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코화가 아름다운 피콜로미니 도서관

2016. 5. 26. 08:30이탈리아 여행기 2015/시에나

시에나 두오모는 아주 매력 덩어리입니다.

무엇이 매력 덩어리냐고요?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조각상 말입니다.

부끄러운지 뒤돌아 서 있습니다.

 

이 조각상이 바로 그리스 삼미신(三美神)을 흉내 낸 로마 시대의 짝퉁인 삼미신이 매력 덩어리죠.

뒤돌아보는 여신은 사랑을, 앞을 보는 여신은 아름다움을,

그리고 옆을 보는 여신은 쾌락을 의미하는 삼미신입니다.

헤라, 아테나 그리고 아프로디테를 일컫는다고도 하지요.

 

성당 안에 뭐가 그렇게 볼 게 많으냐고 하시겠지만, 여기 시에나 대성당은 구경거리가 아주 짭짤하네요.

화려한 상감기법의 바닥 장식이 멋지지 않나요?

위의 바닥 장식은 인노켄티우스의 대학살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선 바닥의 모습이 깜짝 놀라게 하고 기둥의 모습이 또 일품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위의 사진은 세례 때 사용하는 세례반이지 싶습니다.

세례반에 새긴 조각은 에덴동산의 추방이 아닌가요?

 

그것뿐이냐고요?

아니죠.

여기에 또 하나의 화려한 볼거리가 있습니다.

 

피콜로미니 도서관이라고 이름 지은 작은 방 하나가 성당 안에 있습니다.

웬 도서관이냐고요?글쎄 이름이 그렇다네요.

위의 사진은 천장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곳은 많은 사람이 바닥만 내려다보고 다니다가 그냥 지나치기도 한다네요.

그만큼 눈여겨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네요.

 

정문으로 들어와 오른쪽부터 보고 주제단 앞에서 설교단을 본 후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걷다 보면

방 하나가 보이고 그 안으로 들어가야만 찾을 수 있거든요.

안으로 들어가면 웬 도서관이 이리도 화려한가 의문이 드는 곳입니다.

벽이며 천장을 프레스코화로 가득 아름답게 장식했거든요.

 

이 지방의 몰락해가는 귀족 출신인 실비우스 피콜로미니를 위해 만든 방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나중에 교황 피우스 2세가 되었으며 그를 기리기 위해 조카인 프란체스코 피콜로미니가

1495년 숙부의 장서를 보관하기 위해 만든 도서관이었답니다.

 

조카는 핀투리키오와 그의 제자들에게 가문이 배출한 교황을 위해 그의 일대기를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합니다.

일대기를 프레스코화로 그려 남긴다는 일은 가문의 영광이겠죠?

이렇게 그린 프레스코화는 지금은 서양 미술사에 대단히 중요한 그림으로 남아있다고 하네요.

잘 키운 조카 하나 열 아들 부럽지 않습니다.

 

위의 모습은 피콜로미니 주교가 프리드리히 3세를 알현하는 장면을 그린 것이라 합니다.

삼미신 앞에 보이는 그림 중 왼쪽의 그림입니다.

 

조카 또한 나중에 교황 피우스 3세가 되었다니 겹경사가 생긴 거네요.

숙부였던 교황 피우스 2세에 의해 일찌감치 시에나 대주교로 임명되었으며 한때 바티칸 교황청을

군대로 포위하기도 한 적이 있는 사람으로 끝내는 로마인에 의해 교황 피우스 3세에 올랐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게 요즈음 이야기하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말인가요?

그런데 교황에 즉위한 직후 바로 사망했다고 하니 불운한 사람인가 봅니다.

성당 한쪽에 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제법 큼지막한 방을 마련해 프레스코화로 장식해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죠.

 

전시 중인 15세기경에 만든 멋진 장식의 중세의 성가집도 일품입니다.

 

작은 도시 시에나로써는 교황을 배출했다는 자체가 자랑이며 영광이 아니겠어요?

그들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피콜로미니 도서관에 있는 그림은 모두 프레스코 화입니다.

역사적으로 아주 오래된 기법이지만, 프레스코화는 르네상스 시대에 가장 많이 그려진 그림이라죠?

프레스코화의 대장은 미켈란젤로가 그렸다는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라고 할 수 있죠.

회반죽을 바른 후 아직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그림을 그림으로

오래도록 그림이 변하지 않게 하는 기법이라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도 고분 벽화가 바로 일종의 프레스코화라고 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