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성당이라는 상 프란시스쿠 성당(Igreja de São Francisco)

2015. 6. 10. 08:00포르투갈 여행기 2014/에보라

비위가 약하신 분은 오늘 사진과 이야기를 보거나 읽지 않는 게 좋으실 것 같습니다.

노약자도 임산부도 어린아이도 삼가 주세요.

여행이 아름답고 감동적인 모습만 보고 다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가끔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의 다른 모습도 보여주잖아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이 무엇일까요?

 

아주 빽빽하게 정성 들여 천장까지 높이 쌓았습니다.

바로 사람의 뼈입니다.

벽은 물론 기둥까지도 뼈로 장식했네요.

그런데 듬성듬성 떨어졌습니다.

떨어져 빈 곳은 또 누구의 뼈로 채우렵니까?

 

모조품이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실제 사람의 뼈를 모아 저렇게 성당의 벽을 돌아가며 사방으로 쌓아두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설마 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찾아와 중고품일지라도 갈아 끼우라고 저렇게 하지는 않았겠지요?

오늘 그 불편한 진실 속으로 구경하러 갑니다.

세상은 정말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의 모습을 간혹 보여줍니다.

 

에보라는 로마 유적만 있는 게 아니랍니다.

관광객이 이 작은 마을을 찾아오는 이유 중 하나가 상 프란시스쿠 성당을 보기 위함입니다.

이 성당은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기에 유명한 곳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선 찾아가는 지도부터 보고 갑니다.

상 프란시스쿠 성당의 위치는 지랄두 광장의 남쪽 방향입니다.

 

광장 남쪽을 보면 위의 사진처럼 갈림길이 나옵니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로 가면 됩니다.

우리 같은 아마추어는 사람 많은 곳으로만 가면 실패할 확률이 가장 낮습니다.

 

워낙 작은 동네이기에 아무 골목이나 들어가 걷다 보면 성당 건물이 보일 겁니다.

이런 작은 마을은 골목길 투어도 좋습니다.

사람 사는 맛이 나기 때문이 아니겠어요?

 

잠시 골목길을 걷다 빠져나오면 바로 저 멀리 성당 건물이 보입니다.

지금은 공사 중이라 사진상 제대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성당이 바로 상 프란시스쿠 성당입니다.

 

우리가 찾는 뼈 성당은 상 프란시스쿠 성당이지만, 입구는 옆으로 난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성당 전체를 뼈로 장식하지 않고 하나의 방에만 장식했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문이 입구입니다.

입장료는 2유로입니다.

 

표를 살 때 사진을 찍겠느냐고 물어보는데 찍는다고 하면 1유로 추가입니다.

입장료만 있는 게 아니라 카메라를 소지하여 사진을 찍으려면 1유로를 더 내야 합니다.

이곳에 있는 뼈의 주인들은 성당에서 자신들의 여러 가지 뼈를 보여주는 대가로

2유로를 받는 것을 알고 있을까요?

안다면, 뭐라고 하겠어요.

그것도 사진까지 찍히면 1유로 추가되는 것도 말입니다.

여기서는 일반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엑스레이처럼 뼈만 보입니다.

 

우리야 순진하게 카메라를 들고 들어가며 1유로를 더 냈지만,

서양 사람들은 카메라를 숨겨 그냥 들어와 안에서

막 찍더군요.

돈을 낸 佳人은 그냥 찍는 데  돈도 내지 않은 그들은 카메라 플래시까지 터뜨리며...

 

이들은 이미 이 성당 입구에서 카메라를 들고 들어가면 1유로를 더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온 사람들이라는 말입니다.

혹시 나중에 여기를 오실 분이 계시면 카메라가 없다고 하고 들어오셔서 사진을 찍으세요.

성당 들어오는 입구에만 사람이 돈을 받기 위해 있고 성당 안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속 편하게 돈을 내고 편히 찍는 게 좋습니다.

 

상 프란시스쿠 성당은 다른 말로 뼈 성당 또는 해골 성당이라 부르는 곳입니다.

아마도 성당 중 가장 해괴한 성당이 아닐까요?

원래 뼈를 쌓아놓은 곳은 성당의 성단소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그곳은 성직자나 성가대가 앉는 제단의 옆자리였다고 합니다.

 

이 방은 처음에는 17세기 초에 성당 안의 별도의 예배 장소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곳에 뼈를 모아 둔 의미는 "WE BONE HERE, FOR YOURS AWAIT"라고 합니다.

그래요.

사람은 누구나 죽습니다.

먼저 죽은 자가 지금 산자를 향해 "언능 드루 와! 우리가 지금 당신을 지둘리고 있어~"라고

하는 듯하지 않나요?

 

위의 사진을 보니 빈자리가 보입니다.

저기는 누구의 뼈로 채울까요?

원래 이 성당 주변에는 무덤이 많았나 봅니다.

그런 무덤을 정리하며 성당을 늘려 짓다 보니 이렇게 짓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바닥에는 1808년 7월 29일 프랑스군이 에보라를 침공했을 때 반대했던

자신토 카를로스 다 실베리아 주교의 무덤이 있다고 합니다.

 

예배당 부지에 5천 구가 넘는 사람의 뼈가 묻힌 곳이라 그리 부르겠지요.

세상에는 이런 모습이 여기가 유일한 곳은 아니라 합니다.

이렇게 죽은 자의 뼈를 모아놓고 이를 바라보며 참 인생의 의미를 깨달으려고 했을까요?

죽고 나면 모두가 같아질 텐데...

생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그 한 조각 뜬구름이 사라지는 것이라 했습니까?

 

브레스트 월이라는 흉벽과 원뿔 모양의 원주, 거대한 아트리움 중앙 홀이 있습니다.

17세기경 지은 성당으로 성당 기둥과 벽면에 모두 해골과 사람의 뼈를 쌓아지었다는 게

특이하며 인간은 자신의 미래에 대하여 제일 확실하게 아는 게 바로 죽는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죠.

그러나 제일 모르는 게 역시 죽음입니다.

 

Bone collector라도 여기 사나요?

아니면 이곳의 신자는 살아생전 모두 자신의 뼈를 하나씩 성당에 기부하나요.

듬성듬성 빈자리가 있으니 혹시 여기 방문한 사람에게 하나 정도는

기부하라고 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佳人은 그냥 조용히 사진만 찍고 나가겠습니다.

 

여름철에도 이 성당에만 오면 아주 서늘할 겁니다.

기분이 썩 좋은 곳이 아니기에 이런 곳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도 있을 겁니다.

사실 울 마눌님은 유쾌하지 않을 것이라고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하는 일들을 저기 뼈로 변한 사람이 그렇게 하고 싶었던 일인지도 모릅니다.

여러분!

하시고 싶은 일이 있으시면 지금 하세요.

저렇게 뼈로 변한 후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뼈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도 돈은 다른 살아있는 사람이 받습니다.

죽음이란 우리 인간을 가장 슬프게 합니다.

그런데 인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는 우리가 말입니다.

 

시내를 걷다가 보았던 조형물입니다.

이 동네 사람들은 정말 왜 그러는 겁니까?

죽음과 삶에 대한 생각이 우리와는 남다른 민족이 분명한가요?

삶의 허무라도 느끼라는 말인가요?

태어난 일과 죽음 사이에 우리가 느끼는 시간은 찰나입니다.

정말 긴 시간이라고 생각했지만, 영겁의 세월 속에 찰나가 맞습니다.

 

세상은 우리처럼 아둔한 사람이 살아가기에는 그리 만만한 곳이 분명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게 우리가 이 세상에 온 가장 중요하고 큰 이유일 테니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에보라는 참 이상한 동네입니다.

터미널에서 구시가지로 걸어올 때 보았던 엄청난 크기의 공동묘지 하며

삶과 죽음을 초월한 동네처럼 생각되네요.

그곳은 땅속에 묻혔지만, 여기 상 프란시스쿠 성당은 깨끗한 상태로 정리되어 쌓여있다는 게 다를

뿐이며 이렇게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살아가는 곳으로 죽은 자는

여기서 산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WE BONE HERE, FOR YOURS AWAIT"

빨리 오라고...

삶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입니까?

 

포장마차에 답이 있습니다.

삶은?

삶은?

삶은 달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