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의 효시 오르비에토

2016. 6. 13. 08:30이탈리아 여행기 2015/오르비에토

오르비에토는 그 지형 자체가 신기해 보입니다.

사방으로 깎아지른 절벽에 우뚝 솟아오른 평평한 암반 위에 마을이 있습니다.

동서로 길쭉하게 감자처럼 생긴 곳이네요.

 

평야를 기차를 타고 가다가 불쑥 솟아오른 평평한 바위산이 나타나고 그 위에 중세 마을이 보인다면

그게 100% 오르비에토입니다.

 

이곳 오르비에토는 로마와 피렌체 중간지점에 있어 예전부터 교통의 중계지점이었던 곳입니다.

로마로부터 약 120km 지점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이죠.

위의 사진에 보이는 식당은 1914년에 개업했다는 말이 아닌가요?

그럼 100년이 넘은 식당이라는?

 

동서로 길게 2km도 되지 않고 남북으로는 1km가 되지 않는 작은 지역이지요.

이곳에 사는 주민도 2만 명도 되지 않으니 정말 작은 곳이죠?

워낙 산 위의 좁은 면적에 살다 보니 주민의 숫자는 많지 않았나 봅니다.

 

그래서 많은 여행자는 오르비에토를 피렌체나 로마에서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로 선택한다고 합니다.

실제 그렇게 다녀도 충분한 곳입니다.

위의 사진은 포폴로 궁전으로 발코니가 있는 특이한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오르비에토는 그야말로 넓은 지역에 불쑥 솟아오른 이상한 바위산입니다.

그런데 그 위에 올라가면 평평하다는 점입니다.

 

정말 진기한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방을 빙 둘러 지나며 올려다보아도 위의 사진처럼 어디 하나 경사가 완만한 곳이 없습니다.

천혜의 요새라는 말이 허언은 아닌 듯합니다.

 

위의 사진은 리퍼블리카 광장입니다.

작은 마을이지만 제법 규모가 큰 광장이 네 곳이나 있습니다.

유럽의 마을은 광장을 중심으로 형성되어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죠?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오르비에토는 먼 옛날 주변의 약한 곳이 침식으로 사라지며 단단한 이곳만 남았다는 것이죠.

솟아오른 듯 보여도 사실은 주변이 함몰되고 바위산이 이곳만 남았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죠.

빙 둘러 암석으로 된 가파른 절벽이라 주변의 외침으로부터 자연적인 방어시설이 되어버렸습니다.

위의 사진은 구시가지의 모습으로 무척 오래된 건물을 볼 수 있는 곳이죠.

 

위의 사진은 안드레아 성당으로 리퍼블리카 광장에 있네요.

이런 자연적인 이점으로 13~14세기경 혼란기에 교황의 은신처로 이용되기도 했다고 하네요.

중세의 혼란은 교황도 어쩌지 못했나 봅니다.

 

적도 사랑할 정도로 세상의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는 교황은 뭐가 무서워 이런 곳에 은신처까지 마련했을까요?

교황도 그저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일까요?

 

위의 사진은 오르비에토 제일 서쪽 끝에 서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이게 바로 이탈리아의 전원 풍경이지 싶습니다.

 

이곳에서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세계 최초로 슬로시티로 인정받아 슬로시티의 효시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높은 언덕에 있어 오르내리기 힘들어 슬로시티가 되었을까요?

위의 사진은 서쪽 끝에 설치한 엘리베이터입니다.

그러니 보통 여행자가 드나드는 기차역에서 오르는 카헨 광장의 제일 반대편 끝에 있습니다.

아무리 슬로시티의 원조라도 걷기는 싫은가 봅니다.

 

슬로 시티라고 해 차가 다니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실제와는 다릅니다.

외부에서 오는 차는 시내 구간을 들어갈 수 없지만,

이곳 주민에게는 적용하지 않아 슬로시티라는 말이 무색하게 생각되네요.

 

승용차를 렌트해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ZTL이라고 쓴 표지판이 있는 곳 안으로 들어갈 수 없죠.

이는 이탈리아 어느 도시나 모두 해당하는 제한 지역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주민에게는 해당하는 말이 아닌가 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오르비에토는 슬로시티의 효시라고 합니다.

그러나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하루 숙박한다고 다 알면 안 되는 것인가 봅니다.

지형이 불쑥 솟아올라 특이하기에 많은 사람이 찾아오지만,

그 외에 특이하게 눈에 띄는 것은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