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머리 전당(Melngalvju Nams)

2018. 7. 13. 09:00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라트비아

리가를 찾는 여행자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은 어디일까요?

시티홀 앞에 있는 검은 머리 전당(Melngalvju Nams/House of the black heads)이 아닐까요?

아마도 이곳 리가를 찾는 사람 중 이곳을 보지 않고 가는 여행자는 아무도 없을 겁니다.

 

이 건물은 검은 머리 길드 조합의 건물입니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에서는 리가에서 군계일학입니다.

밤에도 낮에도 리가에 머무는 내내 몇 번이나 찾아왔는지 모릅니다.

 

단언컨대, 리가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 생각합니다.

고딕식 건물로 붉은 벽돌을 쌓아 올려 지은 장식도 화려한 건물입니다.

1334년에 처음 지어진 조합건물이라 합니다.

그 당시는 검은 머리 길드 회원이 세를 얻어 셋방살이하다가 1713년에

건물 자체를 사버렸다고 합니다.

그 후 지금의 모습으로 화려하게 장식을 시작했다네요.

 

처음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생긴 검은 머리 길드는 이곳 리가에까지 영향력이 미쳐 지은 건물로

오히려 탈린보다 더 아름답고 화려하게 장식했답니다.

나중에 탈린에서 보았던 건물은 확실히 여기에 비교해 못하더라고요.

 

그동안 여러 차례 파괴되고 복구되고...

지금의 모습은 1999년에 다시 리모델링하여 아주 깨끗한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그런 내력을 위의 사진에 보듯이 준공 연도와 리노베이션 했다는 연도를

파사드에 기록해두었습니다.

 

당시 무역업에 종사하는 여러 조합 중 하나인 검은 머리 길드에서 이 건물을 길드 조합건물로

사용함으로 지금까지 조합의 모습이 남아있답니다.

회원은 주로 젊은 독신의 상인과 선장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네요.

 

검은 머리라고 하면 이 길드의 수호신이 바로 상상 속의 아프리카 검은 무어인의 머리인

모리셔스 출신의 흑인인 '성 모리셔스'였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 길드의 수호신은 동양인이 아니라 검은 머리의 성 모리셔스입니다.

한때 남부 유럽을 지배했던 무어인이 유럽에 끼친 영향력은 대단했나 봅니다.

검은 머리라기보다는 검은 피부라 함이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닌가요?

 

이렇게 길드라는 상인조합에서 그들만의 조합 건물을 지어 관리한다는 말은 그 조직이

상당히 탄탄하고 재정적으로도 아쉬움이 없는 조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단합된 힘과 튼튼한 재정은 지역사회에 상당히 큰 영향력을 미쳤을 것이고...

 

이 길드의 행사에 러시아 황제를 비롯한 많은 귀족이 참석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했다고 합니다.

리가 성의 화재로 한때는 임시 대통령궁으로도 사용되기도 했고요.

지금 길드의 왼쪽 건물은 여행안내센터로 사용 중이더라고요.

 

검은 머리 전당 파사드에는 많은 조각상이 보입니다.

제일 왼쪽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으로 그의 상징인 삼지창을 들고 있고 그다음이 조화의 신이라는

하모니아이고 그리고 평화의 신 에이레네로 보이고 마지막에 보이는 석상이 전령의 신

헤르메스 순으로 배치했습니다.

그 위로 보이는 문장은 리가와 교역했던 한자동맹의 도시 문장이라고 하네요.

왼쪽부터 리가, 브레멘, 뤼벡, 함부르크 순입니다.

 

헤르메스의 모습이 자주 보이는 것으로 보아 북유럽이나 러시아는 유난히

헤르메스를 좋아하나 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청동상은 헤르메스가 아니고 성 조지입니다.

성 조지는 인간을 괴롭히는 용을 무찌른 인물로 그로 말미암아

성인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라지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석상은 로날드(Roland) 상입니다.

검은 머리 전당 앞 광장에 있는 조각상으로 당시 무역의 중심지 중 한 곳이었던

리가에 근거를 두고 영업했던 회원들이 만든 수호신의 모습이라 합니다.

 

이곳 리가는 바다를 통한 무역이 대부분이었기에 늘 해상사고의 위험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이런 사람이 그들의 안전을 기원한다는 의미로 만든 것이라죠?

이런 모습은 세상 어디나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죠.

 

우리로 비교하면 일종의 부적과도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현재 이곳 광장에 있는 로날드 상은 모조품으로 진품은 베드로 성당 안에 전시되었다 합니다.

로날드 발밑 사자 머리에 손을 얹으면 물이 나오게 설계되었다 합니다.

이 로날드 상은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 가도 볼 수 있고 독일의 브레멘에도 있더라고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당시 이런 조합 건물에서는 조합원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회의 장소로 사용하였고

조합 소속이라면 숙식도 제공했다고 합니다.

배를 타고 무역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 이렇게 여러 지역으로 그들이 이동하는 도시마다

길드를 만들고 그곳에서 숙식을 하며 다녔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