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노을 곱게 물든 아름다운 탈린의 전망대

2018. 11. 7. 09:00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에스토니아

탈린을 가장 탈린 답게 보여주는 곳은 누가 뭐래도 탈린의 전망대가 아닐까요?

내일이면 이곳 탈린을 떠나야 하기에 늦은 밤 전망대에 다시 올라 마지막 야경을 구경합니다.

그동안 노을이 아름답게 물드는 해저 무는 저녁때 올랐고, 아침 해가 떠오른 시간에도 왔습니다.

 

또 비가 내리는 날의 모습은 어떨까 궁금해 올랐고

한낮의 모습을 구경하려고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늦은 밤 구시가지의 야경을 구경하지는 못하였기에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올랐습니다.

 

같은 장소 같은 풍경을 바라보았지만, 느낌은 모두 다르더군요.

탈린은 북유럽에 속하기에 6월은 우리가 상상하기도 쉽지 않은 백야 현상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따라서 밤에 야경을 구경한다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

 

밤 11시가 되어도 어두워지지 않고 훤하니...

11시에 이곳에 올라 야경을 보려고 하다가 포기하고 구시가지를 돌아다니다

자정이 넘은 시각에 다시 올라와 잠시 바라본 모습들입니다.

 

이곳에는 전부 3개의 전망대가 있습니다.

제일 왼편에 있는 피스코피 전망대(Piiskopi viewing platform)로

크게 눈길을 끌지 못하는 방향입니다.

탈린만을 바라보는 방향이기 때문이죠.

 

많은 사람이 발트해를 바라본다고 하지만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탈린 만이라고 해야 하지 싶습니다.

그러나 해가 넘어가는 곳이라 일몰을 바라보는 방향으로는 제일 좋은 곳인데 그러나 일몰 시각

외에는 그냥 여행자가 휙 둘러보고 떠나기만 하지 사진도 별로 찍지 않는 곳입니다.

 

가운데 있는 전망대는 파트쿨리 전망대(Patkuli Viewing Platform)라고 하는데 발트해와

시내 방향인 두 곳 모두 바라볼 수 있는 방향입니다.

우리가 탈린을 상징하는 사진 대부분이 바로 이 자리에서 찍은 풍경이지요.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입니다.

늘 많은 여행자가 북적이는 곳으로 단체 여행객이 몰려오면

서로 좋은 사진을 찍겠다고 자리싸움도 일어나는 곳이죠.

 

여기서는 어느 곳이든 그냥 셔터만 누르면 작품사진처럼 찍히는

마법의 장소처럼 생각되는 곳입니다.

저처럼 사진 기술이 없는 사람도 찍고 보면 예쁜 사진이 나오더라고요.

지금까지 제가 올린 사진 중에 예쁜 사진이 한 장도 없었다고요?  헐!!!

 

뒤로 보이는 풍경은 마치 수채화 같기도 하고...

그림처럼 아름답지 않습니까?

 

그리 높은 지대는 아니지만, 이곳에서는 가장 높은 곳이기에 이 정도만으로도

조망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왜 탈린을 발트해의 진주니 북유럽의 보석이니 하는 말이 생겼는지 저절로 알게 됩니다.

12시가 넘은 시각인데도 이곳 전망대는 많은 여행자가 야경도 아닌 야경을 즐기네요.

 

탈린을 한 번만 보고 이야기하지 말라고 합니다.

적어도 세 번 이상은 봐야 한다고 합니다.

탈린을 제대로 구경하기 위해서는 새벽, 낮 그리고 밤에 다녀봐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비오는 날도, 안개 낀 날도 올랐습니다.

 

붉은 고깔 모양의 지붕은 마치 동화 속에서나 나옴 직한 모습 아닌가요?

이런 모습을 보기 위해 탈린으로 관광객이 밀려 들어오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5박이나 했기에 수시로 이곳에 올라 그 말의 의미를 몸소 체험했습니다.

날씨마저 모두 달라 맑은 날은 물론 비 내리는 날에도 또 운무 자욱한 아침에도 올라왔고

해 지는 풍경을 구경하기 위해 오밤중인 자정에도 올라왔지만,

해가 발트해로 넘어가지 않아 몇 시간을 서성이기도 했습니다.

 

북쪽 방향에 있는 전망대는 코흐투 전망대(Kohtuotsa viewing platform)라고 하는데

주로 시내 방향입니다.

멀리 탈린항에 드나드는 유람선의 모습부터 중세 때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구시가지까지

모두 한 장의 사진에 담을 수 있는 곳이죠.

 

더 먼 곳으로 보이는 반도 모양의 땅끝은 핀란드 헬싱키 방향이라네요.

바로 눈앞에 보이는 높은 첨탑의 성당은 성 울라프 성당이지요.

 

탈린에서 가장 높은 123m의 첨탑이기에 배가 탈린으로 들어올 때

등대처럼 생각되는 첨탑이라고 합니다.

저 성당의 첨탑이 완공되었을 때 유럽에서 가장 높은 첨탑이었다 합니다.

 

구시가지가 끝나는 곳부터 신도시의 모습이 보이는데 멀리 높게 보이는 신식 건물이

바로 KGB 박물관이 있는 호텔(KGB Museum in Viru Hotel)이 있는 건물이라네요.

대형 쇼핑몰이 함께 들어있는 것이더라고요.

우아한 자태의 구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죠.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코흐투 전망대(Kohtuotsa viewing platform)에는 "The times we had"라는 글이 벽에

적혀있는데 별 글자도 아니라고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의미 있는 글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사람마다 이 자리에 서서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 많은 의미를 내포한 글이겠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살아오면 많은 일이 있어 그중에서

슬픈 일도 즐거운 일도 있었겠지만, 이 모두 소중한 시간이 아니었겠느냐는 의미는 아닐는지요.

아니면 탈린이 겪었던 세월의 풍상이 지금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었다는 의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