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박물관, 엘리오도르 방

2016. 8. 4. 09:00이탈리아 여행기 2015/바티칸

라파엘로의 방에는 모두 네 개의 방이 있는데 이제 서명의 방과

콘스탄티누스의 방 두 개를 보았습니다.

이제 세 번째로 엘리오도르의 방을 구경합니다.

위의 사진은 엘리오도르 방의 천장 프레스코화입니다.

너무 화려하기에 오히려 차분함이 사라질까 두렵습니다.

 

그는 여기 천장에 구약성서에 나오는 네 개의 에피소드를 그렸습니다.

위의 그림은 이삭의 희생이지 싶습니다.

아무리 시험이라도 아브라함에게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는 말은 너무 심한 말이 아닌가요?

사랑의 종교가 어떻게 산 사람을 제물로 바치란 말입니까?

위의 그림은 야곱의 꿈을 그려 넣었습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이야기로 돌을 베개로 삼아 베고 누웠습니다.

 

위의 그림은 불타는 떨기나무 앞에 선 모세로 보입니다.

떨기나무에 불이 붙었는데도 왜 떨기나무는 타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방주에서 나오는 노아가 아닐까요?

노아가 배에서 나오므로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었겠네요.

혼탁한 세상을 이렇게 홍수로 모두 사라지게 했음에도 세상은 전혀 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상할 수 없는 더 나쁜 방법의 죄악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노아가 공연히 쓸데없는 일만 했다는 말인가요?

 

엘리오도르의 방은 그 이름이 엘리오도르의 추방에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시리아의 왕 세레우쿠스는 예루살렘 성전 금고 안에 많은 돈이 있는 데 이 돈이 욕심이 나

그 돈을 총리대신인 엘리오도르를 시켜 가져오게 했는데 성전의 대사제 오니아스는

돈도 많지 않고 있는 것도 불우한 사람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거절했다지요.

 

그러나 엘리오도르는 그냥 쉽게 가져갈 수 없기에 몰래 훔치기 위해 금고에 다가가자

갑자기 황금 갑옷을 입은 천군이 위의 사진처럼 흰말을 타고 나타나 엘리오도르는

추방당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합니다.

세상에 제갈공명도 아니고 하늘의 군사라는 천군을 부리다니....

이런 일은 제갈공명도 쉽게 하지 못하는 일이지요.

 

예루살렘에서 보물을 훔친 엘리오도르의 추방은 사실, 

1510년 교황 율리우스 2세가 루이 12세와 프랑스 세력을 이 땅에서 몰아내고자

일으킨 전쟁에서 패하고 난 후 이탈리아에서 프랑스인을 쫓아내는 것을 암시한다고 합니다.

천장화는 그리스도 신앙의 승리를 상징하는 페루치의 작품이고 

벽화 일부는 라파엘로의 작품이라 하네요.

 

위의 그림은 위대한 레오 1세와 아틸라의 만남이라는 그림입니다.

왼쪽에 흰말을 탄 사람이 교황 레오 1세로 그는 훈족이 로마를 공격할 때 중재로

물러나게 했다는 일화를 그린 것으로 하늘에는 성 베드로와 성 바울이 칼을 들고

교황을 호위하는 장면으로 그렸습니다.

저런 호위를 받고도 아틸라를 물러나지 않게 했다면 그게 더 큰 문제가 아닐까요?

 

하늘의 천군을 거느리고 협상에 임했는데 받아들이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이때 이 그림을 의뢰했던 교황 율리우스 2세가 선종하자 다음 교황인 레오 10세 때

완성했기에 그림의 얼굴이 레오 1세가 아니라 레오 10세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아무리 위대한 권력이라도 이렇게 죽고 나면 하루아침에 표지 갈이를 해버리나 봅니다.

 

위의 그림이 바로 볼세나의 기적이라는 그림입니다.
볼세나의 기적은 1263년 오르비에토 인근의 볼세나에서 미사를 집전하던 신부가

성찬의 빵과 포도주가 예수의 살과 피라는 성체 변화의 신비에 대하여 회의적이었다 합니다.

 

그 성직자가 그 진의를 의심하자 성체에서 갑자기 피가 흘러나오는 기적을 

체험했다는 일화를 라파엘로가 그린 것이라 합니다.

의심은 우리 같은 보통 사람으로 충분합니다.

성직자가 그런 의심을 한다면 정진함에 걸림돌이 되지 싶습니다.

성직자가 의심한다면 언제 성불하겠어요.

 

성 베드로의 해방이라는 그림입니다.

헤롯왕이 베드로를 감옥에 가두었지만, 천사가 나타나 감옥에서 구출했다는

성경의 이야기 사도행전 12장의 내용을 담은 그림으로 철망으로 된 감옥 안에

천사가 베드로를 깨우는 모습입니다.

천사가 깨우자 쇠사슬이 베드로의 손목에서 저절로 떨어져 나가고 천사의 인도로

따라 밖으로 나가고는 있지만, 베드로는 마치 꿈을 꾸는 듯 환상 속에 움직였다고 하네요.

 

헤롯 왕은 군인 16명을 4인조로 나누어 지키도록 하고 베드로를 끌어내기 하루 전

그가 사라진 사건이 생기자 결국, 감옥을 지키던 병사는 대신 처형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합니다.

병사는 천사가 한 일에 대해 목숨으로 책임졌네요.

베드로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너무 많은 희생이 따랐습니다.

위의 그린에서 왼쪽의 모습은 베드로가 사라진 것을 안 간수들이 요란스럽게

떠드는 모습이고 오른쪽은 천사와 함께 감옥을 탈출하는 베드로를 그렸습니다.

성 베드로의 해방은 천사의 도움으로 베드로가 감옥에서 나오는 것으로

빛의 효과가 대단한 작품이라네요.

 

그런데 여기에 그린 베드로의 얼굴은 라파엘로에게 일거리를 몰아준

율리우스 2세의 얼굴이라 하며 그림의 가운데는 천사가 날개를 활짝 펼쳤지만,

그림의 오른쪽에 보이는 장면인 감옥을 나갈 때는 날개가 보이지 않습니다.

날개를 어디에 감추었을까요?

쇼생크 탈출을 능가하는 장면이 아닌가요?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이 날개의 행방을 어찌 알겠어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엘리오도르 방은 교황의 접견실로 사용했다는데 방의 성격상 찾아온 사람에게

성서의 교리를 알리기 위한 내용으로 구약부터 주로 지금까지 벌어진

신비한 현상에 대한 내용을 그렸다 합니다.

서명의 방을 그린 이후 두 번째로 그린 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