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24. 09:00ㆍ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에스토니아
악마의 다리를 건너 대학 구내로 들어왔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반원형 건물은 해부학 교실이라고 합니다.
해부학 교실이 뭐가 그리 유명하다고...
그러나 타르투 대학은 일찍부터 해부학이 발달한 곳이었나 봅니다.
건물 자체는 이 대학의 교수며 건축가인 크라우스에 의해 설계되었고
이곳에서 많은 유명 의사가 배출된 곳이라 합니다.
해부학 교실 앞에는 프레드리히 로베르트 파엘만(Friedrich Robert Faehlmann) 교수의 흉상이 서 있습니다.
에스토니아 출신의 첫 외과 의사로 에스토니아 언어로 처음으로 타르투 대학에서 외과학을 강의한 사람이랍니다.
처음으로 모국어로 학생을 가르쳤다니...
해부학 교실이 있었던 부근에 1808년부터 1992년까지 타르투 대학 병원이 있었던 장소입니다.
지금은 현대적 시설을 갖춘 곳으로 이전했지 싶네요.
메스를 들고 배를 갈라 수술하는 두 손을 만들어 놓았나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에스토니아 대법원(Supreme Court of Estonia) 청사입니다.
대법원이 수도인 탈린에 있지 않고 이곳 타르투에 있다는 것이 이채롭습니다.
어디 대법원뿐인가요?
교육부도 이곳 타르투에 있던걸요.
이 말은 작은 전원도시지만, 에스토니아 제2의 도시라 국가 주요 부처가 있다는 의미겠네요.
대법원 청사 앞에 있는 조형물입니다.
마치 어느 가문의 문장을 찍는 도장처럼 생겼네요.
주인공 요한 쉬테는(Johan skytte)는 스웨덴의 정치가로 웁살라 대학 총장을 역임했다네요.
1622년부터 스웨덴의 미래 황태자 구스타브 아돌프(Gustavus Adolphus)의 가정교사로 고용되고 가르쳤으며
당시 이 지역이 스웨덴의 지배 아래에 있었기에 이 지역 총독으로 일하다 말년에 타르투 대학이 설립되자
구스타브의 부탁으로 총장직을 맡아 대학을 반석 위에 올린 인물이라 합니다.
지배를 받으며 살았지만, 초대 대학 총장이었고 학교를 궤도에 올린 인물이라고 이렇게 만들었네요.
이번에는 바로 그 옆에 보이는 건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폐허처럼 변한 건물...
이곳의 정체는?
이곳은 타르투 대성당 건물이라 합니다.
전쟁통인 1624년 파괴되었으나 이 지역을 지배하기 시작한 스웨덴의 힘이 막강해지자
1629년 대성당을 복원하자는 논의가 있었답니다.
그러나 스웨덴의 입장에서 전쟁으로 많은 자금이 들어갔기에 논의만 하고 그냥 내버려 두었답니다.
지금은 대성당 건물의 일부만 복원하여 타르투 대학의 박물관으로 사용 중입니다.
올라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기에...
서쪽 첨탑 부분에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어 타르투 전경을 볼 수 있다고 올라가라고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그냥 통과합니다.
내부로는 그냥 통과할 수 있습니다.
돈을 내지 않고 첨탑에 오르려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저 아이처럼 계단으로 가지 말고
성당 안에서 기어오르면 됩니다.
폐허처럼 부서진 성당 안에 들어가 보니 동쪽은 위의 사진처럼 복원하여 박물관으로 사용 중이네요.
유럽 여행에서 어느 곳이나 찾아가는 것이 성당이 아닐까요?
믿음이 있는 분이라면 이 또한 꼭 들러봐야 할 곳 중 한 곳이지만,
우리 같은 일반 여행자에게는 조금 지루할 수 있습니다.
우리 같은 여행자에게는 오히려 부서진 채로 이렇게 두었기에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폐허인 대성당 사진 몇 장 더 보고 오늘 이야기를 마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타르투는 대학을 빼고는 뚜렷하게 여행자에게 어필할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구경거리가 없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숲이 우거지고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을 즐기며 코를 간지럽히는 바람을 느낄 수만 있다면
이런 곳도 여행자에게는 좋은 곳입니다.
역설적으로 구경거리가 없기 때문에 모처럼 여행 기분을 만끽할 수 있고 즐길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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