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셰흐라드 묘지(Vyšehrad Cemetery/hřbitov Vyšehrad)

2018. 1. 2. 09:00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체코

 

이곳 비셰흐라드를 찾는 많은 사람이 반드시 들리는 곳이 있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마치 어느 박물관 회랑에 전시한 예술작품을 본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까?

 

 

비셰흐라드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아마도 다른 것은 몰라도 이곳 때문에 여기를 찾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비셰흐라드를 찾은 이유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바로 비셰흐라드 묘지(Vyšehrad Cemetery/hřbitov Vyšehrad)를 보기 위함이죠.

위치는 성 베드로와 바오로 성당 옆에 있습니다.

이곳은 아무나 묻힐 수 있는 곳이 아니라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국립묘지 정도의 위상이 아닐까요?

 

 

사람이 죽고 나면 우리나라 사람은 풍수지리에 능통한 지관을 찾아

명당을 찾아 방향까지 잡아 모시겠죠.

그러나 유럽인이 죽고 난 후 가장 원하는 일이 성당 안에 묻히는 일이랍니다.

 

 

그러나 성당 안은 협소하기에 이미 만원이며 최고 권력자나 성직자가 아니면

성당 안은 꿈도 꿀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주로 성당 마당에 묘지를 마련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곳에 묻힌 사람은 영광스러운 사람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곳이 바로 그런 곳이지만, 여기는 조금 다른 곳입니다.

체코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만이 묻히는 곳이랍니다.

우리로 치면 국립묘지와 비슷한 개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마도 명예의 전당이라고 불러도 좋을 겁니다.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음악가 안토닌 드보르자크이나 스메타나의

무덤이 있고 작가 얀 네루다도 이곳 묘지에 잠들어있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주인공이 바로 안토닌 드보르자크입니다.

그는 유머레스크, 신세계 교향곡 등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곡을

작곡한 대단히 유명한 음악가죠.

 

 

위의 사진에 보이는 묘지는 스메타나의 묘지입니다.

바로 나의 조국이라는 곡으로 보헤미아의 민족혼을 음악으로 나타낸 사람이라

하며 스메타나는 체코사람에게는 국민 오빠라고 하지요.

 

 

그러나 유명한 작가 카프카는 이곳에 잠들 수 없었답니다.

그 이유로는 카프카는 유대인이었고 죽을 당시에는 그리 유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하는데 그는 신유대인묘지 21번 묘역에 잠들었다네요.

그러니 죽기 전에 유명해져야 하나 봅니다.

 

 

위의 사진을 보니 죽어서도 그리운 사람이 있나 봅니다.

길게 목을 빼고 오늘도 임이 오시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곳 묘지 구경을 하다 보니 재미있는 조각을 많이 볼 수 있네요.

 

 

이 많은 무덤 중에 그 유명인의 무덤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쉽게 찾는 방법은 바로 묘지 입구의 동판을 보시면 됩니다.

십자가 표시가 바로 성당입니다.

입구는 성당 왼쪽 출입문 바로 모퉁이에 있습니다.

 

 

이렇게 있으니 더 찾기 힘드시다고요?

이 많은 무덤 중 유명인의 무덤은 번호로 표시했습니다.

그리고 그 번호를 찾아보면 우리가 찾고자 하는 유명인의 무덤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 제일 먼저 찾으려고 했던 안토닌 드로르자크의 묘지 번호는 48번입니다.

이렇게 죽고 나면 문패는 번호로 대신하나 봅니다.

 

 

스메타나는 번호 9번을 받았습니다.

번호가 빠른 것은 추첨 순도 아니고 잘난 사람도 아니라 묘지 오른쪽

아래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붙여놓았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천사상이 있는 판테온 묘비에는 알폰소 무하 등 유명인이 44인이나 잠들어 있다고

하며 위의 사진에 보이는 가운데 중 중간 아래 보시면 그의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그래도 찾기 어려우시면 묘지 안을 다니다 사람이 많이 서서 바라보는 곳으로 가시면

그곳이 유명인의 무덤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렇게 한시대를 풍미했던 유명인일지라도 죽고 나니 한 줌 흙으로 돌아가나 봅니다.

살아생전 미워하고 싸우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러나 죽어서라도 이런 곳에 묻힐 수 있다는 것은 영광된 일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