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시 골목길에서 길을 묻습니다.

2016. 6. 24. 08:30이탈리아 여행기 2015/아시시

아시시의 지형을 한 장의 사진으로 표현한다면 바로 위의 사진입니다.

길의 대부분이 계단으로 되어있고 계단이 없는 곳은 위의 사진처럼 경사가 심합니다.

식당의 야외 식탁도 비탈진 곳에 만들다 보니 저런 모습입니다.

광장을 제외하고는 아시시는 비탈이었습니다.

 

아시시는 아주 매력이 넘치는 마을입니다.

언제나 푸른 움브리아 지방 수바시오 언덕 한쪽에 수줍게 자리하고 있지요.

뒤로는 산이 있고 앞으로는 평원이 펼쳐진 남향의 양지바른 곳입니다.

 

마을의 모습은 동서로 길게 마치 고구마처럼 생겼는데 서쪽의 끝에는 마치 배의 선수 같은 곳에

그 유명한 산 프란체스코 성당(Basilica di San Francesco)이 있습니다.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이 6천여 명 정도로 그 주변의 주민 모두를 합해도

2만 5천 명이 되지 않는 아주 작은 곳이라네요.

 

마을의 중심은 아무래도 관공서가 모여있는 코뮤네 광장입니다.

어젯밤에 잠시 나왔다가 비가 퍼붓는 바람에 그냥 돌아갔던 곳입니다.

광장 한쪽으로는 아주 오래된 신전 하나가 있습니다.

 

로마 시대에 만들어진 미네르바 신전(Templo di Minerva)이 있습니다.

미네르바 신전은 로마가 어느 지방이나 도시를 지을 때 꼭 빼지 않고 세운 신전이지요.

신전을 받치고 있는 기둥을 보면 정말 오래된 곳이구나 저절로 생각됩니다.

괴테는 이탈리아 여행을 하던 중 이곳 아시시에 들러 바로 이 자리에 서서 미네르바 신전을 보았답니다.

 

그는 미네르바 신전에 대한 소감을 남겼는데 "이렇게 내 눈앞에 있는 그 유명한 유적을 보다니...

그다지 크지 않은 신전이 이 작은 도시에 바쳐졌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방향을 바라보니 대단히 아름답다.

매우 독창적이고 안정적인 모습이다. 정면만 보아서는 만족할 수 없다.

이런 유적을 바라보고 내가 이 유적을 정확히 표현할 수 없음이 안타깝다."라고 했답니다.

佳人도 표현할 수 없어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여섯 개의 육중한 코린트식 기둥과 그 위의 상인방은 전형적인 당시의 모습입니다.

삼각형의 박공벽이 그 당시의 것이라고 할 수 있죠.

기둥은 홈을 파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네요.

 

그 옆으로 사각형의 코뮤네 탑이 솟아있는데 그 높이가 45m인 제법 높이가 느껴지네요.

제일 위에는 1톤의 무게를 자랑하는 찬미의 종이 달려있답니다.

바로 미네르바 신전이 있는 코뮤네 광장은 과거 로마 시대에 가장 중심이 된 곳입니다.

지금의 로마에 있는 포로 로마노라는 게 가장 중심이 되는 지역을 말하잖아요.

 

아시시는 공식적으로 로마의 지배를 받기 시작한 시기가 1309년 쿠인토 파비오 집정관이

이 지역을 접수하면서부터라 합니다.

물론 그 이전부터도 로마와 많은 일이 있었겠지만...

그래서 아시시에는 로마의 유적이 제법 많이 남았다고 합니다.

미네르바 신전, 포로 로마노, 온천터, 원형경기장, 음악당 그리고 전차 경기장 같은

로마 시대에 흔히 볼 수 있는 유적 말입니다.

 

18세기에 만들었다는 코뮤네 분수도 아주 멋지네요.

포로 로마노 박물관은 처음에는 걸인을 위한 병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건립된 건물이라고 합니다.

역시 청빈의 도시라 여느 마을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분수도 제법 많이 보입니다.

분수란 공동생활에 필수불가결한 것이죠.

동시에 도시를 아름답게 장식하기도 하고요.

성 프란체스코 거리에는 1570년 올리비에로 페데리치가 만든 올리비에라 분수가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폰테벨라 거리에는 1556년에 만들었다는 마르첼라 분수도 있습니다.

문장과 꽃 모양의 장식이 아름답습니다.

물은 동물 모양의 입에서 나오네요.

 

위의 사진은 산타 키아라 성당(Basilica di Santa Chiara)입니다.

성녀 키아라에게 봉헌한 성당이라고 합니다.

키아라는 영어로 클라라라고 하네요.

녀도 이곳 아시시 귀족의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성 프란체스코를 숭배해 평생 기도와 봉사로

평생을 살다 죽어 이곳 성당 지하에 그의 유골이 묻혀있습니다.

 

산 루피노 대성당(Cathedral of San Rufino) 성 루피노 대성당은 순교자 루피노에게 봉헌된 성당으로

7세기경 세운 아주 오래된 성당이라 합니다.

성당의 파사드가 3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는 이 성당의 건축 시기가 세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기 때문에 아래부터 가장 오래된 부분이라지요?

가운데 정문 위 아치 부분에 조각이 있는데 가운데는 옥좌에 앉은 예수고 왼쪽은 아기 예수에게 젖을 먹이는

마리아의 모습이고 오른쪽은 이 자리에서 순교를 당한 루피노의 모습을 새겨놓았습니다.

 

살아있는 천사 할머니도 있습니다.
천국으로 가는 사인이라도 해주나 봅니다.

그 외에 몇 곳 있지만 대부분 종교적인 곳이지 역사적인 유적은 많지 않습니다.

다만 산 위에 있는 마을이기에 마을에서 내려다보는 움브리노 지방의 전원을 바라보는

전망 하나는 대단히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곳에서 佳人도 새를 만난다면 새와의 대화를 시도해보렵니다.

성자 프란체스코는 놀랍게도 새와의 대화를 통해 설교도 했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에 새 한 마리가 휘리릭하고 날아갑니다.

 

아시시의 새는 사람 말을 알아듣는지 아니면 성자의 놀라운 능력으로 새가 이해했는지 확인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그런 사실을 조토가 그린 그림인 "작은 새에게 설교하는 성 프란체스코"라는 그림이 대단히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새를 주제로 한 수도자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옴마야? 개 하고도 말을 했나 봅니다.

우리 생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기적이 이곳 아시시에서는 일어났다는 말이지 싶어요.

그러나 우리에게는 너무 어려운 아시시였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우리 같은 믿음이 없는 사람에게는 산 위 로카 마조레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골목 사이로 걸어 다니며 보는

보통 사람의 살아가는 모습이 더 마음에 남는 그런 곳입니다.

그러나 신앙을 가진 분이라면 이곳은 꼭 들러 청빈의 삶을 살았다는 산 프란체스코의 흔적을 만나 보시고

깊은 사랑과 신앙심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이곳에서 성지순례를 온 우리나라 성당의 단체여행객을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