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비에토 산 파트리치오 우물은 유비무환의 승리입니다.

2016. 6. 10. 08:30이탈리아 여행기 2015/오르비에토

둥근 우주선 같은 구조물이 보입니다.

이는 우물이라고 합니다.

오르비에토에서는 아주 유명한 우물이라고 합니다.

 

이 우물이 뭐가 그렇게 유명하다고...

우물이 아니더라도 주변 풍경도 좋잖아요.

오르비에토는 높은 곳에 있는 도시기에 주변 풍경이 무척 좋은 곳입니다.

 

잠시 주변도 두리번거립니다.

이렇게 오르비에토는 너른 들판 한가운데 우뚝 솟은 돌산 위에 있는 마을입니다.

 

이제 파트리치오 우물을 찾아갑니다.

위치는 카헨 광장 푸니콜라레 승강장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안으로 조금 들어가면 보입니다.

위의 사진을 보니 우물이 마치 나사못처럼 생겼습니다.

 

산 파트리치오 우물이라고 오르비에토에 있습니다.

여러분! 우물 구경한다고 우물 안에 내려가 보셨수?

우리 내려가 보았수~

여행을 하다 보니 우물 구경하기는 처음이네요. 나 원 참!!!

오르비에토는 암반 위에 지은 도시지요.

그렇다 보니 이곳에 사는 사람은 식수를 쉽게 구할 수 없었을 겁니다.

이 우물은 전쟁에 대비해 버티기 위한 고육책으로 암반을 수직으로 파 내려간 우물입니다.

 

16세기경 메디치 가문의 교황 클레멘스 7세가 만약을 위한 대비책으로 팠다고 알려졌네요.

교황은 파라고 했지 직접 삽을 들고 파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때 파 내려간 깊이가 지하 62m라고 합니다.

 

그렇게 고생하며 돌을 깨며 팠기에 입장료를 받습니다.

5유로입니다.

60세 이상, 15명 이상의 그룹, 18세 이하의 청소년, 25세 이하 학생

그리고 장애인은 3.5유로입니다.

 

오르비에토는 화산암 위에 생긴 마을이라 사실 물을 구하기 어려운 조건이 아니겠어요?

그러나 우뚝 솟은 바위 위라 지형적으로 외부의 침입에는 무척 방어가 쉽습니다.

 

이렇게 방어에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도 단 하나 치명적인 악조건은 바로 식수를

자체적으로 구할 수 없기에 만약 적으로부터 포위된다면 빗물에만 의존해야 하고 비가 오지 않으면

스스로 걸어 내려와 투항할 곳입니다.

아무리 천혜의 요새라 해도 이런 점은 있네요.

 

우리에게도 익숙한 삼국지 이야기에 나오는 읍참마속은 가정 전투에서 마속이 바로

물을 구하기 어려운 가정이라는 곳에 있는 산 정상에 진을 쳤다가 물 때문에 목이 달아났잖아요.

마속이 가정에 진을 칠 때 우물을 팠더라면 어땠을까요?

그렇다면 공명이 있는 촉한이 천하를 손에 넣었겠지요?

그러나 가정에 佳人이 직접 걸어서 올라가 보니 우물을 파도 물이 나오지 않는 그런 산이었습니다.

 

이 우물 안에는 모두 248개의 나선형 계단이 있습니다.

우물 안에는 아직도 맑은 물이 고여있어 잠시 고생하면 특별한 구경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내려갈 때와 올라올 때 사용하는 계단이 다르다는 점이죠.

 

위의 지도를 보시면 숙소로부터 사자의 문으로 오솔길이 보입니다.

이 길은 자동차도 다니지 않고 사람조차 다니지 않는 길이기에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산책길이었습니다.

이 길을 따라 올라오다 카헨 광장에서 산 파트리치오 우물로 다녀왔지요.

 

정말 자신 하나의 안위를 위해 많은 사람이 고생했지 싶습니다.

그러나 그런 행동으로 오늘날 우리 같은 사람도 구경 오고 또 공사했던 후손인 이곳 주민이

입장료를 받으니 잘했다고 해야 할까요?

 

이제 시내 방향인 왼쪽으로 올라갑니다.

어제저녁에 잠시 둘러본 곳이지만, 다시 찾아갑니다.

비는 오락가락하지만, 언제 이곳에 다시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구도심 안으로 들어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교황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많은 사람을 동원해 이곳 오르비에토에 거대한 성벽을 쌓았습니다.

오르비에토는 사실 성벽을 쌓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불쑥 솟아오른 지형이라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천혜의 요새와도 같은 곳입니다.

게다가 오래도록 버틸 요량으로 이곳에 우물을 뚫어 수자원까지 확보했습니다.

이렇게 철저하게 대비했으니 교황은 세상에 두려운 게 없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