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비야 골목길 풍경

2015. 9. 23. 08:00스페인 여행기 2014/세비야

세비야는 10월 21일부터 3박 4일 동안 머물렀기에 여유가 있었네요.

이 기간 동안 에스파냐 광장처럼 시간을 달리해 여러 번 다녀온 곳도 있고 그냥 지나치듯 구경한 곳도 있기에 

일자별로 여행기를 올리는 일이 무의미해 세비야 이야기는 장소별로 정리해 올려보려고 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먹는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여행 중 먹는 물은 필수입니다.

왜 물 먹는 이야기냐고요?

스페인에서는 생수로 알고 산 물이 탄산수일 경우가 있어 주의를 기울여 사야 합니다.

GASOSA라고 쓴 것은 탄산수로 약간 레몬 향이 나는 달달한 물로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호불호가 확실한 물입니다.

탄산수가 싫은 사람은 물 사는 일도 신경써야 한다는 말이네요.

 

우리가 묵었던 숙소는 아침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 저렴한 숙소였습니다.

그래서 아침마다 여행 시작 전에 다니다 아무 곳이나 들어가 간단하게 해결하며 다녔습니다.

슈퍼에 들려 깨끗하게 조리된 채소와 과일 샐러드를 준비하고 요구르트를 사서 섞어 먹으면

섬유소 흡수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먹고 다니면 장기간 여행 중에 있을 불편한 위장을 다스릴 수 있어 좋습니다.

 

스페인은 아침 식사를 대체로 간단히 하나 봅니다.

빵 하나에 커피와 수모 나투라라고 하는 바로 짠 신선한 생과일주스를 마시나 봅니다.

간혹 병에 든 공장제품 주스를 주는 곳도 있기는 했지요.

여행 시작 전에 이렇게 간단하게 먹으며 지도를 놓고 오늘 일정을 상의합니다.

 

우리는 슈퍼를 자주 이용했습니다.

물론 물도 사야 하고 과일도 사고 요구르트에 채소까지 사 버무려 샐러드로 만들어 먹고 다녔습니다.

손질한 과일은 그냥 먹을 수 있어 편리합니다.

장기간 여행을 하려면 속이 편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채소와 과일 그리고 요구르트를 많이 먹어야 합니다.

 

스페인 음식 중 빠예야라고 하는 음식은 우리 입맛에 아주 잘 맞는 음식이었습니다.

그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지역에 따라 많이 다르지만,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남부지방이 빠예야를 잘한다 합니다.

빠예야란 위의 사진처럼 철판 냄비에 쌀과 해물을 함께 끓인 해물 볶음밥과 비슷한 음식입니다.

 

위의 사진은 먹물 빠예야라고 오징어 먹물로 끓인 것입니다.

빠예야라는 음식은 무어인의 음식으로 이곳에 자리 잡고 지금은 스페인 전통의 음식이 되었다고 하니

스페인은 건축양식이나 음식은 물론 생활방식을 포함해 뼛속까지 무어인의 존재가

각인되어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빠예야는 보통 양이 제법 많아서 우리나라 사람은 하나를 시켜 두 사람이 먹어도 충분한 양입니다.

물론 저들은 혼자 다 먹을 것 같습니다.

대체로 빠예야 가격은 식당마다 모두 다르지만, 10-20유로 정도 했지 싶네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거의 모든 식당은 내부보다는 외부에 식탁을 더 많이 두고 영업합니다.

어떤 곳은 안에서 식사하는 것과 달리 밖에서 식사할 때 조금 더 비싸다고 하지만,

이번 여행을 하며 그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서비스에 더 번거로워 그럴까요?

 

길가에 식탁을 두면 사실 지나다니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이들에게는 이런 방법이 살아가는 생활이니 문제 되지는 않겠지요.

 

그리고 고객 대부분은 실내보다는 실외를 더 선호하지 않나 생각되네요.

스페인 여행에 자주 만나는 광장은 밤만 되면 식당의 식탁이 거의 모두 점령해버립니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되었지만, 그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그 또한 느낌이 다른 풍경으로 보이더군요.

 

낮에는 그나마 식탁이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밤만 되면 이면도로는 위의 사진처럼 식당의 독무대가 되지요.

 

도로 폭이 넓은 곳은 그나마 문제가 적지만, 좁은 골목길에서도 식탁이 골목길을 점령하지요.

처음에는 이런 곳에서 식사하는 게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이내 적응하며 다녔습니다.

적응이 아니라 즐기기까지 했다니까요.

 

저녁에는 식당을 돌며 이상한 차림으로 공연하는 사람도 많고 노래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들은 공연 전에 꼭 식당 주인에게 허락을 받는 듯하더군요.

우리보다 심야 문화가 더 발달한 나라가 스페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풍경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앉아 식사하는 일도 즐겁습니다.

위의 사진은 바로 세비야의 지표가 되는 카테드랄의 히랄다 탑이 보이는 골목길의 식당입니다.

이런 곳은 뷰 가격이 포함돼 약간 더 비싸지 않을까 했지만,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스페인어를 모르는 우리 같은 여행자는 제일 힘든 일이 바로 음식 주문입니다.

언어를 몰라도 눈으로 보고 이동하는 문제는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숙소 정하는 문제도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골목길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 식당 메뉴 꽂이에 위의 사진처럼 우리 한글이 보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발걸음을 멈추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마침 점심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세비야에서는 메뉴에 한글이 표기된 식당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집의 주인이나 종업원이 우리말을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이 정도의 표기만으로도 얼마나 음식 주문이 쉬운지 모르겠습니다.

佳人은 음식을 가리지 않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육식을 하지 않는 울 마눌님은 이때가 가장 조심스럽죠.

 

그 음식점은 CASA LA VIUDA라는 곳이었습니다.

우리말로는 미망인의 집이라는 음식점입니다.

아마도 어느 한국인이 이 집에 들러 우리말을 알려주고 적어주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세비야에 들리시면 이 집을 한번 찾아보시면 메뉴 공포에서 해방되실 수 있겠네요.

구글 지도에 위의 상호를 입력하면 지도상에 나타납니다.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이라 사진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바로 조금 전 카메라의 문제가 생겼네요.

메모리가 찍은 사진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꾸 오류라고 뜹니다.

식사를 마친 후 돌아다니다 어느 중국인이 운영하는 가게에 들러 8기가 메모리를 20유로에 샀습니다.

 

한글이 표기된 식당은 메모리를 새로 사기 위해 다니다가 발견한 식당입니다.

이 식당의 위치를 지도에 찾아보았습니다.

누에바 광장 부근으로 골목길 안으로 들어가면 보입니다.

 

카메라 메모리 카드를 산 곳은 누에바 광장에서 카테드랄로 이어지는 큰길 가에 있는 가게로

중국인이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그 가게가 있는 옆 건물은 아드리아틱 빌딩으로 위의 사진처럼 아주 멋지고 예쁜 건물이 있습니다.

 

스페인, 특히 코스타 델 솔이라는 지중해와 가까운 곳을 여행하다 보면 아랍풍의 건물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런 건물을 만나면 가던 길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봅니다.

출입문과 창문 장식이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우리 눈에는 분명 특이한 장식의 건물이 아니겠어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이란 우리가 목적했던 곳에 도착해야 행복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여행하는 과정마다 모두 행복을 느끼는 겁니다.

살아가는 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우리가 삶의 목표로 했던 것을 이루어야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도중에 겪는 모든 일에서 행복을 느끼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