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루이사 공원, 아메리카 광장 주변

2015. 9. 18. 08:00스페인 여행기 2014/세비야

세비야 고고학 박물관(Museo Arqueológico de Sevilla)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면 바로 앞에

멋진 건물이 보이는데 세비야 민중 예술과 풍습 박물관(Museo de Artes y Costumbres Populares)

이라는 긴 이름의 박물관 건물이라고 하네요.

이 건물은 무데하르 전시관으로 무데하르 양식이란 이슬람과 스페인의 혼합 양식으로 기독교의

지배 아래 이슬람교도들이 만든 양식으로 오직 스페인에만 있는 양식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리고 두 건물 사이에는 아름다운 광장이 하나 있는데 아메리카 광장이라고 하네요.

바로 여기에서 1929년 이베로아메리카 박람회가 열렸다고 하고 바로 근처에 있는

에스파냐 광장과 더불어 함께 조성된 곳이 아닌가 합니다.

 

그 광장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야외학습이라도 하는 가 봅니다.

답답한 교실을 벗어난 수업은 무척 자유롭습니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지도로 스케치를 하나 보네요.

 

잠시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가 그린 그림을 보여달라고 하니 보여준 그림입니다.

초등학생의 실력치고는 대단하지 않나요?

아닌가요?

원래 이 정도는 초등학생 대부분이 그릴 수 있나요?

바로 앞에 보이는 무데하르 양식의 건물을 그렸습니다.

 

우선 이곳의 위치부터 알아봅니다.

제일 위의 세비야 대학이 보이고 그 옆에 표시된 프라도 데 산 세바스티안 버스 터미널이

보이는데 이 터미널은 세비야에서 론다로 가는 버스 타는 곳이고요.

그 아래가 유명한 에스파냐 광장이 보이고 더 아래로 내려가면

아메리카 광장과 박물관 두 개가 있습니다.

마리아 루이사 공원은 그 크기가 무척 넓습니다.

 

아름다운 마리아 루이사 공원을 중심으로 구경하렵니다.

여기는 삭막한 도시풍경과는 다른 숲 속으로의 산책을 할 수 있는 곳이죠.

누구는 또 에덴동산이라고 했을 겁니다.

 

원래 이 공원은 산 텔모 궁전의 정원이라는데 주인이었던 마리아 루이사 페르난다라는

공작부인이 시민을 위한 정원으로 기증하며 지금의 공원이 되었다네요.

 

물론, 이베로아메리카 박람회를 위해 재단장하며 처음의 궁전 정원의 모습은 많이 사라졌다고

하고 입장료는 없고 아무나 산책할 수 있는 그런 공간입니다.

이베로아메리카라는 말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아메리카 대륙의 나라를 통칭하는

단어라고 하니 스페인이 갑질하던 시대에 생긴 말이기도 하지요.

 

위의 사진이 바로 아메리카 광장이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비둘기가 무척 많습니다.

비둘기 먹이를 파는 사람도 있네요.

꽃도 많습니다.

 

분수대도 보이고요.

우리가 방문한 시절은 가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장미가 지천으로 피어있어 무척 느낌이 좋은

산책을 할 수 있었고 점심시간에는 주변에서 점심거리를 준비해

이곳에 와서 쉬면서 먹고 가도 됩니다.

세비야 주민은 그리하더군요.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에스파냐 광장과 함께 있는 곳이지만,

여기까지 오는 관광객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사실 깨진 타일 조각을 이어 붙여 약간은 퍽퍽한 에스파냐 광장과는 다르게 여기는 꽃도 보이고

푸름이 있고 쉬며 산책할 수 있는 이곳이 더 좋은데 말입니다.

우리나라 패키지 관광객 대부분은 빡빡한 일정에 에스파냐 광장만 들려 증명사진

찍을 시간밖에는 없기에 이곳은 들리기 쉽지 않을 겁니다.

 

잠시 돌아보다 보니 타일로 만든 벤치가 있네요.

이곳의 타일문화는 자주 볼 수 있기에 특별한 모습은 아니지만,

여기는 눈길을 끄는 곳이네요.

왜?

그 벤치에는 익숙한 그림이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스페인의 자랑거리인 세르반테스의 소설인 돈키호테를

그림으로 그려놓았네요.

이런 방법도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우리 같은 사람은 그림으로 대강 짐작할 뿐이지만, 스페인의 학생들에게는

 무척 유익한 공부 자료가 될 수 있지 않겠어요?

여기에 앉기만 해도 저절로 돈키호테라는 소설책 한 권을 모두 읽은 기분이 들겠습니다.

 

우리에게는 스페인 광장 때문에 조금 덜 알려졌지만, 스페인 광장이 도자기 깨진 것 같은

삭막한 분위기라면 여기는 마치 에덴동산 같은 아름다운 곳이네요.

 

원래는 산 텔모 궁전의 부속 정원이었다는데 안주인이었던 마리아 루이사 페르난다 공작부인이

시민을 위해 기증한 곳이라 하니 공작부인은 마음씨도 곱습니다.

그렇기에 더 아름답지 않나요?

 

어디 그뿐인가요?

바로 옆에 있는 아메리카 광장도 스페인 광장과는 또 다른 맛이네요.

그야말로 스페인 광장과는 서로 자웅이라도 겨누는 풍경입니다.

인공적인 아름다움과 자연적인 아름다움으로 말입니다.

 

여유롭게 낮잠을 즐기는 길고양이입니다.

장식으로 설치한 도자기 위에 냉큼 올라가 우아하게 낮잠을 즐기고 있네요.

자기가 무슨 꽃 고양이라고...

예술의 나라 스페인 세비야는 이렇게 고양이마저도 달라도 뭐가 다른가 봅니다.

 

이곳은 오히려 수목이 우거져 더 멋지다는 느낌이네요.

이 지역이 박람회를 개최하며 이렇게 많은 정원을 만들어 시민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게 되었다네요.

 

사람이 많지 않아 위험하지 않겠느냐고요?

위의 사진처럼 기마 경찰이 수시로 순찰을 하기에 전혀 위험한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무데하르 양식의 건물은 서구의 건물 양식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장식의 문양과 색깔이 완전하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유럽과 이슬람의 건축문화가 결합한 양식이 무데하르라고 하는데

이 말은 비빔밥 양식이나 짬뽕 양식이라고 해도 되겠네요.

비록, 그런 혼합된 양식이지만, 그 나름의 특이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보입니다.

 

나중에 그라나다에 가서 이슬람 건축의 백미라는 알람브라 궁전을 보았습니다.

정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

어리석은 사람은 대충 책장을 넘기지만, 현명한 사람은 공들여서 읽는다.

그들은 단 한 번 밖에 읽지 못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장 파울 -

여행도 한 권의 책과 같다.

어리석은 사람은 대충 훑어보고 지나지만, 현명한 사람은 마음에 담아 가며 돌아본다.

그들은 단 한 번 밖에 이곳을 오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