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비 바리를 출발해 체스키크룸로프까지

2017. 11. 20. 09:00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체코

5월의 체코는 세상이 온통 노란색으로 변했습니다.

시기적으로 5월의 이곳은 우리나라보다 늦은 이제 봄이 시작되나 봅니다.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 그리고 푸른 들판에 노란 유채꽃이 아주 잘 어울린 모습입니다.

 

눈만 아니라 마음마저 깨끗해지는 기분입니다.

마치 물감을 뿌린 듯 아름답지 않나요?

이맘때의 체코는 이런 세상이었습니다.

 

어디 체코 뿐인가요?

이번 여행 내내 체코에서 북으로 올라가며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는 물론

심지어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모든 길이 유채꽃으로 물들어 노란 물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이 지방 여행 중 가장 아름다운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시기에는 들판이 미세먼지도 없고 끝도 보이지 않는 노란색 아니면 초록색뿐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을 즐기며 2017년 5월 13일 토요일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오늘은 일정이 무척 바쁩니다.

 

아침 식사 전에 먼저 카를로비 바리를 다시 한번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와

식사한 후 버스를 타고 프라하로 돌아갑니다.

아직 시차 적응을 하지 못해 이곳 시각 새벽 3시면 눈이 저절로 떠집니다.

아침 식사는 8시부터이고 버스 출발시각은 10시니 여유 부릴 충분한 시간이 있네요.

 

버스를 타고 프라하에 도착한 후 바로 체스키 크룸로프로 가기 위해 플로렌스 터미널에서

안델 역 부근의 나 크니제치(Na Knížecí)라는 터미널로 이동해야 합니다.

체스키 크룸로프는 동화 속에 등장하는 마을처럼 아름다운 곳이죠.

더군다나 무지개 뜬 체스키크룸로프는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지요?

 

체코 국내에서 이동하는 이 모든 버스를 스튜던트 에이전시로 출국 전

우리나라에서 예약해두었습니다.

승차권을 종이에 출력해도 되고 이메일로 날아온 내용을 그냥 휴대전화기에

내려받기해 보여주어도 됩니다.

우리는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예약하려고 할 때는 두 도시 간의 이동을 버스 한 대로 할 수 있도록 했었는데

나중에 예약 때 보니 그런 제도가 없어지고 따로따로 버스표를 발권해

다른 터미널로 이동해 타게 변경되었더라고요.

 

버스는 운행 도중 커피나 코코아를 무료로 직접 서비스합니다.

버스 안에는 비행기와 같은 비디오, 오디오 시설이 되어있어 영화나 음악도 들을 수 있고

화장실도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니며 다른 버스도 타보았지만,

버스 모두가 이런 시스템으로 운영하더라고요.

 

두 버스 터미널은 제법 거리가 있어 걸어가기에는 조금 멀어요.

사실 걸어가려고 했지만, 프라하로 오는 도중 버스를 세우고 검문을 하는 바람에

문제가 생겨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우리는 여권만 확인하고 문제가 없었지만, 승객 중 몇 사람은 버스에서 내려

확인한 후 출발했기에..

 

카를로비 바리는 독일 국경이 가깝고 체스키크룸로프는 오스트리아 국경에서 멀지 않고

프라하에는 체스키 크룸로프와 카를로비 바리로 가는 버스 터미널이 다릅니다.

10시 카를로비 바리를 출발해 플로렌스 터미널에는 12시 5분에 도착해

지하철 B 선을 타고 안델 역까지 가야 합니다.

 

프라하에서 체스키 크룸로프로 출발하는 버스는 오후 2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예약해두었습니다.

버스 터미널 바로 앞에 있는 지하철 B 선만 타면 한 번에 안델 역까지 갈 수 있네요.

우리와는 반대로 일정을 잡으셔도 마찬가지죠.

 

지하철 승차권은 말이 통하지 않는 창구보다는 자동발매기에서 사는 게 편리하다고 생각하고...

그런데 위의 자동발매기에 할인표가 있다고 쓰여 있습니다.

프라하의 메트로는 타는 시간에 따라 요금이 다릅니다.

 

이렇게 할인표를 용감하게 발권했습니다.

위의 승차권은 30분 이내에 타고 내리면 되는 12 코루나짜리입니다.

승차권은 복잡하게도 60분짜리도 있고 1일권도 있어 모두 가격이 다릅니다.

 

여기서 우리는 자세히 보지 않아 큰 실수를 합니다.

우리가 출발 전 우리나라에서 버스표를 예매할 때 60세 이상 시니어는 할인되었기에

이것도 반값으로 본 것이죠.

물론, 우리 부부는 이 나이에 해당하니 맞지만, 자세히 보니 메트로는

65세 이상으로 우리 집사람은 탈락이었네요.

 

만약, 가는 도중 승차권 검사라도 했다면 나라 망신할 뻔했네요.

나중에 프라하에 다시 가면 그때 덜 냈던 돈 12 코루나를 돌려드리려고 했지만,

다시 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설마 우리나라까지 받으러 오지는 않겠지요?

 

B 선을 찾아가는 방법은 조금은 복잡해도 지하철 연계시스템이라는 게

어느 나라나 비슷한 게 아닌가요?

물론, 우리나라처럼 체계적으로 잘되어있지는 않지만...

타는 곳을 모르면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잘 알려줍니다.

 

메트로 내부는 우리나라보다 좁습니다.

소음도 심하고요.

우리나라 서울 지하철과 비슷한 시기에 건설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중에 들린 상트페테르부르크나 모스크바에 비교하면 여기는 천국이었습니다.

메트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방법은 우리나라랑 같습니다.

지금은 양쪽으로 서라고 하지만, 여기도 오른쪽으로만 서고 왼쪽은

걸어 올라가는 사람을 위해 비워두었네요.

 

이렇게 메트로를 타고 10분 만에 우리가 원했던 안델 역에 도착해 버스 터미널(Na Knížecí)

1번 플랫폼까지 걸어서 찾아갔습니다.

오후라 그런가요?

대기하는 승객도 별로 없습니다.

 

버스는 정시에 출발합니다.

달리는 도중의 전원풍경입니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이런 풍경을 바라보면 왜 이 노래가 생각나는 겁니까?

 

체스키 크룸로프까지 가는 동안 큰 도시 두 곳에서 잠시 승객을 내리고 태우며 쉬었다 갑니다.

 

날씨는 좋았다가 흐렸다가 비가 퍼붓기를 반복합니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체스키 크룸로프에 도착하니 갑자기 폭우로 변해 퍼붓기 시작합니다.

터미널이라고 해 건물이 있거나 하지도 않고 공터와 버스 정류장에

지붕 달린 작은 공간이 있을 뿐입니다.

 

5시에 도착했으니 프라하에서 3시간 정도 걸렸네요.

이제 우리는 동화마을 같은 체스키크룸로프에 도착했습니다.

오후에 비가 그치면 마을 구경이나 하고 하루 머문 다음 내일 오전에

마을을 샅샅이 뒤져볼 생각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잠시 비를 피했다 가려고 정류장 차양 아래 들어갔는데 여기 구경을 마치고 떠나려는

한국인 젊은이들이 가득합니다.

어디로 가야 하나 망설이고 있는데 가는 방향을 알려줍니다.

구시가지 방향은 그냥 앞으로 난 길만 따라 걷기만 하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