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의 마지막 이야기

2016. 4. 5. 08:30스페인 여행기 2014/쿠엥카

석양이 아름답게 물든 모습입니다.

위의 사진은 쿠엥카 구경을 마치고 마드리드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저녁노을이 아름다워 찍어보았습니다.

여행의 시작을 가슴 떨리며 출발했는데 벌써 그 끝이 다가왔습니다.

 

오늘 여행이 이번 우리 부부의 첫 유럽 배낭여행으로 스페인만 46일간 돌아보았던 여행 마지막 날입니다.

이제 서산을 넘어가는 해처럼 우리 여행도 막을 내립니다.

그동안 참 길게도 달려왔습니다.

 

아직 걸을 수 있는 두 다리가 있어 감사하고 서산을 넘어가는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어 감사하고

세상의 이 모든 것들을 마음에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기억력이 있어 감사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이렇게 모든 일이 감사하다는 마음뿐입니다.

 

이제 천천히 쿠엥카를 걸어서 내려가며 두리번거립니다.

내려갈 때는 다른 길로 내려갑니다.

 

쿠엥카를 대표하는 것은 웅장한 자연입니다.

언덕 아래 양쪽으로 깊이 파인 절벽의 모습이 바로 쿠엥카입니다.

이런 웅장한 자연이 있기에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다음이 매달린 집이라는 카사스 콜 카다스입니다.

바라보면 마치 금방 무너져 내릴 듯한 느낌을 줍니다.

14세기에 지었다 하니 여태 건재한 것으로 보아 쉽게 무너지지는 않겠지요?

원래는 시청사 건물로 사용했다 합니다.

석조로 짓고 발코니는 나무로 내달아지었습니다.

 

이런 기이한 모습의 집을 처음 보는 사람은 기이하다고 하겠지만,

우리 부부는 이미 중국의 현공사라는 절을 다녀왔기에 이 정도는 초급 수준이네요.

중국의 풍경은 이런 것도 마치 서커스 하듯 더 아찔하게 짓잖아요.

중국의 현공사야 말로 절벽에 매달아 지은 절로 올라가다 보면 정말 신의 세계로 들어갈 듯한 느낌을 받죠.

현공사에 오르다 떨어지면 바로 신의 반열에 오르지 싶어요.

 

구시가 정상에 오르면 이 마을 전체와 낭떠러지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중간에서 보면 낭떠러지 양쪽을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저곳에까지 성벽을 쌓아 외침에 대비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폐허가 되어버린 이슬람 지배 시기에 세운 알카사르가 옛 영화를 아쉬워하는 듯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그리고 망가나 탑도...

정상까지 버스가 운행하니 마요르 광장에 내리지 말고 정상에서 내려 모두 구경하며

천천히 걸어 내려가는 것도 좋고 우리처럼 걸어 올라갔다면 성벽을 지나 더 올라가시면 좋을 것입니다.

 

돌아갈 때는 신시가지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기에 천천히 걸어가는 게 더 좋습니다.

이렇게 모두 구경하는데 5시간 정도면 충분하니 마드리드에서 시간을 잘 생각해 출발하면

하루에 당일치기가 충분하지 않겠어요?

 

우리도 당일치기로 다녀왔습니다.

파블로 다리는 번지 점프장으로 바꾸는 게 어떨까요?

그게 오히려 더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을 것 같습니다.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바라봅니다.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한바탕 빗줄기를 퍼붓습니다.

세찬 비가 그치니 이번에는 무지개가 피어오릅니다.

 

역시 무지개는 맑은 날에는 보기 어렵습니다.

살아가는 일이 늘 굴곡진 길이기에 어려운 시기라도 남을 탓하거나 좌절하지 말아야겠습니다.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아름다운 무지개가 피어오를 테니까요.

 

그리고 다시 맑게 개더니만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만들어 줍니다.

역시 비 그친 후의 석양이 더 아름답습니다.

더 붉게 하늘을 물들입니다.

 

이제 쿠엥카 여행도 끝났으니 돌아갑니다.

46일간의 여정을 돌아보니 피곤했나요?

 

피곤하면 쓰러집니다.

그래도 집에 안전하게 돌아갈 때까지는 마지막 힘을 내야 합니다.

여행이라는 것도 가슴이 떨릴 때 해야지 다리가 떨릴 때 하면 여행이 아니라 고난의 행군입니다.

 

우리가 유럽 여행을 이야기할 때 성당 투어라 합니다.

스페인이라고 다르지는 않습니다.

유럽의 역사는 종교의 역사라고 해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권력을 가진 자는 교권과 결탁해 서로가 윈윈 하려는 생각에 더 굳게 결속했지 싶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무어인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모습도 볼 수 있지만...

사실 성당의 역사가 유럽의 역사라 해도 되겠지요.

 

성당을 중심으로 유럽의 예술이 발달했지 싶습니다.

성당 건축은 건축사의 발달이었고 건축의 양식은 그 시대를 대표했던 건축문화의 조류겠지요.

어디 건축뿐이겠어요?

 

성당 예배에 사용된 음악은 유럽 음악의 주류를 이루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림은 또 어떨까요?

유명한 그림은 모두 성당 위주로 발달하지 않았나요?

 

조각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유럽 성당은 예술의 총화로 함께 궤를 하지 않았나요?

그러기에 유럽 여행은 자연히 성당 투어가 맞습니다.

종교가 없는 여행자일지라도...

유럽의 역사가 바로 기독교의 역사이기에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닌가요?

 

그러니 쿠엥카 같은 곳도 있어 가끔 신선한 느낌을 갖게 하기도 하네요.

오늘 이야기로 이번 스페인 여행기를 끝내려 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방문지가 쿠엥카라서 신선한 느낌으로 끝을 맺습니다.

 

출발할 때 비행기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모습이나 돌아올 때의 모습은 같은 모습이지만.

돌아올 때는 뭔가 다른 느낌이 듭니다.

아마도 아쉬움과 집으로 돌아가는 안도감이 함께 하기에 그렇지 싶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로써 부부 둘 만의 스페인 여행은 그 끝이 났습니다.

워낙 준비도 없이 떠난 여행이라 두서없는 이야기만 횡설수설하다 만 느낌입니다.

여행이 그런 것 아니겠어요?

그래야 또 다음 여행에 새롭게 마음 다져 먹고 나서지 않겠어요?

그동안 격려를 아끼지 않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에게 인사 말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