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동굴과 오르비에토 두오모

2016. 6. 14. 08:30이탈리아 여행기 2015/오르비에토

오르비에토에도 두오모가 있습니다.

두오모가 있다는 말은 주교 신부가 있어 미사를 집전하는 곳이라는 의미라 하네요.

두오모는 라틴어 도무스에서 나온 말이라 하네요.

위의 사진은 오르비에토 두오모의 내부 모습입니다.

 

골목길을 따라 두 발로 투어를 계속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은 무엇일까요?

집집이 벽에 둥그런 도넛 모양의 돌을 심어두었습니다.

아마도 말고삐를 묶어두는 고리로 보입니다.

 

행인도 별로 없는 중세의 모습 그대로의 골목길입니다.

이른 아침이라 주민조차 보이지 않는 그런 마을입니다.

비는 계속 가랑비를 뿌려 이제 우리를 가라고 하네요.

 

아름다운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집도 있습니다.

이렇게 심은 꽃은 내가 보기 위함이 아니고 남을 위한 꽃이지 싶습니다.

이 골목을 지나는 모든 사람이 빙그레 미소 짓게 하잖아요.

 

또 이런 건물도 보입니다.

건물 벽을 프레스코화로 아름답게 그린 곳도 있습니다.

바삐 지나지 말고 찬찬히 지나며 두리번거리는 골목길 투어도 좋습니다.

 

골목 저 끄트머리에 수줍게 보이는 뾰족 지붕의 오르비에토 두오모.

13세기경부터 짓기 시작해 3세기 동안 지은 두오모는 유럽 어느 도시나 중심에 있지요.

외형은 시에나 대성당과 비슷해 보이지만, 파사드는 조각 장식이 아니라 모자이크 장식이네요.

 

그러나 이 도시의 두오모도 시에나와 같이 아직도 미완성으로 남아있습니다.

이곳 두오모는 시에나 두오모처럼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이 혼재된 그럼 모습으로

마치 쌍둥이 성당을 보는 듯합니다.

물론, 외부의 모습만 그렇지요.

 

다만 시에나와 비교하면 파사드의 조각이 많지 않아 예술적으로 그곳에 미치지는 못합니다.

모자이크가 화려하고 일부에 조각으로 만들어 붙인 조각은 무척 아름답습니다.

 

성당 내부 또한 시에나처럼 아름답고 화려하지 않지만, 그 외모는 판박이라는 점입니다.

런데 지금은 보수 중으로 얼굴을 가려두었습니다.

 

내부에는 이 지방 출신 화가인 루카 시뇨렐리가 그린 최후의 심판이나 프라 안젤리코가 그렸다는

그리스도상이 있다고 하지만, 입장료를 받는 곳으로 굳이 돈을 내며 구경할만한 곳은 아니지 싶네요.

물론, 예술에 조예가 있고 믿음이 있는 분은 들어가야 하지만, 우리 같은 일반 여행자는...

 

파사드 장식 중 출입문 양쪽 대리석 기둥에 새긴 조각이 특이하게 아름답습니다.

위의 조각은 뱀의 유혹에 에덴동산에서의 추방을 그린 것으로 보입니다.

오른쪽 구석의 조각은 쫓겨나가는 그런 모습처럼 생각되네요.

만약, 이브가 한국인이었다면 선악과라는 사과를 먹지 않고 아담과 합세하여 비암을 잡아 폭 고아먹었을까요?

아 서방 몸보신시켜준다고 이 여사께서 분명 그리했지 싶습니다.

 

이 조각은 최후의 심판 모습이 아닐까요?

위로부터 내려오다 보니 제일 아래 지옥으로 떨어진 모습을 새겨놓았습니다.

파사드는 이렇게 글을 몰라도 그림으로도 알게 해 주니 글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도서관의 역할도 하고 있네요.

 

이곳 오르비에토는 지하동굴을 파고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이 불쑥 솟은 바위산 아래 지하 도시가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 두더지처럼 굴을 파고 들어가 산지가 이미 3천 년이 넘었다고 하니

지하 동굴 도시의 역사가 로마 훨씬 이전이었다는 말입니다.

 

그 길이는 워낙 길고 복잡하기에 아직도 그 끝을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 일부 개발되어 여행객이 들어갈 수 있지만, 극히 일부라 합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것만 보더라도 현재 암반 위에 만든 오르비에토보다 더 큰 도시라 하니 그 넓이는 알 수 없겠네요.

둥근 맷돌로 올리브유을 짠 흔적이 있으니 올리브유의 역사도 무척 오래되었다는 말이네요.

 

혹시 지구 반대편으로 나가지는 않았겠지요?

지금도 그 지하 동굴을 따라 들어가면 에트루리아인을 만날지 모릅니다.

눈이 퇴화한 인간 말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동굴 입구 쪽에는 이곳에 현재 사는 주민이 포도주 저장장소로 이용하고 있다네요.

이 지방이 달콤한 맛의 백포도주가 아주 유명한 곳 아니겠어요?

천연의 저장장소가 바로 이 도시 아래에 있다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