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의 피콜로미니 제단의 작품들

2016. 5. 27. 08:30이탈리아 여행기 2015/시에나

여기 시에나 두오모에도 미켈란젤로의 땀이 스민 작품이 있다고 합니다.

26살 젊은 나이에 만든 작품이라고 하네요.

바로 위에 보이는 피콜로미니 제단입니다.

1501년부터 1504년까지 당시로는 젊은 미켈란젤로가 이곳에 와 만든 5개의 조각상입니다.

 

그는 원래 이곳에서 모두 열 다섯 점의 조각상을 의뢰받고 계약(3년간 일거리가 확보되어

적어도 수년간은 백수에서 해방됨)했지만, 만드는 과정에 피렌체에서 다비드상을

의뢰받으므로 더 큰 계약을 위해 작은 계약은 헌신짝 버리듯 차버립니다.

이곳에서 나머지 조각은 포기하는 바람에 나중에 피콜로미니 가문으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할 입장에 놓입니다.

 

그러나 석상을 의뢰했던 피콜로미니 가문의 피우스 3세는 교황에 즉위한 지 28일 만에 죽는 바람에

다행스럽게도(?) 미켈란젤로는 손해배상 소송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아는 미켈란젤로는 계약 이행에 불성실한 사람이었나 봅니다.

미켈란젤로도 빠떼루를 받아야겠어요.

 

위의 사진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석상이 성 바울입니다.

오른손 검지로 땅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수염이 많은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네요.

왼쪽이 성 베드로입니다.

베드로는 왼손에 책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그렸습니다.

 

위의 사진 왼쪽이 성 그레고리우스입니다.

오른쪽의 석상은 교황 피우스 1세라 합니다.

이렇게 5개의 석상을 조각하고 그는 다른 계약으로 이곳의 작업을 끝내지도 않고

피렌체로 돌아가 버립니다.

누구는 성질이 없어서 이렇게 살고 있나요?

 

위의 사진 중 오른쪽 위에는 아직도 미켈란젤로가 돌아와 만들어주기를 기다리며 미완성으로

남아있기에 신용 없는 사람 기다리지 말고 다른 석상으로 대체하라고 알려주고 싶지만,

제가 이탈리아 말을 몰라서...

이렇게 세상의 모든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예술작품 중 하나라고 칭송하는

다비드상은 배신의 결과물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그림은 시에나 출신인 피콜로미니 가문의 피우스 교황의

대관식 사진으로 보입니다.

가문의 영광을 넘어서 시에나 마을의 영광이겠지요?

그래서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시에나 동네 개까지 나와 즐거워하니 동네 경사가 맞나 봅니다.

 

두오모 큐폴라를 아래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가운데는 빛이 들어오게끔 열려있어 환기에도 도움을 주겠습니다.

큐폴라 찬장에는 하늘의 별이 모두 20개씩 5줄이니 100개의 별이 보입니다.

주제단 위의 모습입니다.

세례당은 성당 지하에 있는데 입구가 성당 뒤로 가야만 찾을 수 있다고 하네요.

그러나 그곳까지 들어가려면 통합권이 있어야 하기에

우리의 시에나 두오모 구경은 여기서 마쳐야 합니다.

 

이렇게 피렌체와 경쟁하며 살았던 시에나도 그 운을 다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답니다.

16세기 중반에 이르자 피렌체는 또다시 군사를 이끌고 시에나를 완전히 포위하게 됩니다.

1년 반이나 이렇게 지구전을 펼치니 당시 시에나 인구가 4만 명이었는데

겨우 8천 명으로 줄어들어 버렸답니다.

피렌체는 아주 시에나의 씨를 말리려고 했나 봅니다.

 

결국, 시에나는 더는 견딜 수 없어 메디치 가문의 피렌체에 흡수되고 말았다 합니다.

젠장...

그래서 시에나의 자존심이라는 시에나 두오모 안에 위의 사진처럼 적국인

메디치 가문의 문장이 떡 걸려있습니다.

영역표시라도 해야 속이 시원했나요?

 

그 뒤로는 역대 교황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레무스는 형인 로물루스에게 맞아 죽고 그의 두 아들은 간신히 이곳으로 도망와 만든

시에나가 아니겠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또 형과 같은 큰 도시인 피렌체에 얻어맞아 시에나가 죽는 결과가 생겼습니다.

 

덕분에 오히려 발전이 멈추어버려 중세의 모습 그대로 간직하게 되었으니

여행자에겐 불행 중 다행이라고 봐야 할까요?

위의 사진은 그림이고 아래는 같은 장소에서 찍어본 사진입니다.

 

깊은 밤이오면 그 모습은 또 달라집니다.

이 장소가 어디인지 궁금하시죠?

바로 佳人이 머물고 있는 방 안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아래 사진은 자기 전에 또 한 번 찍어보았습니다.

 

이제 시에나의 밤이 찾아왔습니다.

오늘 이곳에서 하루를 머물고 내일 아침에는 오르비에토라는 마을을 찾아갑니다.
그런데 그곳으로 바로 가는 차편이 없어 고민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시에나를 완전히 접수한 피렌체는 시에나에 더는 큰 건물을 짓지 못하게 명령했다 합니다.

그게 그렇게 마음에 걸렸는지 피렌체 두오모를 여기보다 더 크게 지었지요.

앞으로 큰 건물을 지으려면 피렌체에 물어봐야 할까요?

코모두스의 엄지가 척~ 하고 아래로 내려갈 겁니다.

그러나 피렌체의 왕 뚜껑인 큐폴라를 빼면 그 아름다움이나 화려함은

이곳 시에나 두오모의 반의반도 따라오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이곳에 오면 꼭 두오모는 봐야 할 곳이라고 생각되네요.

종교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예술적인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될 것입니다.

헉!!!제가 지금 예술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