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가의 고양이 집과 길드 이야기

2018. 7. 12. 09:00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라트비아

리가를 알리는 포스터가 있습니다.

포스터의 오른쪽에는 리가 구시가지 안에 있는 성당임을 알 수 있는 많은 첨탑이 보입니다.

제일 왼쪽에는 자유 기념비가 보이고 고양이 한 마리가 있고 구시가지 안에 있는 성벽도

보이는데 아마도 리가를 세상에 알리는 중요한 지표들만 모아 만든 포스터인 듯하네요.

 

리가는 1201년 브레멘 주교 알베르트가 이 도시를 만든 지 벌써

800년 이상이 된 유서 깊은 도시입니다.

그런데 왜 고양이를 리가의 상징으로 포스터에 그려 넣었을까요?

오늘은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갑니다.

 

고양이 집이라는 카추마야(Kaku Maya)를 찾으면 그 답이 있답니다.

세상에 많은 동물이 있지만, 리가는 고양이에 대한 리가만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뾰족 지붕 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올라가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 년 전 원래 이 집주인은 상인 연합인 길드의 회원이었는데

어떤 일로 제명당했던 모양입니다.

다시 가입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경쟁 관계에 있는 조합원이 강력히 반대를 함으로

길드 가입이 좌절되기에 이르렀다 합니다.

 

집주인이 화가 나 자기 지붕에 고양이 조형물 두 마리를 올려놓고 고양이 엉덩이를

바로 앞에 있는 길드 사무실 방향으로 틀어놓았답니다.

그러니 너희들은 고양이 엉덩이나 보고 살라는 의미였나 봅니다.

이에 화가 난 길드에서는 소송까지 하게 되었다네요.

 

이에 길드에서 여러 차례 협상하며 결국, 집주인은 길드 가입이 허락되었고

고양이 엉덩이 방향을 틀어놓았다지요?

그러니 지금의 모습은 엉덩이가 길드 사무실을 향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헉!!! 방향을 달리해 올려다보니 한 마리도 아니고 두 마리를 올려놓았습니다.

그럼 지금 고양이 엉덩이가 향해있는 곳에 사는 사람들은?

 

참 속 좁은 사람들의 이야기 때문에 이곳 리가에 명물 하나가 탄생했다는 말이네요.

이런 속 좁은 사람 때문에 여행자의 눈길을 끄니 후손들에게는 큰돈 들이지 않고

더 좋은 관광자원은 없지 싶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도약이나 하려는 듯 허리를 잔뜩 웅크린 고양이 모습입니다.

 

정말 크게 볼 것도 없는 고양이 집을 찾아 리가를 방문한 여행자

모두 지붕만 올려다보고 걷습니다.

지붕 양쪽 끝에 보이는 뾰족 지붕 위로 검은색 고양이 두 마리가 아니면 또 어떻습니까?

리가에서는 아무 부담 없이 돌아다니다 보면 이런 것도 즐거운 일 중 하나가 아니겠어요?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주로 성당 첨탑 위에 풍향계 용도의 닭이나 동물 형상의 구조물이

올려져 있는 것을 자주 보셨을 겁니다.

굳이 성당이 아니더라도 건물 위에는 이런 모습을 쉽게 마주할 수 있지요.
위의 집 지붕에는 항해를 의미하는 돛이 올려져 있네요.

 

그러나 위의 사진에 보이는 이 집은 개가 올라가 있습니다.

리가는 동물농장인가요?

개는 왜 리가를 대표하지 못합니까?

리가의 개는 고양이보다 못한가요?

 

위치는 대 길드 맞은편에 있는 건물로 고양이가 지붕 꼭대기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대 길드는 고양이 집주인을 제명했다가 다시 가입하게 했던 곳이 대 길드였을 테니까요.

여기를 찾는 이유는 바로 그 단순한 이야기 때문이라 하지요.

리가는 1201년에 도시가 건설되었으며 독일과 가까우며 발트해를 통한 무역선이

리가만의 다우가바 강을 통하여 이곳 리가에 접근이 무척 쉬운 지리적인 이점이 있어

일찍이 무역업이 발달하게 되었다네요.

 

그러다 보니 무역업을 하는 상인들 중심으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합을 설립하고

단합된 행동을 하기에 이르렀다하며 이렇게 시작된 상인조합은 독일을 중심으로 한

한자동맹이 가장 유명하고 세력 또한 강했다 합니다.

그런 동맹은 무역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도시를 중심으로 결성되기 시작했는데

이곳 리가는 1282년에 한자동맹 연합도시에 가입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위의 사진에 왼쪽에 보이는 건물이 대 길드와 소 길드(The Great Guild/Lielā ģilde)입니다.

건물 크기가 소 길드보다 크기에 그리 부르나 봅니다.

리가는 지리적인 이점으로 예전부터 해상으로 통한 무역이 번창했다 합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무역선이 드나들었고 상인이 모여들며 지역적으로 같은 상인은 스스로

자신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 무리를 짓게 되며 이런 조직이 길드라고 부르는

상인 연합체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지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소 길드(The Small Guild/Mazā Ģilde)입니다.

건물 크기가 작으나 더 화려합니다.

 

특히 독일이 이 지역을 지배했을 때에는 무역이 무척 번창해지며 길드가 또한 활성화가 되었다

하고 이곳 리가에는 아직도 당시의 길드 조합 건물이 여러 개 남아있습니다.

이곳에는 대 길드와 소 길드라고 부르는 두 개의 길드가 옛 모습 그대로 남아있네요.

물론, 나중에 또 다른 아름다운 건물이 있는 다른 길드도 볼 수 있지요.

이렇게 길드란 하나의 조직만 있는 게 아니라 이합집산으로 이권에 따라 많은 길드가 있었다네요.

 

대 길드는 상인들의 주거지로 이용되었다 합니다.

아무래도 먼 다른 나라에서 이곳에 장사를 위해 오게 되면 얼마 동안 머물러야 하는데

이들은 스스로 건물을 짓고 숙식까지 해결했나 봅니다.

 

소 길드는 도시의 장인들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든 조합이었다 합니다.

지금은 대 길드 건물은 라트비아 오케스트라 건물로 사용 중이고

소 길드는 콘퍼런스 등을 개최하는 용도로 사용 중이라 하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리가의 구시가지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그렇기에 리가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대단한 볼거리나 유적이 있는 곳은 분명 아닙니다.

리가는 여행자의 눈을 사로잡는 리가만의 이야기가 있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