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야누스 황제 석상과 디아나 신 그리고 제우스의 손

2015. 9. 16. 08:00스페인 여행기 2014/세비야

 

위의 사진에 손이 보입니다.

다소곳한 모습에 마치 어느 여신의 모습으로 보이네요.

누구의 손일까요?

여신의 손이 아니고 로마에서는 주피터라고 부르는 신의 지존이라는 제우스 신의

손이라고 하는데 천하의 제우스라도 세월이 흐르니 몸은 모두 사라지고 손만 남았나 봅니다.

 

 

이번에는 발이 보입니다.

누구의 발일까요?

그것은 佳人도 모릅니다.

청동으로 만든 기마 동상 대부분은 사라지고 왼발만 남았나 봅니다.

만약 사람의 발이라면 엄청나게 큰 거인의 발이 분명합니다.

 

 

오늘은 세비야 고고학 박물관(Museo Arqueológico de Sevilla)의 전시품 중 눈에 띄는

몇 작품을 더 구경합니다.

이곳에는 미의 여신 비너스도 보이고 트리야누스 황제상과 세비야 근처의 이탈리카라는 곳에서

발굴한 히스파니아 여신의 두상, 바쿠스의 승리를 묘사한 모자이크화 등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모두 진품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벌거벗은 나신은 트리야누스 황제라고 합니다.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에나 나올 법한 모습인가요?

당시 로마에서는 황제가 죽으면 신으로 격상시켰다고 하더군요.

그때는 신을 표현하는 방법으로는 알몸으로 만들었나 봅니다.

모조품은 이탈리카 유적지에 있고 여기 위에 보이는 게 진품이랍니다.

고추는 사라졌지만, 너무 사실적으로 표현했지 싶네요.

 

 

몸을 보니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모습입니다.

과연 황제의 몸이 저런 탄탄한 복근을 지닌 근육질의 사내였을까요?

젊은 시절은 그리했겠지만, 세월이 흐르며 탐욕에 찌들어

나잇살에 축 처진 몸매가 아니었을까 생각하며 혼자 웃었습니다.

 

 

신이 되기 위해서는 알몸이 되어야 하는 현실에 황제도 부끄럽지 않았겠어요?

죽은 후라서 크게 문제 삼지는 않았을 겁니다.

아닌가요?

신이 되기 위해서라면 벗는 일도 마다치 않았을까요?

그의 두상도 로마 극장 터에서 발견되어 이곳에 모셔두었습니다.

 

 

석상 대부분은 머리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후대 다른 세력이 지배할 때 먼저 세력의 기를 꺾는다고 머리를 자르고

숨통을 죈다고 코를 깨버린다고 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하는 짓은 비슷하지요.

그런데 고추는 왜???

아마도 기를 없애고 후손이 태어나는 것을 예방하고 후세에도 다시 득세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은 아닐까요?

 

 

종교가 개입하면 IS처럼 더 큰 재앙이 일어나고요.

당시 석상을 만들 때 몸통과 머리는 따로 만들어 붙이는 게 통상적이랍니다.

그러다 보니 세월이 많이 지나면 저절로 떨어지기도 했을 것이고요.

 

 

그리스에서 아르테미스라고 부르는 디아나 신입니다.

로마가 도시를 건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만든 게 바로 디아나를 모신

디아나 신전이 아니겠어요?

코린트 기둥 사이에 있는 모습은 이탈리카의 로마 극장에 있던 모습 그대로 재현해놓았는데

물론 그곳에는 모조품이 전시되었고 진품은 지금 보시는 석상이 진품입니다.

 

 

코린트식 기둥의 특징은 바로 아칸서스라는 식물의 잎으로 장식한 기둥머리 부분입니다.

흔히 신전이나 건축물에서 사용했던 양식이 크게 세 가지 정도로 구분하지요.

코린트식이 가장 날씬하고 그다음 이오니아식이고 파르테논 신전을 떠받친 기둥은

제일 튼튼하고 뚱뚱한 것이 도리아식이라 했나요?

 

 

코린트식은 기둥의 길이가 지름의 10배라 하고 이오니아식은 8배

그리고 도리아식은 6배라고 하더군요.

6배란 남성을 기준으로 6등신에서 따온 것이고 8배란 여성의 신체구조인 8등신을

기준 삼았다고 하는데, 보기에는 제일 날씬하고 기둥머리를 아름답게 장식한

코린트식이 제일 예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기둥이 점차 얇아지는 것은 건축 기술의 발달과도

무관하다고 할 수 없을 겁니다.

 

 

멋진 모자이크 작품 하나 보고 갑니다.

위의 모자이크는 바쿠스의 승리라는 작품입니다.

바쿠스는 술의 신으로 우리가 박카스라고 부르는 신입니다.

상태가 탁월해 아직도 그때 제작 당시의 모습으로 남아있습니다.

 

 

바쿠스(Bacchus)는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술의 신이라죠?

그리스에서는 디오니소스라고 했던가요?

우리나라에서는 피로회복제 드링크의 대명사로 불리지요?

 

 

바쿠스 신의 축제에서 춤을 추는 여인의 모습입니다.

원통으로 만든 대리석에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부조로 장식했습니다.

너무 취했나요?

옷이 다 벗겨져도 모르고 즐기고 있네요.

 

 

로마의 유물에는 황제는 물론 신화 속에 등장하는 신의 모습도

조각으로 남겼을 뿐 아니라 일반인의 모습도 그대로 남겼다는 점입니다.

그 모습이 사실적이라 놀라움을 줍니다.

가운데 있는 남자의 얼굴에 보이는 큰 사마귀 같은 것도 그대로 표현했네요.

이런 조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치 그들이 후세에 무엇을 알리려는 암시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며 아니면 로마 제국 반상회 참석자의 모습은 아니겠죠?

 

 

위의 모자이크는 로마 시대에 즐겼던 전차 경기의 모습을 모자이크로 만든 것입니다.

세 마리의 말이 끄는 역동적인 모습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요.

이런 당시의 모습을 벽을 장식하는 모자이크로 만들었기에

지금도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잖아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마음이 없으면 눈으로 보아도 보이지 않고

귀로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

더군다나 문화가 다르고 민족이 다른 곳을 여행하며

마음을 열지 못하면 보고 들어도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