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5. 09:00ㆍ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에스토니아
탈린 버스 터미널 앞에는 아주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클래식한 버스가 서 있습니다.
그런데 목적지 표시가 탈린과 레닌그라드라고 되어있습니다.
레닌그라드라면 지금은 러시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도시 이름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옛 이름이 아닌가요?
몇 번 터미널을 지나치며 보아도 같은 장소에 서 있는 것으로 보아
지금은 운행되지 않고 전시용으로 세워둔 것으로 보입니다.
11시 20분 합살루를 출발해 오후 1시경 탈린 버스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같은 구간을 운행하는 버스라도 요금이 모두 다르고 버스 기사에게 살 때와
매표소 창구에 살 때 운임이 다른 나라입니다.
그래! 오빠 다시 탈린에 왔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광고판에서 오빠를 간절하게 부르고 있습니다.
먼저 숙소로 찾아가 배낭을 찾고 오늘 저녁에 아들과 함께 묵기 위해 예약해둔 3인실이
있는 새로운 숙소에 가야 하는데 그런데 오늘 가만히 생각해보니 집사람 생일이네요.
지금까지 식사는 그냥 적당하게 때우고 다녔지만, 오늘만큼은 분위기 있는 곳에 가서
칼질이나 해볼까요?
그래서 찾은 식당입니다.
복잡한 메뉴는 그게 뭔지도 모르니까 그냥 쉬운 런치 스페셜로 달라고 했습니다.
닭고기와 돼지고기로 각각 주문했네요.
식전 빵은 무료라고 합니다.
음료수는 생수와 콜라를 각각 주문했고요.
그런데 가격이 무려???
두 사람 식대가 14.4유로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보다 더 저렴하지 않나요?
탈린의 물가가 유명 관광지라 비싸다고 했지만,
구시가지 밖에 있는 숙소 부근은 조금 떨어졌기에 저렴하지 않았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오늘 밤 묵을 숙소를 찾아갔더니만...
오잉??? 갑자기 호텔에 사고가 생겨 오늘 묵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럼 숙소가 사라졌다는 말이 아닌가요?
우린 어쩌라고요?
당장 오늘 밤이 걱정이라 황당한 표정으로 따지듯 방법을 찾아달라고 하니
종이 세 장을 우리에게 건네주네요.
제갈량의 비단 주머니 세 개도 아니고...
위의 왼쪽은 택시를 불러주겠다며 택시 정보를 적은 것이고 오른쪽은 우리를
인계할 새로운 호텔 정보고 아래는 택시 기사에게 택시요금을 이곳 호텔에서
대신 지급한다는 그런 내용입니다.
공명이 형주에서 손권의 여동생과 혼인한다고 동오로 떠나는 유비를 위해
조자룡에게 비단 주머니 세 개를 건네주었다 했나요?
우리가 예약한 곳은 부라보 호텔로 스파가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사고는 아닌 것으로 보였고 내부 수리 중으로 보이네요.
오늘 이곳에서 난관을 해결할 수 있는 세 장의 종이를 받았습니다.
호텔 정문에서 잠시 기다리니 10분 후 온다는 Reval Takso가 도착합니다.
Reval은 탈린의 옛 이름이랍니다.
그러니 우리의 서울을 예전에 한양으로 불렀던 것처럼...
차량 번호를 확인하니 적어준 033 바로 그 차가 맞습니다.
썩어도 준치라고 삼각별입니다.
이렇게 또 이상한 경험을 하며 다른 호텔로 옮겨갑니다.
이번 여행에서 자꾸 이런 일이 생깁니다.
버스 출발시각이 갑자기 새벽으로 바뀌지 않나 헬싱키로 가는
쾌속선 시간이 사라지지 않나...
우리가 이곳에 숙소를 정한 이유는 바로 구시가지 고성의 성벽을 끼고 있고
헬싱키를 다녀오려면 항구도 가까운 곳이 좋을 듯하여 정했던 곳인데
택시로 이동한다면 거리가 조금은 더 먼 곳이 아닐까요?
그러나 새로 옮겨 간 호텔은 위의 사진에 보듯이 최신식 건물로 호텔 규모가
크고 위치는 톰페아 성 바로 뒤에 있어 나쁘지는 않았네요.
물론 항구와의 거리는 조금 있는 편입니다.
호텔에서 바라보면 위의 사진에 보듯이 바로 앞에 웅장한 톰페아 성이
올려다보이는 이곳 숙소에서 우리는 같은 가격에 2박을 하게 됩니다.
물론, 숙박비는 호텔 앱을 통해 이미 자동으로 빠져나갔을 겁니다.
숙소도 3인실로 정했고...
그런데 하나는 쇼파 침대로 임시로 사용하는 그런 예비 침대로 호텔 상태는 아주
좋은 곳으로 예약했던 곳보다 더 등급이 높은 곳에 같은 가격으로 묵게 되었습니다.
이제 탈린 공항으로 아들 마중을 하러 나갑니다.
시간이 조금 남아 다시 톰페아 언덕 전망대에 올라 또 다른 시각에
다른 시선으로 탈린의 풍경을 감상해 보는데 역시 아름답습니다.
누가 뭐래도 탈린을 가장 탈린 답게 알리는 곳이 바로 이 풍경이지 싶습니다.
공항까지는 시간도 충분하기에 천천히 걸어서 갑니다.
구시가지 중앙에 있는 시청사에서 탈린 공항까지는 4.2km로 나오네요.
탈린 버스 터미널까지 2.2km인데 어차피 여행 중인데 이렇게 걸어가며
시내 모습도 두리번거리며 구경하는 것도 여행이 아닌가요?
세상에 어느 도시에서 구시가지 중심에서 공항까지 걸어갈 수 있을까요?
걸어갈 수 있다는 말은 탈린이라는 도시가 얼마나 작은 도시인가
알 수 있는 의미가 아닌가요?
그래도 한 나라의 수도인데...
탈린 공항의 위치는 낮에 우리가 합살루에서 올 때 내렸던 버스 터미널에서
조금만 더 가면 있더라고요.
공항의 위치는 이미 타르투에서 버스를 타고 이곳 탈린으로 올 때
버스 터미널 부근이라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여행하며 해외에서 시내 중심지에서 그 나라 공항까지 걸어가 보셨습니까?
걸어보지 않으셨다면 말을 하지 마세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번 여행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미리 한국에서 출발할 때 예약했던 일들이 자꾸 변경됩니다.
예약 때 이메일 주소를 기재했기에 변경된 사항을 알려주지만,
오늘처럼 숙소에 도착하니 알려주는 곳도 있네요.
여행 도중이라도 이메일 확인을 자주 하며 다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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