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 29. 09:00ㆍ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체코
비셰흐라드 한가운데 성당이 있습니다.
이 성당은 두 개의 첨탑이 높이 솟아있어 멀리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죠.
바로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의 성당(Saint Peter and Paul Basilica)이라고 부른답니다.
1070년에 처음 건축했지만,
1140년 왕궁을 프라하 성이 있는 흐라드차니로 이전한 후 방치됨으로 거의
버려졌가 19세기부터 다시 복원해 지금의 모습으로 남았답니다.
파사드의 조각도 아름답습니다.
예수와 열두 제자의 모습도 보이고 그 아래 천사의 모습이 가운데 보이고
왼쪽은 천국, 오른쪽은 지옥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베드로와 바오로를 의미하는 쌍둥이 첨탑은 복원 때 만든 것이라 하네요.
위의 사진에서는 왼쪽 모자이크가 열쇠를 든 베드로이고 오른쪽이 바오로입니다.
그러니 성당 이름을 알리는 문패와도 같은 역할을 하는 건가요?
정면 양쪽에 보이는 원색의 모자이크는 성 키릴과 성 메소디우스를 의미한다고 하네요.
그들은 그리스 사람으로 보헤미아에 성경을 슬라브 언어로 번역했기에
두 사람을 섬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키릴은 키릴문자를 발명한 사람이라지요?
성당의 중요성을 부여하기 위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 성당을
바실리카 마이너라는 명칭을 내렸다 합니다.
굳게 닫힌 문에는 보헤미아 문장인 독수리와 꼬리 둘 달린 사자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네요.
이 성당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온다고 합니다.
성당 안에는 특이하게도 위의 사진처럼 악마가 기둥을 들고 날아오는 그림이
있는데 이 그림에 얽힌 이야기 한 토막...
이 성당에 신앙심이 대단히 깊은 신부가 있었다네요.
악마 자드란은 신부의 신앙심을 시험하기 위해 서로 진리에 관해 밤샘 토론에
들어갔다는데 참 건방진 악마입니다.
어따대고 건방지게...
그러나 두 사람은 너무 팽팽해 결론이 나지 않자 악마 자드란은
신부에게 내기를 제의했다네요.
그 제의란 신부가 설교를 하는 시간 안에 악마 자드란이 이탈리아 트란스테베레에
있는 성모 마리아 성당의 기둥을 뽑아 신부가 설교를 마치기 전에 돌아오는 것으로
시간 내에 돌아오면 신부의 영혼을 가져가겠다는 것이었다네요.
악마 자드란은 설교 시작과 동시에 트란스테베레 성당으로 날아가 기둥 하나를 뽑아
들고 날아오르자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성 베드로가 악마 자드란을 밀어버려
연못에 빠뜨리는 것을 시작으로 세 번이나 방해를 해버렸답니다.
정말 공정치 못한 게임을 했나 봅니다.
악마는 겨우 기둥을 들고 비셰흐라드 성당에 도착해보니 이미 설교는 끝나버렸답니다.
두 사람의 내기에서 당사자가 설교하는 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불공정한 게임이 아닌가요?
게다가 훼방꾼마저 있다면...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게임을 자드란은 한 것이죠.
화가 난 악마 자드란은 그 기둥을 성당 지붕에다 메다꽂아버렸답니다.
악마가 아니라 천사라도 이런 게임을 했다면 화가 났을 겁니다.
이 과정에 기둥은 세 조각으로 부러지고...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부러진 기둥이 악마의 기둥이니 자드란의 기둥이니 하는
것으로 이는 악마와는 거래하지 말라는 경각심을 주기 위해 성당 뒤에다가
그 기둥을 여태 세워두었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아마도 이 기둥은 악마 자드란이 가져온 것이 아니라
성당을 다시 고치는 도중에 나온 것이 아닐까요?
이 이야기의 목적은 악마와는 거래하지 말라는 교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신의 편에 선 모든 이가 악마와의 내기에
불공평한 처사를 한 게 분명합니다.
둘 사이의 내기에 왜 베드로가 끼어들어 방해했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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