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 카테드랄의 아침, 낮 그리고 밤

2015. 10. 1. 08:00스페인 여행기 2014/세비야

스페인을 여행하며 반드시 들려야 할 도시가 여러 개 있지만,

그중 세비야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겁니다.

세비야는 그만큼 스페인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의 한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경거리가 많다는 의미 아니겠어요?

그러면 세비야를 대표하는 곳은 어떤 곳일까요?

 

여러 개가 있겠지만, 그중 으뜸은 누구나 세비야 대성당인 카테드랄을 꼽을 겁니다.

사실, 숙소를 근처로 정하고 드나들며 하루에도 여러 번 지나친 곳이지만,

대성당 안에는 아직 들어가지는 못했습니다.

오늘은 대성당의 외부 모습을 아침, 낯 그리고 밤의 모습을 사진을 통해 구경합니다.

 

세비야에서 보아야 할 곳 우선순위 1위인 대성당을 여태까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주된 이유로는 우선 주변의 다른 곳부터 먼저 보고 제일 중요한 대성당은

나중에 보려고 아껴두었습니다.

오렌지 정원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전형적인 유럽의 성당 모습이 아니라 무슬림의 건축양식이지요?

 

대성당은 스페인 세비야 관광의 시작이요 완성입니다.

세비야 관광의 핵심입니다.

대성당 건물이 크다고 핵심이 아니라 세계사의 학 획을 그은

인물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겠죠.

 

오늘은 카테드랄을 들렀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로는 꽃할배도 들렸던 곳으로 성당 규모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고

스페인에서는 당연히 가장 큰 곳이고 성당 안에는 그 유명한 콜럼버스의 관이 있기 때문이죠.

 

위의 사진에 보이는 발코니가 바로 요한 바오로 2세가 미사를 올렸던 곳일까요?

교황께서도 이곳 세비야 대성당을 방문해 삼종기도(Angelus)를 올렸다고 합니다.

삼종 기도란 새벽 6시, 낮 12시 그리고 저녁 6시에 종을 세 번 치면

그 종소리에 따라 기도한다는 의미라 합니다.

 

그 앞에 증명이라도 하듯 요한 바오로 교황의 동상을 세워놓았네요.

그만큼 세비야 대성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도 교황이 방문해 미사를 올렸던 모습을

동판으로 새겨놓았더군요.

성당에서는 교황의 방문이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되네요.

 

세비야에서 카테드랄 방문은 선택이 아니고 필수입니다.

비록 입장료가 조금 비싸고 스페인 여행이 성당 투어지만

이곳만은 입장료를 내고서라도 구경해야 할 곳입니다.

성당으로써도 있지만, 콜럼버스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우리는 입장료도 내지 않고 무료로 구경하게 되었네요.

그것도 우연히 무료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른 아침에 산책하던 중 대성당 옆을 지나다가 낮에는 늘 잠겨있던 문에

드나드는 사람이 있어 궁금해 성당 안을 들여다보니 새벽부터 문 앞에 앉아있던

노숙자 차림의 사내가 우리에게 손으로 안을 가리키며 들어가라고 하더군요.

 

무심코 안으로 들어가니 바로 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문이었습니다.

물론 아무 제지도 받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지요.

문 앞에는 걸인이 앉아 지나가며 궁금해하는 사람에게 들어가라고 손짓만 할 뿐입니다.

 

그러니 새벽 미사에 참석하는 신자를 위해 대성당 문을 두 군데만 열어두어

자유롭게 드나들게 하였네요.

우리가 성당 문을 통과한 시각은 오전 7시 30분경이었습니다.

이른 아침에 산책하다 보니 이런 행운도 있네요.

 

이때는 평소 관광객이 들어가는 산 크리스토발 문과 구경을 마친 후 오렌지 정원을 거쳐 나가는

면죄의 문과는 다르게 동문과 서문만 열어놓았더군요.

우리가 들어갔던 문은 위의 지도에 보이는 히랄다 탑 아래 보이는 동문을 통해 들어갔습니다.

 

우리 부부는 종교가 없는 사람이지만, 만약 가톨릭 신자시라면 이른 아침

세비야 대성당에 오셔서 새벽 미사에도 참여하시고 성당 구경도 함께하셔도 되겠습니다.

또 시간이 부족하신 분도 이른 아침 잠시 들렀다가 가는 것도 좋지 싶습니다.

 

이 문은 입장권을 끊고 들어가는 남쪽에서 들어가는 산 크리스토발 문과 밖으로 나가는

북쪽 면죄의 문이 아닌 동쪽과 서쪽 문은 새벽 미사 때만 여나 봅니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도 별로 없고 아주 한가하게 둘러볼 수 있어 좋습니다.

 

안에 들어가 보니 제법 많은 사람이 들어와 성당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이미 이런 정보를 알고 새벽에 찾아온 관광객이라는 말이네요.

물론, 경비원이 있어 사진을 찍을 때 미사에 방해되지 않게 플래시를 터뜨리지 못하게

제지는 했지만, 그 외에 입장 자체와 사진을 찍는다든가 구경하는 것은 자유스럽게 허용하더군요.

 

위의 사진을 올려다보니 해골 사이 모퉁이에 사람이 바짝 매달려 있습니다.

얼마나 무섭고 힘든 일입니까?

사는 일이 이렇게 힘든 일일까요?

성당 벽에 왜 저런 해골을 만들어 두었을까요?

 

여기는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는 산 크리스토발 문으로 한 손에는 방패 그리고 다른 손에

월계수 잎을 든 여인이 보입니다.

저 조각상을 "엘 히랄디요"라 부르나 봅니다.

바로 제일 높은 히랄다 탑 위에 있는 조각상과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카테드랄 주변에 돌기둥과 기둥 사이를 연결한 쇠사슬이 보입니다.

이 쇠사슬은 여러 의미를 지닌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선, 과거에는 동물의 출입을 막기 위함이고 그다음은 정치와 종교를 분리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중세에도 죄인이 이 쇠사슬 안으로 들어오면 함부로 체포할 수 없는 성역의 표식이지

싶은데 그러니 우리나라 삼한시대에 소도(蘇塗)라고 불렀던 그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말 한 프레임에 사진을 모두 담는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일반 관광객이 드나드는 문을 산 크리스토발 문이라 부르나 봅니다.

그러나 사실 이 문은 정문이 아니고 옆문이라고 하네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건물 서쪽 중앙의 문인 승천의 문이 정문인데 늘 닫아 두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성당 내부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하려면 우선 옆문인 산 크리스토발 문으로 들어가

승천의 문을 등지고 정면을 바라보아야 한다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인간이 호랑이를 죽일 때는 그것을 스포츠라고 한다.

호랑이가 인간을 죽일 때는 사람들은 그것을 재난이라고 한다.

범죄와 정의와의 차이도 이것과 비슷한 것이다.

- 버너드 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