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박물관 보르고 화재의 방

2016. 8. 5. 09:00이탈리아 여행기 2015/바티칸

이제 라파엘로의 방 중 마지막 방인 보르고의 화재의 방을 구경합니다.

이 방은 교황 율리우스 2세 때는 종교재판소로 사용되다가 후임 교황 레오 10세 때는

연회장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주로 교황 레오 3. 4세 때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린 방이라 합니다.

 

이 작품도 기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바티칸 근처 보르고에서 불이 난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847년 교황 레오 4세가

불이 난 마을을 향해 손으로 십자가를 그리자 불길이 잦아들며 화재가 진압된 내용을

그린 것으로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말 신통방통한 일입니다.

많은 사람이 불을 끄기 위해 물동이를 이고 지고 날아가며 화재진압을 하는데

성호만 그어도 화재가 저절로 진압되었다니 정말 신기한 일이 아닌가요?

그러면 왜 바티칸에 소방차가 있지요?

성호 한 방이면 저절로 불이 꺼지는데...

거짓말이라고요?

 

당시 교황은 테라스에서 바깥의 풍경을 바라보던 중 보르고에 불이 난 것을 발견하고

화재로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것을 막기 위해 신의 도움을 청했다 합니다.

손으로 크게 성호를 그리자 맹렬하게 타오르던 불길이 그만 잦아들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테라스에서 말입니다.

 

보르고라는 마을은 교황청과 테베레 강 사이에 있는 마을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무솔리니가 화해의 길을 내기 위해마을을 철거해버려 지금은 없는 마을로

교황청과 가까워 자칫하면 교황청까지 화마에 휩싸일 뻔했다고 하네요.

 

필사의 탈출 모습이네요.

제대로 걷지 못하는 노인을 젊은이가 업고 피신하고 젊은이는 그냥 창문을 통해

탈출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졌습니다.

갓난아이를 담장 너머로 내려주고 이를 밖에서 받는 장면도 보입니다.

제갈공명은 동남풍을 부르려고 사흘 밤낮으로 칠성단을 차리고 바람을 불렀는데

교황에 비하면 조족지혈입니다.

 

레오 3세 결백의 선서라는 그림입니다.

프랑크 왕국 샤를마뉴의 도움으로 권좌에 복귀한 레오 3세가 로마와 프랑크의

많은 사람이 모인 가운데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고 견해를 밝히는 모습을 그림으로 남겼습니다.

이는 샤를마뉴 대제의 대관식이 열리기 전날 일어난 일이었다고 합니다.

 

레오 3세는 799년 4월 전임 교황 하드리아노 1세의 조카와 교황청 일부 관료가

소요를 일으키자 파더보른으로 피신하는 일이 생겼답니다.

이때 샤를마뉴는 사람을 보내 사태 수습을 하려고 했으나 실패하자 800년 11월

직접 군대를 이끌고 로마로 입성하며 그동안 시끄러웠던 소요를 완전히 진압하고

레오 3세를 복위시키게 되었고 이에 교황청과 프랑크 왕국의 고관이 모인 가운데

레오 3세는 자신의 결백을 증언하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오스티아의 전투라는 그림이네요.

849년 일어난 오스티아 전투는 사라센의 무리에 대항하는 레오 4세가 그의 군대를 이끌고

전투에 참전해 기적적인 승리를 거둔 모습이라 합니다.

 

이교도와의 전투에 참전한 십자군을 교황이 직접 격려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사랑과 화해라는 종교와 종교가 만나면 더 큰 사랑이 충만해야 하는데 전쟁이 웬 말입니까?

 

샤를마뉴 대제의 대관식을 그린 그림입니다.

799년 반대파에 의해 감금당했던 레오 3세가 프랑크 국왕이었던 샤를마뉴의 지원으로

다시 권좌에 오르는 모습으로 이에 레오 2세는 샤를마뉴에게 믿음이 가 그를

서로마 제국의 황제로 임명하고 대관식을 거행했는데 그때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대관식은 800년 12월 25일 성탄절에 산 피에트로 대성당에서 거행되었는데 

이로써 신성로마제국이 탄생했다고 합니다.

이 모습은 1515년 프랑크 왕국과 교황청 간에 맺어진 협약과 매우 유사하다고 하네요.

여기에 얼굴은 레오 3세는 레오 10세의 모습으로, 샤를마뉴 황제는

당시 프랑스 국왕인 프랑소아 1세의 모습으로 그렸답니다.

 

보르고 화재의 방 천장화입니다.

천장의 그림은 1508년 페루지노란 불렸던 피에트로 반누치가 그렸답니다.

당시 이 방은 교황청 최고 재판소였다고 합니다.

라파엘로는 이 방에 그림을 그릴 때 그가 존경했던 스승의 그림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두어 지금까지 남았다 합니다.

 

그렇기에 정의를 실현하고 자비를 함께 보여줄 수 있는 그런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지 싶네요.

위의 그림은 가장 성스러운 삼위일체라는 제목으로 그린 그림입니다.

 

정의의 태양으로서의 권좌에 앉으신 창조주의 모습입니다.

 

정의의 태양으로서의 그리스도와 마귀로부터 유혹을 받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입니다.

유혹과 정의 실현에 대한 고민을 표현했지 싶습니다.

 

자비와 정의 사이의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입니다.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재판에서는 지금도 어려운 결정이지 싶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바티칸 박물관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그림과 조각의 보고입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종교인은 물론 일반인까지 엄청난 인파가 모여드는 곳입니다.

이곳에 가시려면 미리 떠나기 전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가셔야 입장이 수월합니다.

만약, 미리 표를 사지 못했다면 현지 여행사의 바티칸 투어를 이용하세요.

현장 창구에서 표를 구매해 들어간다면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여행자에게 그만한 시간은 아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