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자들의 성당 세비야 대성당

2015. 10. 2. 08:00스페인 여행기 2014/세비야

위의 사진은 아마도 눈에 익은 풍경이지 싶습니다.

꽃할배가 이곳 세비야를 들렀을 때 보았던 장소지요.

바로 이 노천카페에 앉아 와인도 마시고 놀다가 뒷자리에 앉았던 사람이 가방을 잃어버려 제작진의 카메라에

녹화된 자료를 다시 되돌려 보며 가방을 집어간 노숙인의 모습을 확인했던 곳이지 싶네요.

 

같은 장소 다른 시간의 모습입니다.

이 거리는 사람의 왕래가 무척 잦은 거리였습니다.

바쁜 여행 중에도 이런 쓸데없는 장소를 찾아보는 일도 나쁘지 않습니다.

 

어제는 성당 외부 사진을 위주로 보았습니다.

오늘은 성당 안의 모습을 보며 계속 세비야 대성당의 이야기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출입문 상인방의 모습이 매우 아름답지 않나요?

이슬람의 성전인 메스키타(모스크)를 부숴버리고 그 흔적을 지운다고 그 위에 디따 크게 가톨릭 성전을

지었지만, 이슬람 전통 문양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성당 내부의 모습을 대강 보고 갑니다.

성당 한가운데 화려하기 그지없는 주제단과 성가대석이 있고 그 아래로 콜럼버스의 묘가 있습니다.

히랄다 탑은 새벽 미사 때 열어놓은 문 바로 옆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지요.

 

유럽을 여행하는 사람치고 성당을 기본적으로 몇 군데는 꼭 들렀을 겁니다.

우리 부부도 사실 지금까지 방문했던 도시 중 성당을 들러보지 않은 곳은 거의 없지 싶습니다.

그만큼 유럽 여행에서 성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당이 바로 유럽 예술의 근간인 음악, 미술은 물론 건축에 조각까지도 모두 포함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말은 성당이 바로 종합예술이라는 말이 아닐까요?

 

세비야 대성당은 유럽에서 세 번째 그리고 스페인에서는 가장 큰 성당이랍니다.

워낙 성당이 크기에 사진을 한 장의 프레임에 담는다는 일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세비야 대성당을 미친 자들의 성당이라고 한답니다.

왜 그런 심한 이야기가 있을까요?

 

성당 외부는 유럽 전통의 고딕식으로 지었고 내부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눈에는 그냥 뾰족하게 지었으면 모두 고딕식이지 하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위풍당당하고 장대한 성당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성당 내부의 높이가 40m랍니다.

 

정말 바라보면 저절로 머리가 숙어지는 기분이 들 겁니다.

아니군요?

너무 높아 머리가 숙어지는 게 아니라 젖혀지네요.

 

와우!!!

금으로 무슨 무슨 일을 한 겁니까?

지금 위의 사진을 통해 보시는 것은 세비야 대성당의 자랑거리인 주 제단입니다.

금으로 만든 제단이기에 앞을 쇠창살로 막아놓았습니다.

우선 주제단을 사진으로만 보고 나중에 다시 자세히 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제단 앞으로 성가대석이 있습니다.

하늘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듯합니다.

가만히 서서 눈을 감고 귀를 기울입니다.

 

드디어 들리기 시작합니다.

뭐가요?

젠장, 나이가 드니 들리는 것은 하늘의 음악이 아니고 이명입니다.

우리 나이가 되면 매미 소리는 물론 사이렌 소리에 물 흐르는 소리까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소리가 들립니다.

 

오늘 같은 아침에는 성가대가 없고 그 자리에서 아침 미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조용조용 바라만 보다가 발걸음을 또 옮겨야 합니다.

 

성당 안은 삥 둘러 많은 방이 있습니다.

예배당으로도 사용하고 성구를 보관하는 창고로도 사용하나 봅니다.

 

몇 곳은 박물관처럼 진열해 많은 사람이 참관하네요.

고야나 무리요의 성모 수태 등의 작품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귀중한 것이라 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큰 성당은 교황이 있는 바티칸의 산 피에르트 성당이고

두 번째는 런던의 세인트 폴 성당이라고 하더군요.

세비야 성당이 그다음으로 가로 116m, 세로 76m로 1401년 원래 모스크가 있던 이곳에 공사를 시작해

100년도 더 넘은 1519년에서야 완공했다고 합니다.

 

성당 내부는 이 성당을 만든 장인들의 솜씨가 그대로 묻어납니다.

요즈음처럼 건축 기술이나 장비가 발달했던 것도 아니고 첨단 공법으로 시공한 것도 아닌데

어쩌면 이렇게 거대한 성당을 지을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것을 주님의 역사라고 합니까?

 

또 많은 예술가가 이곳에 위대한 작품을 수없이 많이 남긴 것으로 알려졌답니다.

조각은 물론 그림도 대단합니다.

그러니 성당이라기보다는 갤러리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처음 이곳에 카테드랄을 짓기로 한 이유는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고 가톨릭 국가로 우뚝 서서 세상의 종말이

올 때까지 이곳에 다른 세력이 발을 디밀지 못하게 함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모스크가 있던 자리에 성당 건설을 했지 싶네요.

 

그래서 건축을 결정하는 자리에서 "여기 성당이 완성된 후 성당을 바라보는 사람이 우리에게 미쳤다고

이야길 할 정도로 디따 크게 지읍시다."라고 이야기했다는 후문이 들립니다.

정말 디따 큽니다.

그들이 미쳤다는 소리를 듣고자 했으니 미쳤다고 해야 하지 싶네요.

 

 

그때는 많은 돈이 들어 쓸데없이 크게 짓는다 했지만, 지금 스페인에서 제일 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많은 사람이 입장료를 내고 들어오니 성공인가요?

우리 부부도 다른 곳은 돈을 내며 들어가지 않았지만, 이곳만큼은 아끼지 않고 들어가려고 했으나

 그냥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다음 날 아침 산책을 나왔다가 두 번씩이나 또 잠시 들렀다가 갔으니...

 

이렇게 지었기에 지금의 관광 수입에 막대한 기여를 할 겁니다.

한 사람이 8유로의 거금을 내고 들어가도 불평 없는 성당을 만들었네요.

그래서 사람들은 이 성당을 "미친 자들의 성당"이라고도 부른답니다.

성당이라기보다는 내용물이 박물관에 가깝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신에 대한 이들의 정성은 우리 같은 사람은 정말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러나 과연 신이 존재할까요?

얼마 전 네팔에 발생한 지진이라는 자연재해를 볼 때, 신들의 나라에서조차 너무 큰 재난을 당했습니다.

이럴 때는 신이 너무 야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