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빈의 성자, 산 프란체스코

2016. 6. 22. 08:30이탈리아 여행기 2015/아시시

산 프란체스코(San Francesco) 성당은 아시시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라 할 수 있습니다.

산 프란체스코 성당이 아시시고 아시시가 산 프란체스코 성당입니다.

이곳을 찾는 여행객의 대부분이 산 프란체스코 성당을 찾아오기 때문이죠.

 

사실 우리 같은 종교가 없는 여행자에게는 아시시는 크게 구경할 곳은 없는 곳이죠.

그러나 골목골목 누비고 다니다 보면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아시시의 매력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런 맛이 있기에 많은 사람이 이곳 아시시를 찾지 않겠어요?

 

위의 옷은 청빈의 성자 프란체스코가 입었던 옷이라 합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성철 스님 같은 고승이 입었던 가사와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요?

요즈음 수도자는 이런 옷은 입지 않겠지만...

자가용을 타고 다니는 수도자가 입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옷이잖아요.

 

그런데 성당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성당 안에 그린 프레스코화를 그냥 눈으로만 보고

사진을 절대로 찍을 수 없도록 했습니다.

위층 예배당에는 성 프란체스코의 생애를 28장면으로 그린 조토 외 여러 화가의 프레스코화는 압권인 곳이라고

하지만, 눈으로만 본다면, 아무리 압권이면 뭐합니까?

 

이곳에 그린 조토의 그림은 초기 작품으로 이탈리아 최고의 프레스코화로 손꼽힌다 합니다.

어디 조토 뿐인가요?

치마부에나 피에트로 로렌체티 등 많은 유명 화가의 프레스코화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네요.

 

특히 15번째 그림인 새에게 설교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은 대단히 유명한 그림이라 합니다.

위의 사진은 그 그림이 아니라 느낌만 비슷한 조각을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이런 비슷한 내용의 그림이 다니다 보면 무척 많습니다.

 

세상이 정말 신기한 일도 다 있습니다.

아시시 지방의 새는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영험한 재주가 있는지 아니면 성 프란체스코는 동물과 서로 교감하는

초능력을 지녔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좌우지간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 이곳에서 벌어진 겁니다.

 

그렇기에 보통 수도사와는 다르게 성인으로 추앙받지 싶습니다.

지금의 교황 프란체스코도 이 성자의 뜻을 따르겠다는 의미로 이름은 프란체스코라고 지었다고 하니

유럽에서는 대단히 유명한 분이지 싶습니다.

 

성당 외부의 모습도 요란한 장식도 없고 단순한 아이보리 색상의 우아한 건물입니다.

이곳의 구경거리인 내부의 프레스코화를 사진에 담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성당 외부의 모습을 찍은 사진조차 별로 없다는 것이지요.

 

성당 외벽에는 아시시의 돌이라는 의미인 피에트라 아시시라고 부르는 담홍색 석재로 지어

눈에 띄는 것이라고는 성당 출입문 위로 만든 장미꽃 문양의 장식용 화창(花窓) 정도네요.

청빈함을 나타내려고 장식마저 하지 않았나요?

 

경사진 비탈에 지은 성당이라 건물 형태가 보통 성당과는 다릅니다.

내려오며 성당 정문으로 들어가면 1층이지만 옆으로 들어가는 문을 통하면 2층 셈이죠.

 

성당 광장의 모습도 특이하게 바닥을 만들었습니다.

세 가지 색의 대리석을 번갈아 깔아 신비한 느낌이 들도록 하였네요.

 

성당 자체도 화려하지 않고 깔끔하게 만든 이유는 그의 청빈함을 따르자는 의미가 아닐까요?

화려하지 않다는 의미는 다른 성당과 비교해 그렇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곳은 외부에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내부에는 유명 화가가 그린 프레스코화의 세상입니다.

내일은 그런 모습은 살짝 보고 가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유럽 여행을 흔히 성당 투어라고 하지요.

가는 곳마다 성당 구경을 하게 되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성당 투어도 다니며 구경하다 보니 성당마다 독특한 면을 찾을 수 있고 차이점도 발견할 수 있네요.

종교가 없는 佳人 입장에서는 무의미한 투어가 아니라 은근한 매력이 있는 곳이더라고요.

그 이유로는 유럽의 모든 예술이 성당을 통해 발달했기 때문이겠죠.

건축만이 아니라 음악은 물론 회화나 조각은 바로 상당을 통해 예술가가 길러졌다는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