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보라 디아나 신전(Templo Romano Évora)

2015. 6. 9. 08:00포르투갈 여행기 2014/에보라

위의 사진은 에보라 시청사입니다.

시청사를 찾은 이유는 佳人의 행적을 신고하기 위함이 아니라

청사 건물 아래 로마 시대의 물 저장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매정하게도 문이 굳게 닫혔네요.

 

그렇습니다.

바로 오늘이 토요일로 휴무일입니다.

유럽 여행은 이렇게 날짜를 제대로 잡지 못하거나 특히 낮잠 자는 시간에는 문을 닫는 곳이

많기에 계획을 세울 때 요일은 물론 방문 예정시각까지도 신경을 써야 하겠습니다.

 

오늘은 디아나 신전을 찾아본 이야기입니다.

관광안내소에서 받은 지도를 참고해 그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지랄두 광장 구경을 하고 왼편 골목으로 걸어 올라가면 시청사가 있고

조금 더 들어가면 디아나 신전이 있습니다.

 

골목 모습을 힐끗 들여다보면 대부분 저런 모습입니다.

수평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서로 무너지지 않게 하려고 그랬을까요?

이 마을의 건축 양식은 참 독특하네요.

 

수도교로부터 흘러온 물길을 가정마다 연결하기 위한 시설은 아닐까요?

혹시 지진에 대비해 무너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혼자만의 생각을 하게 됩니다.

좌우지간 특이한 모습이네요.

 

조금 더 걷다 보니 묘기 대행진.

저 차는 어떻게 저 골목으로 들어갔으며 어떻게 빠져나올까요?

통행인은 어떻게 지나갈까요?

佳人이 별걸 다 걱정하고 다닙니다.

유럽에서는 좁은 골목길 때문에 작은 차가 오히려 많지요.

 

이런 오지랖 넓게 고민하며 골목길을 빠져나갑니다.

이 길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휴대전화로 지도를 확인하니 방향은 제대로 가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골목 끝의 모퉁이를 돌아나가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입니다.

 

바로 디아나 신전입니다.

1.500년도 더 된 로마 시대의 유적이 아니겠어요?

조금은 실망스러운 모습이지만, 저 돌덩어리가 보통 돌덩어리와는 구별되는 돌이 아니겠어요?

어느 돌은 이렇게 유적으로 대우받고 보호되지만, 어느 돌은 그냥 뒹구는 돌입니다.

 

지금은 폐허로 보이지만 한때는 세상을 호령했던 로마 제국이 섬겼던 신전의 모습입니다.

물론, 이 모습과 이 정도의 규모는 아니었을 겁니다.

주변에 넓은 면적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신전이었지 싶습니다.

2세기 말에 이곳 아크로폴리스 언덕 위에 지은 신전입니다.

 

로마가 통치했던 지역마다 정형화된 도시 계획을 했을 것이고 가장 높은 곳을

아크로폴리스라고 부르며 디아나 신전을 세웠을까요?

화강암으로 지어 무척 견고하기에 지금까지도 그 흔적이 남아있지 싶습니다.

지금은 형태만 남았습니다.

 

그래도 기둥머리 부분의 아름다움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화강암 토대 3면에 세로로 지었습니다.

이런 기둥의 머리를 아칸서스라는 식물의 모습으로 조각했네요.

 

예전엔 이런 모습이었을까요?

사실 이 신전의 용도는 정확히 알려진 게 없다고 합니다.

다만, 사냥의 신이라는 디아나 신을 모신 곳으로만 생각한다고 하네요.

남아있는 자료가 없으면 추측뿐이겠죠.

 

2세기경 세운 신전으로 지금은 옛 영화는 바람이 되어 사라지고 14개의 코린트식 기둥만

남았으며 코린트 양식은 장식이 별로 없는 도리아식이나 양 머리 장식의 이오니아식과는 다르게

기둥의 양식 중 가장 아름답고 날씬한 모습이라고 하지요.

 

디아나는 원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르테미스 신이라지요?

다산의 상징이고 수렵과 숲의 여신 말입니다.

위의 사진은 예전에 터키의 에페소스를 갔을 때 찍은 모습입니다.

 

그리스 신이 로마 시대를 거치며 유럽으로 리모델링합니다.

그때 모두 이름을 바꾸게 되었지요.

디아나를 영어로 다이애나라고도 하지요.

그러니 야가 가입니다.

 

나중에 메리다라는 도시에 갔을 때도 디아나 신전을 보았습니다.

로마는 점령지마다 디아나 신전을 세워 무엇을 소망했을까요?

위의 사진을 보니 당시 신전을 쌓을 때 기초를 어떻게 다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EVORA를 우리말로는 에부라라고 발음해야 하나 봅니다.

이곳은 기원전 80년경 로마 장군 퀸투스 세르토리우스가 병영을 꾸리며

도시의 역사가 시작되었답니다.

 

그 후 오랫동안 로마의 군사도시로 발전해오다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이 에보라에 자치권을 부여했다 하네요.

1663년에서 2년간 스페인 영토로 편입되었다가 다시 포르투갈령이 되었다네요.

 

두 나라 국경 가까운 곳에 있는 도시로 많은 전쟁을 치렀고 또 내란을 피해 왕가가

피난도 했던 곳이기에 전쟁의 생활화가 예전부터 있어 삶과 죽음에 초월했던 도시였나 봅니다.

국경도시의 아픔이 아니겠어요?

 

에보라의 상징인 도시 문장에 잘린 머리 두 개가 있는 도시랍니다.

이러니 뼈 성당 정도는 애교로 보아야 하지 않겠어요?

 

디아니 신전은 로마가 이 도시를 건설하고 지배했을 때 만든 로마의 유적입니다.

아마도 이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유적이지 싶네요.

아래 사진은 이곳에서 보았던 야경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왜 로마는 이 시골 촌구석까지 진출하여 도시를 만들었을까요?

그것에 대한 의문은 스페인 에스트레마두라 지방을 여행하며 알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당시 로마가 경영했던 남북으로 이어진 은의 길에서 동서로 연결되는

주요 도로상에 있던 곳이라 이곳에 로마는 큰 도시를 만들었던 모양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곳에서 멀지 않은 스페인의 메리다는 작은 로마라고 부를 정도로 로마 시대의 유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로마 유적의 백화점과도 같은 곳이죠.

로마는 이렇게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할 때 규범에 의해 도시를 건설했고

비슷한 유적을 남겼지요.

로마의 위대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