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도시 나르바에서 만난 엑소의 소녀 팬

2018. 11. 14. 09:00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에스토니아

나르바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가하게 국경선인 나르바 강을 산책하고 있는데 여학생 몇 명이 지나가며

우리 보고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묻더군요.

한국이라고 하니 전혀 모르는 나라라고 하기에 일본과 중국은 아느냐고 하니 그것도 갸우뚱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듯이 헤어져 잠시 걸어가다 자기네들끼리 무슨 말을 하다가 다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흔들 벤치에 앉아 모처럼 느긋하게 쉬고 있는 우리에게 다가와 대뜸 엑소(EXO)를 아느냐고 묻네요.

우리 나이에 무당인 엑소시스트(exorcist) 잘 알아도 엑소는 모르잖아요.

그래도 아들이 있어 금세 그들의 질문을 이해하고 안다고 하자 기뻐 어찌할 줄 모릅니다.

그래! 아이들아~ 우리는 너희들이 좋아하는 엑소의 나라에서 왔단다.

 

에스토니아에서도 제일 동쪽 끝에 있는 변두리 동네에서...

한국은 몰라도, 처음 본 동양인을 만나 자신들이 알고 있는 아이돌에 관해 이야기하니 기쁜가 봅니다.

한국에서의 인기라든가 여러 가지를 물어봅니다.

 

佳人은 오늘 처음 멀리 이곳까지 와 에스토니아 청소년에게 엑소라는 아이돌의 이름을 처음 들었습니다.

이번에 한국에 돌아가면 젊은 아이돌에 대해 다시 공부해야겠습니다.

우리 여행은 엑소를 몰라도 계속됩니다.

 

탈린에서 출발해 3시간 만에 나르바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오는 도중 사람 인기척도 별로 들리지 않는

아주 작은 도시 여흐비(Jõhvi)에 잠시 들렀다 왔습니다.

나르바는 에스토니아에서는 세 번째로 큰 도시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작은 읍 정도의 규모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여행 준비 전에는 알지도 못했던 곳이 이런 국경도시가 아닌가요?

처음에는 바로 탈린에서 출발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바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8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여 너무 먼 듯하여 도중에 하루 쉬었다 가면 어떨까 생각해 결정한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버스에서 내려 예약한 숙소를 찾아갑니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 금세 찾습니다.

이 숙소는 나르바 호텔(Narva hotel)로 와이파이 되고 아침 식사 포함 3인실이 64유로였습니다.

 

이제 숙소에 배낭을 내려놓고 시내 구경부터 해야지요?

물론, 이곳은 어디를 구경한다는 생각에 들린 곳은 아닙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도중 중간에 잠시 쉬었다 가려고 들른 곳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성당은 1881년~1884년에 지어진 알렉산더 교회(Aleksandri Suurkiriku tornimuuseum)로

건축가 Otto von Hippius가 지은 성당이라 합니다.

성당은 박물관도 함께 운영하나 봅니다.

첨탑의 높이가 60.7m라고 하니 작은 마을이라 시내 어디나 모두 보일 듯하네요.

 

성당 내부가 음향조건이 좋아 음악회나 공연도 자주 열리는 곳이라네요.

2010 년에는 "노숙자 밥 프로덕션"이라는 스튜디오에서 장편 영화 "바보"를 이곳에서 촬영했답니다

특히 조명을 밝힌 저녁 야경이 일품이라는데 이곳은 12시가 되어도 컴컴해지지 않아 야경을 구경할 수 없더라고요.

 

위의 사진은 스웨덴의 상징이라는 사자입니다.

1700년 11월 19일 바로 이곳 나르바에서 스웨덴의 왕이었던 카를 12세가 이끄는 스웨덴군과

러시아 차르였던 표트르 1세가 이끄는 러시아군 간의 전투에서 대승한 기념으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이때는 스웨덴의 힘이 막강했기에 에스토니아는 물론, 라트비아까지 스웨덴의 통치 아래 있었다네요.

러시아는 이제 막 신흥세력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했고 유럽에 진출하고 싶었으나 진출로를

 막고 있는 곳이 바로 이곳 나르바였기에 많은 병력을 동원해 나르바를 포위해버렸다고 하네요.

 

당시 나르바에 포위되어 있는 스웨덴군은 구원군의 지원으로 병력에서 네 배나 많은 러시아군을 상대로 격전을 벌여

포위되었던 나르바를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며 위의 그림은 당시의 전투 장면을 그린 그림입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조형물인 스웨덴의 상징인 사자상을 1936년 이곳에 세웠다 합니다.

 

그러나 1704년 리턴 매치인 두 번째 벌어진 나르바 성 공성전에서 패함으로 결국 러시아에 점령되고 말았다네요.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런 기념물을 러시아가 두고 볼 수는 없잖아요.

러시아는 이때 이 기념 사자상을 완벽하게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네요.

2000년 11월 18일 전쟁 승리 300주년이 되는 날에 에스토니아와 스웨덴 간의 우호의 상징으로

지금 이 자리에 다시 기념 사자상을 만들어 러시아 영토를 바라보는 장소에 만들어 놓았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탈린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버스여행은 8시간 이상을 잡아야 한다네요.

그래서 이동하는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며 피곤할까 싶어 중간에서 하루 쉬어가려고 들른 곳이죠.

그러니 부담 없이 아무 곳이나 기웃거리며 걷는 겁니다.

여행에서 이렇게 목적 없이 다니는 것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