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뇨리아 광장, 란치의 회랑

2016. 4. 27. 08:30이탈리아 여행기 2015/피렌체

시뇨리아 광장 남쪽에는 위의 사진처럼 조각 작품을 전시한 공간이 있는데

이를 로자 데이 란치라고 부르는 회랑인데 로자 데이 란치라는 말의 의미는 개인 군대라는 말로

원래 코시모 1세의 개인 사병인 독일 용병이 대기하던 장소였다 합니다.

그 후 시뇨리아 광장에서 벌어진 정부 행사에 귀하신 분의 휴식장소였고 옥상의 테라스는

이곳 광장의 행사를 구경할 수있도록 메디치 가문의 왕자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가

지금은 조각을 전시하고 있답니다.

 

 회랑 안에는 제법 많은 조각 작품이 있는데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들어갈 수 없도록

입구에서 50여 명씩 통제하기에 기다리 들어가는 그래도 잠시만 기다리면 금방 들어갈 수 있어

더 가까이 다가가 작품 구경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다 보이기는 합니다.

 

이 공간은 여름에는 서늘해 앉아 쉬기 좋겠지만, 경비가 상주해 있어 작품 구경이 끝나면

바로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래도 쫓아내지는 않지만, 그래야만 다음 대기한 사람이 들어와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만약 음식을 먹다가 걸리면 벌금을 물 수 있는 곳이기에 주의가 필요한 곳이라네요.

 

제일 안쪽으로는 로마가 생길 때 여자가 부족해 강탈했던 이웃 마을 사비네 여인을

주제로 만든  작품이 뒤를 바치고 있습니다.

안에 전시한 조각 작품을 하나씩 구경합니다.

 

벤베누토 첼리니의 작품으로 메두사의 목을 벤 페르세우스입니다.

지금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바라보는 방향이

바로 포세이돈인 넵튠의 분수 방향입니다.

왜 포세이돈을 향해 머리를 높이 쳐들었을까요?

조각가 첼리니는 다재다능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라죠?

조각이나 음악 등 좋은 면뿐 아니라 살인에 도둑에다가 여성편력도 좋지않은 면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있는 사람이라네요.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를 이렇게 잔인하게 죽인 이유는 질투 때문이죠.

포세이돈은 인간인 메두사와 서로 연인관계였는데 아테나가 자꾸 추근거리자 포세이돈은

고의로 메두사와의 사랑을 드러내고 하며 다녔고 심지어는 아테네의 신전까지 메두사를

데리고 가 그곳에서 보란 듯이 사랑까지 나누었다고 합니다.

 

이에 눈이 돌아버린 아테나는 메두사를 흉측한 괴물로 만들어 버리고 그것도 모자라 포세이돈을

굴복시키고 아폴론과 짜고 페르세우스를 이용해 사진처럼 메두사의 목을 잘라버립니다.

포세이돈이 있는 광장을 향해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목을 베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죽어서도 이렇게 마주보고 있네요.

 

그의 발아래 머리가 사라진 메두사의 몸이 보입니다.

페르세우스의 근육이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생각됩니다.

대리석 기단에 청동으로 만든 작품이죠.

원본은 바르젤로 미술관에 전시되었고 이것은 모조품이라고 합니다.

 

위의 조각은 파트로클루스의 시신을 안고 있는 메넬라우스(Menelaus Holding the Body

of Patroclus)입니다.

트로이 전쟁 때 아킬레우스는 파트로클루스에게 그리스의 상황만 알아오라고 보냈는데

파트로클루스는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나가 싸웠다네요.

 

그냥 전황만 알아오면 되지 왜 싸움에 끼어들어 헥토르에게 죽임을 당합니까?

죽는 것까지는 좋은데 갑옷마저 빼앗겨 버렸다네요.

원래 이 작품은 베키오 다리에 세워졌던 조각상을 이곳에 전시하고 있습니다.

원작은 피티 궁전에 전시 중이랍니다.

 

반인반마(半人半馬)라는 켄타우로스를 몽둥이로 때려잡는 모습입니다. (Hercules and Centaur)

누구일까요?

몽둥이질의 달인이라는 헤라클레스겠죠?

참 역동적인 작품이네요.

 

위의 작품은 지암 볼로냐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사비니 여인의 납치라는 작품입니다.

지암 볼로냐는 이미 볼로냐에서 그가 만든 넵튜노의 분수를 본 적이 있지요.

이 작품은 하나의 돌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런 작품을 만들 때 위부터 조각할까요?

아니면 아래부터 조각해 올라갈까요.

조각하는 사람 마음대로 겠죠.

 

이 작품의 내용은 로마 건국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 중 로물루스는 당시 남자들만 득시글거리는

동네이기에 인구를 늘리기 위해 이웃에 사는 사비니 부족에 사정해 여자를 보내줄 것을

간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당시 로물루스는 나라를 세웠지만, 사람도 없는 상태라 인구를 늘리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도망 온 범법자를 일정 기간 보호했다가 로마 시민으로 받아들였답니다.

이렇게 로마의 시작은 살인, 강간에 도둑놈들의 범법자로 시작되었습니다.

 

이에 생각해낸 것이 이웃 부족 사비니 부족을 정중히 초대하며 여동생이나 딸 등을

모두 데려오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어리숙한 사비니 부족의 왕 타티우스는 이렇게 부족의 여자는 모두 이끌고

로물루스의 초대해 응해 대취하도록 마셨답니다.

 

사비니 부족의 사내들 모두가 술에 취해 뻗기 시작하자 로물루스는 신호를 내렸고 강간범에

범법자들인 로마 시민은 일시에 달려들어 여자를 납치하기 시작하며 아수라장이 되었지만...

사실, 로마인에게는 이런 일이 생활의 하나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이런 일을 했던 전문가 집단이었잖아요.

 

후에 사비니 부족은 여러 차례 로마를 공격했지만,

워낙 인간성이 나쁜 도둑놈의 소굴인 로마에 이길 수 없었다네요.

세월이 흘러 또다시 무장하고 쳐들어와 양쪽이 대치했을 때 언덕 위에서 이를 바라보던

사비니 여인들이 아이를 데리고 뛰어 내려와 오히려 두 부족 사이에 끼어들어

싸움을 말렸다고 합니다.

 

왜?

이미 자식까지 낳았으니 사비니가 이기면 과부가 되고 로마가 이기면

 아버지와 오빠가 죽게 되니까요.

이렇게 두 부족 사이는 평화협정이 이루어지고 공동으로 나라를 다스리다가 사비니 부족의

타티우스 왕이 먼저 죽는 바람에 로물루스는 사비니 부족까지 다스리는 복 많은 왕이 되었다네요.

되는 놈은 뭐가 달라도 다른가 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여자를 번쩍 안아 들고 튀려고 하는 사내는 로물루스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암 볼로냐는 여기서 청상과부가 된 며느리가 아래 보이는 시아버지를 향해 "아버님~

어떡해요?"라고 소리치자 시아버지는 "아가야~"하며 불러보지만, 구만리 같은 며느리의

장래를 생각해 일부러 외면하며 등을 돌려 못 본 척하는 하는 것을 표현하려 했을까요?

마치 지암 볼로냐가 그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현장에서 보았던 것처럼 사실적으로 만들었다지요?

 

위의 작품은 헤카베, 파리스, 폴리세나와 네오프톨레무스가 보이는

폴리세나의 강탈(The rape of polyxena)입니다.

폴리세나는 남매 사이인 트로일로스가 아킬레스에게 죽임을 당하자 복수를 결심하고

미모를 동원해 미인계로 다가서 아킬레스의 약점이 바로 발뒤꿈치인 아킬레스건이라는 것을

알아내고 결혼을 하기 위해 아킬레스를 아폴론 신전으로 유도한 후 신상 뒤에 숨어있던

파리스에게 독침을 발뒤꿈치에 쏘게 해 아킬레스를 죽인답니다.

 

나중에 트로이 목마로 유명한 목마 전쟁으로 말미암아 트로이는 함락되고...

아킬레스의 아들 네오프톨레무스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폴리세나를

산채로 제물로 바쳐 원수를 갚았다지요?

 

산채로 제물로 바치기 위해 폴리세나를 안아 올리는 네오프톨레무스와 바닥에 누운 사람이 파리스고

매달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여인은 폴리세나의 어미인 헤카베입니다.

이곳은 작은 회랑이고 모조품을 전시했지만, 비록 전시된 모조품일지라도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가 있는 그런 작품입니다.

그냥 훑어보기보다는 그 의미를 알고 보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 적어보았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르네상스의 핵심 도시가 피렌체가 아니겠습니까?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피렌체에서는 한 달을 머물러도 좋을 겁니다.

그러나 미술관 모두 구경하려면 제법 많은 돈을 내야 합니다.

우리 같은 예술과는 거리가 먼 사람은 이렇게 거리에 전시된 모조품만 보더라도

충분하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