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오르비에토(Orvieto)

2016. 5. 30. 08:30이탈리아 여행기 2015/오르비에토

아침 일찍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니 시에나 고성의 모습이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저녁에는 제법 비가 내렸는데 아침은 잔뜩 먹구름만 끼었습니다.

7시에 배낭을 꾸려 식당으로 갑니다.

 

오늘은 오르비에토를 가는 날입니다.

위의 사진이 우리가 시에나에서 묵었던 미네르바 호텔입니다.

시 중심부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곳을 선택한 이유가 구시가지 중심과

시에나 기차역 중간지점에 있기 때문입니다.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기에 이곳에 숙소를 정했습니다.

 

그런데 이곳 시에나에서 오르비에토로 바로 가는 이동 수단이 없다고 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이곳에서 피렌체(플로렌스)로 다시 돌아가

그곳에서 오르비에토를 가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그 방법은 위의 사진처럼 북으로 올라갔다 다시 내려와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차를 여러 번 바꿔 타더라도 피렌체까지 돌아가는 길을 버리고

가로질러가는 방법을 택하려 합니다.

식당 도착해 아침을 먹으려니까 갑자기 비가 억수로 퍼붓습니다.

어제 이곳 시에나에 머무는 동안 계속 이슬비가 내리며 더 있으라고 했지만,

가라고 가랑비도 아니고 아예 폭우가 퍼붓습니다.

 

이탈리아 기차 앱인 트렌 잇을 통해 검색해 본 결과 이곳 시에나에서 기차를 이용해

한 번 또는 두 번 갈아타면 오르비에토에 도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물론, 어제 도착해 버스 터미널에서 문의해본 결과 버스는 없다고 합니다.

 

위의 표는 시에나에서 오르비에토로 가는 기차 레지오날레의 시각표입니다.

8시 4분 시에나를 출발하는 기차는 오르비에토에 11시 22분에 도착한다는 말이지만,

중간에 한 번 환승해야 하며 시골길을 달리는 완행열차이기에 이런 경험도 한번 해보는 게

나쁜 일은 아니지 싶어 이 방법으로 가려고 합니다.

 

이렇게 가도 되냐고 코모두스에 물어보니 역시 엄지손가락을 척하고 올리네요.

사실 어디를 돌아가던 오늘 중으로는 오르비에토에 도착할 수 있지만, 가능하면 12시 전에

오르비에토에 도착하면 오후에 치비타라는 곳에 다녀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우리 일정이 하루씩 늦춰야 하든가 아니면 치비타는 포기해야 일이 생깁니다.

 

피렌체로 우회하려면 굳이 이곳 시에나에서 지난밤에 머물 필요 없이 어제 구경하고

저녁에 피렌체로 돌아갔을 겁니다.

그렇게 했더라면 오늘 더 이른 시각에 오르비에토에 도착할 수 있었을 겁니다.

우선 시에나에서 키우시 키안치아노 테르메까지 이동하여야 하며

중간에 정차하는 기차역과 시각이 모두 뜹니다.

 

키우시 키안치아노 테르메 역에서 약 1시간 반 정도 기다렸다가

오르비에토로 가는 기차를 타면 된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피렌체를 거쳐 가는 길보다 새로운 루트를 개척해보고 싶습니다.

여행이란 어차피 도전이니까요.

 

혹시 우리처럼 시에나에서 오르비에토로 바로 가시려고 하는 분이 계신다면

우리처럼 기차를 이용해 도전해 보세요.

이런 도전이 위의 사진처럼 멋진 풍경을 만나게 해 주거든요.

이제 배낭을 꾸려 숙소를 출발해 시에나 역으로 갑니다.

 

시에나는 역시 늑대를 사랑하는 곳인가 봅니다.

이탈리아 여행을 하다 보면 S . P . Q . R이라는 글자를 자주 보게 됩니다.

이 말은 Senatus Populus Que Romanus의 첫 글자로 로마 제국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로마 시민과 원로원이라는 말이라 하는데 여기는 R 대신 S를 사용했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S는 Siena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레무스가 로물루스에게 살해당하고 레무스의 아들이 이곳으로 도망 와

세운 도시이기에 이렇게 글자를 바꾸었나요?

 

기차역으로 가는 길은 숙소에서 큰길을 따라 곧장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고 합니다.

걸어서 15분 정도며 내리막길이라 어렵지 않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식사 때 그렇게 퍼붓던 비는 그치고 말았습니다.

 

시에나의 호텔에서는 도시세를 2.5유로/1인을 받습니다.

대체로 도시세는 체크아웃할 때 받네요.

기차역에 도착하니 우리가 타고 갈 기차가 대기 중입니다.

8시 4분 출발 키우시 행입니다.

 

출발까지 10여 분 정도 남았습니다.

오르비에토까지 11.1유로/1인입니다.

우선 먼저 자동 발매기를 통해 기차표를 발권합니다.

이탈리아어를 모르기에 창구에서 대화하며 발권하기보다 이렇게

기계와 대화하며 발권하는 게 훨씬 쉽습니다.

기계는 우리가 모르고 틀려도 짜증을 내지 않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기차표 펀칭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안 그러면 검표원에게 걸리면 엄청난 벌금을 물게 된다고 합니다.

 

시에나부터 오르비에토까지는 129km 정도인가 봅니다.

말이 통하지 않기에 오히려 자동 발매기를 이용하는 게

우리 같은 여행자는 훨씬 간편하고 편리합니다.

기차표는 중간에 환승하지만, 표는 우리의 목적지 오르비에토까지 한 장으로 나오네요.

 

우리가 탄 기차는 출발지가 시에나고 종착역은 키우시로 두 도시 사이만

왕복하는 기차로 3량을 달고 운행합니다.

기차가 승객도 별로 없고 마치 응접실처럼 생겼네요.

워낙 작은 곳이라 두 도시 사이에 이동하는 승객이 거의 없나 봅니다.

 

기차는 거의 정시인 8시 5분에 출발합니다.

이렇게 1시간 18분 걸려 일차 목적지 키우시에 도착하네요.

기차 안에는 승객이 거의 없는 그야말로 시골길을 달리는 동네 열차입니다.

 

키우시에 내려 오르비에토로 가는 기차를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우리가 타야 할 기차는 로마로 내려가는 기차인 10시 57분 출발하는 기차 편입니다.

키우시는 아주 작은 시골 마을입니다.

 

행인조차도 별로 보이지 않는 아주 한적한 마을로 보이네요.

기차역 부근을 잠시 산책합니다.

 

그런데 기차역 광장의 이름이 단테 광장입니다.

단테는 이탈리아 시골에서도 힘을 쓰고 있습니다.

참으로 이탈리아 민족의 자랑인가 봅니다.

 

10시 57분에 출발 예정인 오르비에토행 기차는 20여 분이 지났는데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이탈리아 기차의 연발착 악명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정시에 다녔는데

이번에는 우리에게 무언가 보여주려나 봅니다.

 

드디어 우리가 오르비에토 도착 예정시각이 가까운 11시 10분이 지나서야

겨우 플랫폼으로 들어오네요.

그래도 오전 중에 도착할 수 있어 얼마나 즐거운지 모르겠어요.

이제 우리가 예상했던 오르비에토에 도착할 수 있고 그러면 오늘 중

치비타라는 곳으로 다녀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시에나를 출발해 오르비에토를 직접 가는 방법에 대한 인터넷 검색을 했지만, 찾을 수

없었으며 우리나라 여행자는 차를 렌트해 다니든가 아니면 로마나 피렌체에서

오르비에토를 가는가 봅니다.

혹시 우리처럼 시에나에서 직접 오르비에토를 기시려는 분은 우리 일정을 참고하세요.

얼마든지 길은 없어도 환승으로 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갈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