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절벽 위의 중세 도시 쿠엥카

2016. 3. 29. 08:30스페인 여행기 2014/쿠엥카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으로 쿠엥카에서 제일 먼저 보았던 모습입니다.

절벽 위에 위태롭게 보이는 집이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만 같습니다.

이 집의 모습만 그럴까요?

 

쿠엥카 마을의 모습이 마치 절벽에 따개비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으로 이곳에 명물인

매달린 집은 절벽에 내다 지었기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조마조마한 느낌이 드는 곳이죠.

쿠엥카의 명물 매달린 집 카사스 콜카다스(casas colgadas)입니다.

 

그 모습이 마치 중국의 조각루(弔脚樓)라고 부르는 집과 흡사합니다.

구이저우성 일대에 사는 치우의 후손이라는 먀오족은 한족에 밀려 산속으로 숨어들며

마치 이런 형태의 집을 짓고 살아가지요.

비탈에 살며 좀 더 넓게 살아가려면 이런 형태는 필수가 아니겠어요?

 

또 산시성 일대에는 요동이라는 집이 있습니다.

그 집은 수억 년간 날아온 황사가 다져져 황토산을 이루고 있고 그런 집의 모습은 일종의

토굴을 파고 들어가 살기에 아랫집의 지붕이 윗집의 마당이 되는 기이한 형태의 집이죠.

 

사람마다 그가 사는 마을의 지형에 따라 적응하며 사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리 부부는 조각루도 보았고 요동이라는 주거형태도 보았기에 쿠엥카의 이런 기이한 형태의

집은 크게 느낌이 없지만, 이런 집 형태를 처음 보시는 분은 그 모습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겠네요.

 

위 두 개의 사진에 보이는 풍경이 같은 곳이죠.

이곳도 두 갈래의 강이 만든 깊은 계곡으로 말미암아 지금은 절벽 위에 기이한 형태로

집을 짓고 살아가는 신비로운 경관을 보이기에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쿠엥카는 이곳 스페인 중동부 카스티야 라 만차 지방에 있는 곳 말고

남미 에콰도르의 안데스 산맥에도 있습니다.

남미는 스페인의 침략으로 마을 이름조차 스페인의 지명을 따라 지은 곳이 많지요.

에콰도르에 정착해 이름을 지은 사람이 아마도 이곳 출신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곳 쿠엥카는 에콰도르에서도 세 번째로 큰 도시가 되었지만,

여기 오리지널 쿠엥카는 여태 중세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가끔 중국 여행을 하며 느꼈던 생각이었습니다.

살아가기 불편하고 쉽지 않은 이런 곳에 왜 살아갈까? 하고 말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전쟁을 피해 숨어 살기 위함이었고 적으로부터 방어하기 쉬운

그런 곳에 터를 잡고 살았다는 이유일 겁니다.

 

이번 여행에서 들렀던 곳 중 한 곳인 론다라는 작은 마을이 있었지요.

쿠엥카는 론다와 많은 부분에서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슬아슬한 절벽 위에 집을 짓고 살아간다는 점이죠.

 

다른 것이라면 론다는 계곡 하나가 중간에 협곡을 만들어 이들의 터전을 둘로 갈라놓았다면

이곳 쿠엥카는 두 개의 협곡이 양쪽으로 깊은 골짜기를 만들어 이들이 살아가는 마을만

가운데 남겨두어 이들이 이런 절벽 위로 올라가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런 자연현상이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서서히 이루어졌다는 것은 같은 것이겠지요.

 

인구 5만 명의 작은 도시 쿠엥카는 도시가 자리한 곳이 절벽 위에 있기에 유명한 곳이랍니다.

물론, 이곳에 사는 사람 대부분은 아래 평지에 살고 산 위로 올라가 사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고

절벽 위의 마을은 두 개의 협곡 사이로 볼록 솟은 곳에 모여 살기에 공간 자체가 넓지 않습니다.

 

위의 지도를 보면 위로 흐르는 후카르 강과 아래의 우에카르 강이 세월이 흐르며

쿠엥카 양쪽을 파고 들어가 가운데만 남겨두어 해발 900m 절벽에 도시가 형성되었다네요.

쿠엥카의 그 중심은 마요르 광장입니다.

노란 원 안의 눈은 전망대를 의미합니다.

 

사람은 자연과 이렇게 잘 어울리며 살아가게 되어있나 봅니다.

처음 이 마을은 이슬람이 지배했던 시기에 이슬람교도들에 의해 만들어졌나 봅니다.

 

위의 사진은 산 파블로 다리입니다.

사람만 건너 다닐 수 있는 일종의 쇠로 만든 다리지요.

매달린 집과 더불어 쿠엥카의 명물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아가씨들과 버스에서 만나 계속 같이 이동하며 구경하고 다녔습니다.

 

이름을 산 파블로라고 지은 이유가 바로 건너편에 산 파블로 수도원이 있었기 때문이라 하고

이미 수도원은 사라지고 지금은 그 자리에 국영호텔인 쿠엥카 파라도르가 있습니다.

 

파라도르 뒤로는 산책로가 있어 산 위로 올라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시간이 넉넉하면 이곳으로 오르면 또 다른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지 싶습니다.

 

정상 부근에는 예수상이 있어 전망대로서는 아주 좋은 곳이지 싶습니다.

시간 관계상 올라가는 일은 생략하고 다리부터 건너 쿠엥카 구시가지로 들어가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세상에는 많은 주거형태가 있습니다.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은 이런 곳이 아닙니다.

그러나 여행을 다니다 보니 이런 살기 만만하지 않은 곳에 살아가는 사람을 자주 보게 됩니다.

사람이 만든 전쟁 때문에 다른 사람이 고통 속에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이 지금처럼 평화로운 시기에는 제법 멋진 볼거리를 제공하기에

많은 여행객이 찾아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