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누스(Venus) 상이 있는 세비야 고고학 박물관(Museo Arqueológico de Sevilla)

2015. 9. 15. 08:00스페인 여행기 2014/세비야

여인의 얼굴이 보입니다.

뒤로 묶은 머리 모양에서 우리나라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코가 깨진 관계로 못생긴 여인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이런 상상을 하며 자세히 들여다보니 어멈!!!

우리가 비너스라고 하는 베누스(Venus)의 얼굴이랍니다.

천하의 베누스라도 이목구비 중 하나만 어그러져도 이렇게 못난 여인으로 보이네요.

 

로마나 이곳에서는 우리가 미인을 일컫는 말인 비너스가 아니라 베누스라고 불러야 할까요?

그리스에서 아프로디테라고 불렀던 미의 여신이 로마로 넘어오며 베누스의 여신이 되었지 싶네요.

 

비너스라고 하면 바로 아름다움의 대표선수로 미의 여신이 아니겠어요?

이곳에 전시한 비너스 두상은 기원후 117-138년경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아드리아누의 여신 비너스 동상의 머리라 합니다.

그럼 몸뚱어리는 어디로 갔을까요?

아무리 바빠도 비너스의 몸은 보고 가야 하지 않겠어요?

 

한 몸매 한다는 비너스가 여기 있습니다.

비너스의 아름다운 나신을 감상해보세요.

대리석으로 만든 석상은 바다에서 막 솟아오르는 형상이라 합니다.

원래 처음 발견된 이탈리카에는 모조품이 있고 진품은 바로 이곳 고고학 박물관에 보관했습니다.

서양에서는 예술깨나 한다는 사람에게 베누스는 좋은 작품 소재가 되었을 겁니다.

 

이곳 세비야 고고학 박물관(Museo Arqueológico de Sevilla)에 전시한 유물 대부분은 세비야에서 그리 멀지 않은

산티폰세(Santiponce)라는 지역에 있는 로마의 고대 도시인 이탈리카(Italica)에서 발굴한 유물을 보관한 곳입니다.

물론 다른 곳에서 발굴한 유물도 전시했겠지만...

세비야에 왔다면 잠시 짬을 내어 이곳 박물관을 들려보는 일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탈리카의 위치는 위의 지도에서 보시듯 세비야에서 7km 떨어진 산티폰세에 있습니다.

세비야에서 무척 가까운 북서쪽에 있네요.

우리가 메리다에서 올 때 내렸던 세비야 아르마스 버스 터미널에서 다리를 건너 잠시 걷기만 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죠.

 

그곳에는 우리가 다녀온 메리다처럼 로마 시대의 기본 시설인 원형 경기장부터 로마 극장 등 모든 시설은 물론

상하수도 시설까지 완벽하게 그대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로마가 위대하다고 생각되는 점이 도시를 건설할 때 도시 구성에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모두 기본적으로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이곳이 다른 곳에 비해 유명한 것은 바로 로마 제국 최전성기를 이룬 트리야누스 황제의 고향이기 때문이고

하드리아누스도 이곳에서 한때 자랐다 하니 로마 5현제 중 둘씩이나 배출한 유서 깊은 도시잖아요.

로마 황제를 배출한 도시라면 달라도 뭐가 다르지 싶네요.

 

이 도시는 로마와 카르타고의 전쟁인 2차 포에니 전쟁에서 로마의 스키피오는 4만 3천의 군사로

4만6천 명의 군사와 코끼리 군단까지 거느린 카르타고의 한니발 군을 자마 전투에서 무찌르고 이베리아 반도를

장악하게 되며 당시 출정했다가 부상당한 로마 병사를 이곳에 남겨 휴양도 하며 도시를 건설하게 함으로

 도시 이름은 이탈리아의 도시라는 의미로 이탈리카라고 정했다 합니다.

이름이 이탈리카라고 정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당시 로마가 만든 이탈리카라는 도시는 로마의 퇴진과 더불어 점차 쇠퇴하며 이곳 세비야에 새로운 도시가

만들어지며 번창하게 되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하지요.

도시가 이렇게 산티폰세에서 세비야로 바뀐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과달키비르 강의 흐름이 바뀌었기 때문이랍니다.

이탈리카 옆을 흐르던 과달키비르 강이 자연재해로 말미암아 지금의 세비야로 물길이 바뀌자 이탈리카에 살던

주민들이 한 사람씩 그곳을 떠나 이곳 세비야로 이주하게 되었겠지요.

 

이렇게 버려진 도시로 남게 된 이탈리카는 버려졌기에 오히려 당시 모습이 그대로 남게 된 이유가 아니겠어요?

세월이 흐르며 도시도 물과 함께 번창하기도 하고 쇠퇴하기도 하며 변하나 봅니다.

인간은 자연조건을 떠나 살기 어려운가 봅니다.

 

어제 세비야에 도착해 잠시 밤에 야경을 구경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울 마눌님이 피곤해하기에 중간에 헤어져 먼저 들어가라고 하고 혼자 늦게까지 사진 찍으며

다니다 돌아오니 마눌님이 숙소를 찾지 못해 몇 시간을 헤매다 겨우 찾았다네요.

 

사람에 따라 길눈이 어두운 사람이 있고 밝은 사람이 있나 봅니다.

佳人은 개인적으로 지도만 보면 대강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고 지금까지 해외여행을 여러 번 하며

모두 어렵지 않게 원했던 곳을 헤매지 않고 찾아다녔습니다.

부부란 이런 면에서도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우기 위해 같이 다녀야 하나 봅니다.

 

오늘부터는 세비야의 몇 곳을 하나씩 두 발로 걸어서 찾아다니며 제대로 구경하려고 합니다.

세비야라는 도시는 스페인에서는 큰 도시라고 하지만, 유적지나 구경거리는

대부분 걸어 다닐 정도의 거리에 있습니다.

오늘은 2014년 10월 22일 수요일의 이야기를 하는 중입니다.

어제 너무 힘들게 숙소를 찾아온 마눌님을 숙소에 그냥 쉬라고 하고 혼자 일찍 일어나

먼저 고고학 박물관을 찾아갑니다.

 

박물관의 위치는 에스파냐 광장 건너편에 있는 마리아 루이사 공원 남쪽 끝에 있습니다.

입장료는 1.5유로로 무척 저렴합니다.

미의 여신인 비너스를 만나는 가격치고는 너무 저렴하지 않나요?

게다가 학생은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하니 학생들은 시간이 허락하시면 들어가 보는 게 좋겠네요.

 

개인적으로 고고학에 지대한 관심이 있어서가 전혀 아니고 마눌님과 함께 다닐 곳을 빼고

혼자 일찍 다녀올 수 있는 곳이기에 고심 끝에 선택한 곳입니다.

박물관을 가려면 그 유명한 에스파냐 광장을 지나서 가야 하지만, 나중에 다시 에스파냐 광장에 와야 하기에

그곳 이야기와 사진은 나중에 다시 올리기로 하고 오늘은 그냥 지나칩니다.

사실, 어제저녁에 야경을 보기 위해 다녀간 곳이기도 하고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세비야 고고학 박물관(Museo Arqueológico de Sevilla)은 처음 1929년

라틴 아메리카 박람회의 대회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은 건물로 지금은 고고학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네요.

 

고대부터 중세시대까지의 유물을 주로 전시했는데 1층과 지하 1층이 전시실이네요.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으니 한번 휘이이익 둘러보고 가는 것도 좋겠습니다.

우리 같은 비문명인도 구경했는데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없음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정말 두려워해야 할 일은 잘못 알고 있는 틀린 정보입니다.

세상 어디나 36.5도의 따뜻한 피를 지닌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잘못 알고 있는 정보만 믿고 행동하느니 차라리 현지인에 손을 내미는 게 더 확실합니다.

여행이란 원래 미지의 세상으로 떠나는 일이기에 알지 못하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