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나스의 자유로라는 라이스베스 알레야(Laisvės alėja)를 따라

2018. 4. 18. 09:00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리투아니아

우리는 카우나스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어 구경거리가 얼마나 되며 며칠 동안 어떻게 보아야 할지 몰라

일단, 1박만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도착해 돌아보니 반나절 정도만 보면 모두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곳이더라고요.

카우나스는 빌뉴스에 이어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입니다.

그러나 늘 빌뉴스에 치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지요?

관광의 중심이라는 구시가지조차 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있답니다.

 

자유로를 따라 끝까지 걸어가면 만나는 카우나스 구시가지만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카우나스와 경쟁 관계인 빌뉴스는 1997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복원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많은 지원을 받을 뿐 아니라 홍보까지 엄청난 지원을 받지만,

불행하게도 카우나스 구시가지는 유네스코의 외면으로 슬픈 나날을 보내고 있답니다.

 

그러나 이곳 카우나스는 이 도시만의 아름다운 거리인 자유로라는 라이스베스 알레야(Laisvės alėja)

시내 한가운데 1.7km나 곧장 뻗어있어 아주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한답니다.

러시아의 지배 아래 있을 때 여러 나라 도시가 레닌 거리나 스탈린 거리로 이름 지었지만,

그런 강점 시기에도 이곳 카우나스의 이 거리는 자유로였다고 하네요.

 

아마도 리투아니아 국민이 얼마나 민족주의가 강했는가를 살며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요?

물론, 처음 이 거리가 만들어졌을 때는 러시아 황제의 이름을 딴 니콜라스 거리로 불렀다가

나치 독일의 점령 시기에는 카이저 빌 헬름 거리였다고 합니다.

1919년 독립 후 자유로로 이름을 바꾼 뒤 그 후 구소련이 다시 이곳을 강제 점령했을 때도

이름을 바꾸지 않았답니다.

 

이 길을 따라 걷다가 자유로가 끝나는 곳에서 약간 왼쪽으로 이어지는 빌뉴스 거리(Vilniaus gatvė)로 들어서면

그곳이 바로 구시가지의 시작인 셈입니다.

 

그러나 구시가지는 규모는 작지만, 제법 구경거리가 있는 곳이죠.

오늘은 구시가지로 가는 길에 잠시 그 옆의 길을 따라가다가 카우나스 전경을 볼 수 있다는

 언덕으로 올라가려고 합니다.

카우나스는 시내가 숲속에 있다고 할 정도로 숲이 우거진 곳이네요.

 

먼저 찾아간 곳은 통일광장(Vienybės aikštė)입니다.

통일광장은 카우나스 공과대학 건너편에 있는 광장이네요.

 

그 건너편에 전쟁박물관도 보입니다.

자유의 천사상을 비롯해 리투아니아를 빛낸 유명인의 동상이 즐비합니다.

 

1928년에 만든 천사상은 이 광장에서 군계일학입니다.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늘 자주 만나는 게 이런 천사상이죠.

그러나 소련의 점령 시기에 파괴해버린 것을 1989년에 다시 세웠다고 하죠.

 

그 옆으로는 리투아니아를 지키다 사라진 많은 무명용사를 기리는 꺼지지 않는 불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튜튼 기사단에, 나치독일에 그리고 구소련에 대항하다 숨진 많은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무명용사를 위한 불꽃입니다.

이런 무명용사를 위한 꺼지지 않는 불은 어느 나라나 있지만, 러시아처럼 남의 나라를 침략하다 죽은 사람에게는...

 

전쟁박물관이 있는 곳이라...

 

1863년 리투아니아 전역에서 일어난 반 러시아 봉기 사건으로 러시아는 1864년부터 1904년까지 40년간

리투아니아어로 된 모든 보도와 출판물과 금지했답니다.

오직 키릴문자로만 보도하거나 책을 출판하도록 했답니다.

위의 사진은 이 기간 동안 어머니가 딸에게 방직 기술을 리투아니아어로 가르치는 모습으로 러시아에 대한

리투아니아인의 저항을 상징적으로 알리는 것이라 합니다.

페트라스 림사(Petras Rimsa)라는 조각가가 만든 것으로 우표나 지폐의 도안으로도 사용된 작품이라 하네요.

 

자유로에는 가로수가 있고 그 길에는 많은 벤치가 있어 누구나 자유롭게 그늘에 앉아 쉬었다 갈 수 있습니다.

그곳 자유로에 앉아 누구나 프리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유로에서는 예전에는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었다 합니다.

그러나 남에게 크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지금은 아무 규제도 없이 담배도 자유롭게 피울 수 있다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현재는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사회 미덕을 해하는 행동이 아니라면 그 어떤 것도 공식적으로 금지된 것은 없는

거의 완벽한 자유가 보장된 거리로 알려졌네요.

이렇게 리투아니아에서도 특히 카우나스는 민족주의가 강한 곳으로 자유에 대한 열망이 대단했던 곳이라 합니다.

그렇기에 도시 한가운데 1.7km의 긴 보행자 전용도로가 있고 그 이름이 자유로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