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코 피사로의 고향 트루히요 가는 길

2015. 7. 21. 08:00스페인 여행기 2014/트루히요

위의 사진은 트루히요의 중심 광장인 마요르 광장 한가운데 시내를 굽어보며 서 있는

청동으로 만든 기마상인데 말 근육을 보니 아주 다이내믹한 모습입니다.

스페인 정복자가 들어가기 전까지 당시 남미에는 말이 없었다 합니다.

그렇다면 스페인에서 말을 배에 실어 남미로 옮겼다는 말이 아닌가요?

어디 말뿐이겠어요?

무서운 맹견도 끌고 들어가 두 짐승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저런 모습으로 잉카 제국에 나타나니 말을 처음 본 잉카 사람들의 눈에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마라는 켄타우로스(Centauros) 또는 센토(Centaur)처럼 생각되고 그들

전설에 하늘에서 내려오리라는 그런 신으로 생각되어 처음에는

거부감 없이 쉽게 받아들였지 싶네요.

게다가 무서운 개까지 데리고 나타났으니...

 

올려다보니 카리스마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저런 모습을 처음 보는 사람은 정말 저절로 주눅이 들 것 같습니다.

넌 누구냐!

 

바로 이 사람이 탄 저 말의 발굽에 페루의 잉카문명이 사라졌다지요?

네. 그렇습니다.

여러분도 알고 있는 잉카문명의 종결자 바로 프란시스코 피사로의 동상입니다.

 

당시 잉카제국 쿠스코에서는 피사로가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섭고 곶감보다도 더 흉악한

인물이었을 것이기에 쿠스코에서는 어린아이들이 울기라도 할 때 피사로가 온다고 하면

울음을 뚝 그쳤을 겁니다.

오늘 그가 태어나 젊은 시절까지 보냈다고 하는 트루히요라는 시골을 찾아갑니다.

 

2014년 10월 20일 오늘은 카세레스를 떠나 트루히요로 가며

정복자의 삶을 잠시 생각해 봅니다.

그곳을 찾아가는 이유는 바로 피사로가 트루히요에서 태어났다고 해 찾아갑니다.

어제저녁 숙소 주인으로부터 얻은 정보로 말미암아 두 도시 사이의

버스표를 왕복으로 끊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카세레스에서 트루히요로 넘어가 오전 중에 구경을 끝내고 오후 일찍

메데인으로 넘어가 구경하고 저녁에 메리다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트루히요와 메리다 간에

일반 차편이 없다고 하여 일정을 변경했습니다.

바로 멀지 않은 이웃 도시지만, 스페인은 우리와는 다르게 대중 교통편이 불편합니다.

버스 터미널에는 우리 외에는 이동하는 사람조차 별로 없이 한가합니다.

 

배낭은 숙소에서 무료로 보관해준다고 해 그렇게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숙소는 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10분 정도밖에 안 되는 거리라 이런 점은 편리합니다.

원래 예약 앱을 통해 예약할 때 아침 식사 포함이라고 했는데 식사제공은 되지 않는다 하며

따뜻한 커피 한 잔 주네요.

 

울 마눌님은 커피를 먹지 않아 혼자 마시고 출발합니다.

10시 15분 출발한 버스는 메세타 고원의 넓은 들판 사이로 난 길을 따라 45분 만인

11시에 목적지인 트루히요에 도착합니다.(편도 3.68유로)

 

가는 길은 역시나 메세타 고원지대라 평야뿐입니다.

탐이 날 정도로 끝이 보이지 않는 엄청난 대평원입니다.

정말 드문드문 농가가 보입니다.

저런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너무 고독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우리 눈에는 축복의 땅으로 보이지만,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안 축복의 땅이라고 하네요.

나무조차도 자라지 못하는 그런 척박한 땅으로 겨우 목축업을 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땅이 푸석한 곳이라 예전에는 가축을 먹일 물조차 변변히 없었다고 하니 안타깝네요.

 

지금은 곳곳에 웅덩이를 파 물을 가두어 사용하고 지하수를 개발해 물을 끌어올려

간신히 가축에 물을 공급한다 하네요.

물이 부족해 나무조차도 제대로 자리지 못하는 땅은 정말 쓸모없는 곳이지 싶네요.

이런 곳에 살았던 젊은이들은 이곳이 진절머리 나도록 싫었을 겁니다.

자신을 세상에 낳아준 부모를 원망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트루히요는 정복자의 동네로 은의 길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로마가 이 지역을 지배했을 때도 덕도 보지 못했던 촌구석이었지 싶습니다.

카세레스에서 약 45분 걸리며 하루 8-10회 버스가 운행하기에 접근은 카세레스가 가장

편리했으며 이런 대평원 한가운데 위의 사진처럼 약간 솟은 언덕이 보입니다.

마치 망망대해 한가운데 외롭게 떠 있는 작은 섬처럼 말입니다.

 

카세레스를 떠난 지 40분 정도 지나면 지금까지 보았던 풍경과는 조금 다른 풍경을 보실 겁니다.

메세타 고원에서도 약간 솟아오른 돌산이 보이고 그 위에 웅장한 알카사바가 보이면

트루히요에 거의 도착한다는 의미입니다.

정말 오는 내내 평지만 보다가 이곳에서 유일하게 위의 사진처럼 언덕을 볼 수 있습니다. 

 

버스 터미널에서 구시가까지 걸어서 5분 정도밖에는 걸리지 않습니다.

버스 터미널에서 내려보면 위의 사진처럼 언덕이 보이고 그 위에 알카사바라는 성채가 보입니다.

그러니 어디로 가느냐고 물어볼 일도 없고 그냥 그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면

바로 찾아갈 수 있습니다.

 

아무리 골목길이 복잡해도 모든 골목길은 한곳으로 통합니다.

바로 그곳이 트루히요의 구시가지에 있는 중심 광장인 마요르 광장입니다.

 

마요르 광장 한구석에 우리 같은 관광객을 위해 있는 곳.

비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뚜리스모 오피시나 데 인포르마시온입니다.

유럽에서는 중심광장 어디나 관광객을 위한 여행자 안내소가 있지 싶습니다.

 

오늘 저곳에 들려 이곳 트루히요에서 중점적으로 보아야 할 곳과 어떻게 골목을 걸어 다녀야

효율적으로 구경할 것인가에 관해 물어보렵니다.

콕콕 찍어달라고 했더니 볼펜으로 정말 콕 찍어 알려줍니다.

 

유럽 여행에서 어디나 이런 관광객을 위한 안내소가 있고 무료로 지도도 얻을 수 있지만,

혹시 스페인처럼 시에스타 시간이 있는 곳은 미리 그 시간을 알아야 도움을 받을 수 있네요.

아침 일찍 출발한 덕분에 오늘은 제대로 영어로 된 지도를 얻었습니다.

사실, 한국어 지도가 큰 도움이 되겠지만, 지금까지 구경한 적이 없네요.

 

휴대전화의 GPS로 이동하며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어느 정도 왔는지 알아봅니다.

그게 미리 내릴 준비도 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됩니다.

 

위의 우리가 있는 장소는 버스 터미널의 위치로 구시가지의 볼거리는 모두 북쪽에 있습니다.

그냥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모든 골목길은 마요르 광장으로 이어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제 트루히요의 중심에 도착했으니 오늘부터 이곳의 모습을 하나씩 찾아다니며 구경하렵니다.

지도도 얻었고 대강의 루트도 알려주어 찾아다니는 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트루히요는 워낙 작은 오래된 중세의 모습이라 구경거리가 한 곳에 몰려 있어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혹시 이 근처를 지나갈 기회가 있으면 여기는 잠시 들렀다가 가도 충분하지 싶네요.

개인적으로 널리 알려진 카세레스보다 생소한 트루히요가 더 좋았습니다.

반나절만 투자하면 충분한 곳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