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6. 08:30ㆍ이탈리아 여행기 2015/라벤나
이번 이탈리아 여행을 하며 호텔의 모든 음식은 내가 골라 먹는 뷔페식이었지만,
커피만큼은 꼭 주문을 받아 자리로 서비스해주더군요.
아마도 뜨거운 것이기에 화상을 염려해 그리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위의 사진은 99센트짜리 숍으로 우리나라의 천 원 숍과 같은 곳이죠.
원래 집에서 믹스 커피를 즐기는 서민의 질 낮은 입이기에 첫날
커피 주문을 받을 때 갑자기 물어보아 에스프레소라고 얼떨결에 이야기했더니
존경스러운 눈초리로 "너 미쳤니?" 하는 인상을 하며 맛이 아주 강한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생각하라는 듯 가만히 佳人과 눈을 맞춥니다.
이탈리아 에스프레소는 맛이 강해 그곳 사람도 물컵을 옆에 두고 마시더군요.
결국, 마음을 바꿔 카푸치노로 주문하니 웃으며 가져다주더군요.
위의 사진은 볼로냐의 슈퍼마켓으로 학생일 경우 배지와 코나드 서류가 있으면
학생 손님에게는 추가 10%를 제공한다는 의미지 싶습니다.
역시 볼로냐는 학생 위주의 도시가 분명하네요.
2015년 10월 10일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오늘은 볼로냐에서 가까운 라벤나(RAVENNA)라는 도시로 갑니다.
볼로냐에 숙소를 두었기에 당일로 다녀올 멀지 않은 곳이죠. (7.1유로/1인)
볼로냐 첸트랄레 역에 어느 대합실입니다.
이 대합실에는 아픈 사연이 남아있는 곳이라네요.
1980년 8월 2일에 바로 이 자리에 폭탄 테러를 겪은 상처가 아직 남아있는 곳이죠.
당시 사상자가 85명에 이른다 하니 아마도 볼로냐는 지정학적으로 교통의
중요한 지점이기에 이곳을 노려 그런 만행을 저질렀을 겁니다.
많은 사람은 이날의 일을 볼로냐 대학살(Strage di Bologna)이라고 한다네요.
라벤나는 예전에는 베네치아처럼 석호에 나무기둥을 박아 살았다고 하는 곳으로
그동안 바다가 점차 멀어져 지금은 해안 도시가 아닌 것처럼 생각되는 곳이라네요.
지금은 작은 도시나 비잔틴 제국의 영향으로 비잔틴의 특징인
모자이크가 유명한 곳이라고 해 찾아봅니다.
출발할 때부터 잔뜩 흐리고 보슬비가 조금씩 내리더니만, 기차를 타고 출발할 때는
제법 비가 많이 내립니다.
오늘은 날씨만큼이나 우울한 날이네요.
그러나 라벤나에 도착해 아름다운 모자이크를 보고 나니
우울한 날씨가 활짝 갠 듯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지금의 라벤나는 작고 아주 조용한 도시입니다.
어쩌면 볼로냐의 위성도시와 같은 그런 곳 말입니다.
볼로냐에서 기차를 타면 1시간 만에 도착하는 84km 정도 떨어진 가까운 곳이죠.
위치는 볼로냐에서 동쪽 끝 아드리아 해를 접한 바닷가의 도시입니다.
지금은 오랜 세월 강을 따라 흘러온 토사가 쌓여 바다가 제법 멀리 떨어져 있지만,
위의 지도를 통해 보면 라벤나 기차역 뒤로는 바다와 연결되는 해수로인
칸디아노 운하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5세기경부터 이 도시는 이탈리아 반도의 주요한 종교와 정치의 중심지로서 대단히 중요한
위치의 도시였으니 그러다 보니 많은 이민족의 침략 대상이 되어 시달림을 받았다지요.
종교문화 또한 기존의 표현방법과는 다른 동로마제국이었던
비잔틴의 모자이크가 발달했던 곳이랍니다.
위의 사진은 모자이크 작품으로 출산의 장면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이들은 모자이크로 못 하는 게 없나 봅니다.
스카프를 걸어두었나 생각했지만, 이마저도 모자이크로 만들었습니다.
언뜻 쳐다 보니 마치 손수건을 걸어놓은 착각에 빠집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이 도시에 피신해 신곡을 집필했다는 단테의 모습마저 모자이크로 만들어 관광
상품화했는데 단테가 이 일을 알았더라면 초상권 운운하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피렌체에서 쫓겨나 동가숙 서가식 하던 자신을 따뜻하게 받아준 라벤나를 위해
기꺼이 초상권을 허락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곳 역시 유럽 여행의 일반적인 행사인 성당 투어가 되겠네요.
그러나 여느 성당과는 다른 라벤나만의 독특한 모자이크로 만든 성당이기에
흥미롭게 보았는데 라벤나는 정말로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모자이크 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그런 아담한 곳이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에서 날씨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척 높다고 봐야 하겠지요.
비가 내리는 날은 아무래도 여행하기 좋은 상태는 아니지요.
그러나 그런 기분을 싹 가시게 하는 게 바로 여행지의 모습입니다.
라벤나는 비가 오는 날일지라도 밝고 상쾌한 마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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