...

 

위의 건물은 아일랜드 대사관 건물입니다.

위치가 톰페아 언덕에서 제일 좋은 에스토니아 대통령 궁 바로 앞에 있습니다.

그 이유가 에스토니아를 제일 먼저 독립국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라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탈린의 고지대는 지배세력과 정치와 행정 목적으로 사용되던 곳이기에 지금도 그런 관청이나 건물이 들어서

있고 저지대는 13세기경부터 발트해의 주요 무역거점 도시로 발전했던 곳이기에 많은 무역상이

자리하고 있어 길드나 건물 형태 등 그런 흔적을 아직도 볼 수 있는 곳이죠.

불과 30여m로 높지는 않지만, 고지대에 서면 저지대의 풍경을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지배세력이 모여있던 곳에서 민초의 삶을 조망할 수 있으니 이 또한 즐거운 광경이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