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빈의 마을 아시시

2016. 6. 16. 08:30이탈리아 여행기 2015/아시시

오르비에토에서 1박을 하며 아주 즐겁게 보냈습니다.

그 마지막까지 알베르토의 친절함 속에 우리는 편안하게 오르비에토 기차역에 도착했습니다.

여행 중 이런 넉넉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우리에게 행운입니다.

 

그는 몸짓만큼이나 넉넉한 사람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기차를 이용해 오르비에토에서 아시시로 갑니다.

기차 여행의 좋은 점은 주변의 풍경도 안전하게 구경하며 갈 수 있죠.

 

기차역에 도착해 일단 승차권부터 발권합니다.

물론 간편한 자동발매기를 이용합니다.

우린 여행에서 캐리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유럽뿐 아니라 해외여행에서 도로 상태가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늘 간편한 배낭을 꾸려

떠나는데 위에 보이는 배낭 세 개와 작은 간편 배낭이 우리 세 사람 짐의 전부입니다.

이탈리아 기차 레지오날레는 위의 사진에 보듯 표를 한 번 발권하면

 달 동안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일 위의 숫자가 2015년 10월 14일부터 2015년 12월 13일까지 사용 가능하다는 의미고

기차요금은 8.3유로로 기차표에 2등 칸, 키우시 테론톨라에서 거쳐야 하는

차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기차는 오후 2시 21분에 출발해 중간에 테론톨라에서 환승해 오후 4시 48분 아시시에 도착하는

기차를 선택했는데 총 소요 시간은 2시간 27분 정도 걸립니다.

실제로 약 1시간 정도 이동한 후 테론톨라에서 환승 시간이 30분 정도 되네요.

 

이번 기차는 정시에 도착하고 정시에 출발합니다.

테론톨라 환승역에 도착했으니 역사에는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이럴 경우 제일 불안합니다.

 

차는 제대로 들어올까?

아니면 우리가 플랫폼은 제대로 찾아 기다리나 물어볼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가 탈 기차에 관한 정보가 그곳 열차 시각표에 붙어있습니다.

이때는 전광판만 주의 깊게 바라봅니다.

3159호 레지오날레의 플랫폼은 2번 홈으로 15시 41분에 들어온다는 말이지 싶어요.

스포레토까지 가는 기차로 우리는 중간에 아시시에서 내려야 하네요.

 

잠시 후 페루자를 지나갑니다.

제대로 가고 있다는 말이네요.

페루자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도시죠?

바로 월드컵의 영웅 안정환 선수가 잠시 몸담았던 팀이 AC 페루자였을 겁니다.

 

밭이 보이고 저 산 중턱에 마을이 보입니다.

바로 우리가 오늘 찾아갈 아시시가 저곳입니다.

그러니 아시시는 기차역에서도 한참 먼 곳에 있다는 말이네요.

 

기차가 도착한 시각이 5시가 다 되었습니다.

약 10분 정도 연착했지만, 이 정도는 이탈리아에서 정시에 도착한 셈이죠.

 

이제 아시시로 가려면 기차역 앞에서 버스를 타야 합니다.

버스표를 사려면 기차역사 안에 있는 매점을 이용해야 하네요.

보통 이탈리아에서는 타바키라고 하는 담배를 파는 구멍가게가 많습니다.

 

승차권을 대부분 그런 곳에서 살 수 있더군요.

편도 1.3유로에 돌아올 표까지 세 사람이 사용할 6장을 샀습니다.

 

이 가게는 짐도 맡아 줍니다.

한글로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놓았습니다.

얼마나 많은 한국인이 찾아오면 이렇게 한글로 안내서까지 붙여놓았을까요?

그러니 이곳에 숙박하지 않는 여행자라면 무거운 짐은 여기에 맡겨두세요.

 

짐을 가지고 아시시로 올라가신다면 왜 맡기지 않았나 저절로 후회되실 겁니다.

특히 배낭이 아니고 끌고 다니는 캐리어일 경우 아주 혼이 날 것입니다.

아시시는 그렇게 짐을 가지고 다니기에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기차역사를 나오면 바로 위의 사진처럼 산 중턱에 있는 아시시가 정면으로 보입니다.

기차역에서 아시시까지 걸어가기에는 조금 먼 곳입니다.

아시시로 올라가는 버스는 기차역 바로 앞에서 탈 수 있습니다.

역사를 등지고 바로 왼편에 보면 위의 노선표가 보입니다.

 

그곳에서 기다리면 아시시라고 쓴 마을버스가 옵니다.

버스 안에서 기사에게 직접 돈을 내고 버스에 탈 수 있지만,

이때는 요금의 두 배를 내니 미리 표를 산 후 버스에 올라야 합니다.

 

위의 사진에 버스 시각표가 보입니다.

버스는 수시로 다니지 않고 정해진 시각에 오지만,

그렇게 자주 다니지는 않고 30분 간격으로 다닙니다.

 

이제 버스를 탔으면 기차처럼 또 버스표를 펀칭 기계에 넣고 시간을 찍어야 합니다.

이제 자리를 잡고 어디서 내리느냐 고민하지 마세요.

미리 숙소 예약을 하셨다면 물어보시고 아니면 종점에 도착해

밀어낼 때까지 자리에 앉아 계세요.

 

성 프란체스코 성당 가까운 곳이라면 먼저 내려야 하고 아니면 제일 마지막 종점에

내려서 천천히 걸어 내려오며 보면 되기 때문입니다.

위의 지도를 확인하시면 버스 정류장 1이 성 프란체스코 성당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이고 제일 오른쪽 끝이 버스 종점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곳이죠.

아시시는 청빈의 마을로 알려진 곳이라지요?

그런데 우리처럼 세상의 모든 혼탁함에 찌든 사람이 와도 되나 모르겠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아시시는 생각보다 큰 마을이 아닙니다.

그러나 마을이 산 중턱에 있기에 다니기가 무척 불편합니다.

모든 골목이 오르내리막으로 형성되어 있기에

캐리어를 끌고 다니기가 아주 불편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