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르모 골목시장과 카테드랄

2017. 6. 19. 09:00이탈리아 여행기 2015/팔레르모

오늘 이야기는 화려함 뒤에 가려진 서민들의 모습부터 시작합니다.

노르만 궁전 뒤로는 궁전과 대조적으로 우중충한 알베르게리아 지구가 있습니다.

황폐한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곳으로 이 지역의 경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죠.

 

그러나 노르만 왕국이 건재했을 때는 법정 관리인이 주로 살았던 곳이라네요.

나라가 사라지니 이제는 생기 없는 빈민굴처럼 변해버렸습니다.

위의 지도에 보이는 천막을 친 알록달록한 길거리를 따라 걷습니다.

 

그러니 이곳에는 생기 없는 모습과는 달리 팔레르모에서는 가장 활기찬 골목 시장인

발라로 시장(Ballarò Street Market)이 있어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곳입니다.

우리도 이곳에서 포도와 감을 샀습니다.

 

감은 1kg에 단돈 1유로였고 포도도 1kg에 1.59유로로 청포도가

조금 비싼 대신 더 달고 싱싱하더군요.

골목 시장 안에는 가게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가격이 약간씩 다르더군요.

 

이제 다시 돌아서 카테드랄을 찾아갑니다.

이 지역의 구경거리 대부분이 이 부근에 몰려있습니다.

그만큼 팔레르모에서는 구경거리가 많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겠네요.

 

찾아보면 이곳 말고도 많은 곳이 있겠지만, 평범한 배낭여행자인 우리는 이 정도로 만족하렵니다.

이번에는 대성당을 구경합니다.

 

팔레르모 대성당(Cattedrale di Palermo)은 12세기경 지은 노르만 양식의 건축물로

그 후 이곳을 지배했던 많은 세력에 의해 18세기경까지 계속 증축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돔은 로마네스크 양식이라고 하니 비빔밥처럼 여러 양식이 혼재한 모습이라네요.

 

한때는 팔레르모를 들었다 놨다 했던 인물의 석관이지 싶습니다.

그때는 이 사람들이 세상을 들었다 놨다 했겠지만,

지금은 보통 사람이 석관을 옮기려면 들었다 놨다 하지 싶어요.

석관만 아니라 청동관으로도 만들었습니다.

죽고 나면 모두 같아지는데 달라지고 싶어 저렇게 만들었지 싶네요.

이곳 성당의 내부 장식과 비교해 오전에 구경하고 온 몬레알레 성당의 모자이크는

 아름다움에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시칠리아에 가는 분은 꼭 들러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팔레르모 대성당의 크기는 비교 불가네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은 무엇일까요?

세례반일까요?

아니면 성수반이나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일까요.

어떤 용도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조각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원래 이슬람의 모스크였으나 후일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한 가톨릭 성당으로 개조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 양식이 혼재된 그런 모습이라 합니다.

이는 시칠리아가 주변의 여러 세력에게 휘둘리며 살았다는 말이기도 하지요.

지정학적으로 지중해에 있는 섬이기에 방법이 없었을 겁니다.

 

은으로 만든 성체 함입니다.

팔레르모의 수호 성녀인 로사리오를 모신 성체라 하네요.

이제 수호신이 있어 더는 다른 세력에 휘둘리지 않을까요?

지금은 오히려 이탈리아로부터 독립하려고 한다지요?

 

팔레르모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슬람 도시라고 했답니다.

누가?

괴테가 말입니다.

괴테라면 佳人처럼 그냥 싱겁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닐 것입니다.

 

팔레르모는 피렌체보다 10배나 더 가치 있는 도시라고도 했답니다.

이번에는 누가?

시칠리아 사람들이 말입니다.

 

이것은 주최 측의 이야기니 빼고 갑니다.

팔레르모는 구시가지 곳곳에 아랍과 노르만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도시 규모도 크지 않는 곳이라 천천히 걸어 다니며 대부분을 구경할 수 있는 곳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다른 도시와 비교하면 조금은 지저분한 느낌을 받았지만,

그것은 북부나 중부지역의 경제력과 연관해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겠네요.

그 대신 물가는 그런 곳에 비해 반 이하로 저렴한 곳이기에 여행자에게는 좋은 곳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