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래된 유적의 도시 에보라

2015. 6. 8. 08:00포르투갈 여행기 2014/에보라

리스본 동남쪽에 있는 에보라라는 도시는 로마 제국의 유산이 많이 남아있기에

박물관의 도시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교통이 불편해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은 아니지 싶네요.

당시에 로마는 이곳을 군사기지로 이용하기 위해 성벽을 쌓고 많은 건축물을 남겼다네요.

지금 위의 사진에 보이는 모습이 바로 로마 시대에 쌓았던 성벽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많은 유적이 아직도 온전하게 남아있을까요?

그 이유가 궁금해 찾아가 보렵니다.

터미널에서 시내 쪽으로 방향을 잡고 걸어 들어가는데 눈앞에 나타난 담장과 출입문

그리고 다니는 사람조차 별로 없는 아주 한적한 도시네요.

 

궁금해서 그 문 안을 들여다봅니다.

바로 공동묘지였습니다.

헉!!! 에보라의 첫 만남이 묘지라니...

 

유럽은 우리와는 달리 묘지를 주로 시내 성당 마당에 쓰지요.

작은 마을에는 묘지 규모도 작습니다.

여기는 성당이 아니라 엄청난 규모의 묘지공원입니다.

 

묘지를 가까이 두는 이유가 늘 자주 다가가 꽃으로 장식하고 향초를 피우기 위해서겠지요.

에보라는 뼈 성당이 유명하지요?

이 동네는 삶과 죽음의 경계가 없는 동네일까요?

 

그렇다면 그 성당과 이곳의 관계는 무엇일까요?

죽어서도 성당에 뼈 하나씩을 내어주었다는 말인가요?

묘의 크기가 모두 다릅니다.

살아서도 평등하지 못하게 살았는데 죽어서도 달라진 게 없어 보입니다.

 

또 어느 나라는 묘를 쓸 때 하나의 묘지에 가족 대대로 겹 장을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도 묘지 이용으로 작은 국토가 자꾸 묘지로 뒤덮인다고 화장을 장려하지요.

매장을 겹장으로 활용한다면 그런 문제는 방지할 수 있겠습니다.

유럽의 장묘문화는 우리와는 다르기에 그 또한 인정받아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우리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

에보라 구경을 한다고 새벽부터 게이처럼 이상한 모양새로 지하철을 탔는데

여기까지 힘들게 와 묘지 산책이나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묘지를 구경하다 보니 재미있는 게 무척 많습니다.

돌에 새긴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이 살아생전 모습이나 직업을 유추할 수 있는 게 무척 많습니다.

 

이제 에보라 구시가지로 들어갑니다.

우선 터미널에서부터 중심지까지 걸어서 얼마나 걸리나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정확한 시각에 터미널로 돌아와 엘바스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어서

 휴대전화의 알람을 맞추어 놓습니다.

 

우선 지도부터 보고 갑니다.

위의 지도를 보시면 구시가지를 빙 둘러 도로가 있고 그 도로를 따라

로마 시대의 성벽이 남아있습니다. 

왼쪽의 버스 터미널에서 내리면 큰길을 따라 오른쪽 구시가지로 향합니다.

공동묘지의 크기를 짐작하실 수 있지요?

성문을 통해 구시가지로 들어가서 지랄두 광장을 중심으로 구경거리가

걸어서 모두 15분 안에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혹시 리스보아를 방문하시면 여기는 당일로 다녀가실 수 있기에

한 번쯤 들려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에보라는 성벽의 도시입니다.

로마 시대에 쌓은 성벽의 모습이 아직도 그 모습을 간직한 체 남아있는 곳입니다.

이 성벽을 중심으로 바깥으로는 도시를  한 바퀴 도는 도로가 있고 그 안이 바로 구시가지입니다.

 

색깔이 참 촌스럽지요?

이런 색이 이 마을의 기본색인가 봅니다.

건물 사이를 저런 구조물을 설치해 서로 의지하게 했나 봅니다.

골목마다 저런 구조물이 자주 보였습니다.

지진이 많은 지역이라 그럴 수 있겠네요.

 

중심 광장 한 쪽에 성당(Igreja de Santo Antão)이 보입니다.

워낙 많은 성당을 보고 다녔기에 이제는 성당 모습에 눈길이 머무르지 않습니다.

 

유럽은 광장문화가 발달하였다지요?

어느 도시나 중심은 광장이지 싶습니다.

에보라의 중심도 역시 광장입니다.

유럽 여행은 성당 투어고 광장 투어라는 말이 맞습니다.

 

광장 이름이 조금 거시기해 그렇지...

광장의 이름이 지랄두 광장(Praça do Giraldo)이라고 부릅니다.

정말 지랄 맞은 이름입니다.

스페인에서는 히랄두라고 부를까요?

 

이 지랄두라는 이름은 레콩키스타 시기에 이 지역을 지배했던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고

에보라를 다시 찾은 장수의 이름이라 합니다.

당시 서로 적대시하지 않고 지내던 사이로 화친을 핑계로 드나들다가

수비가 허술한 틈을 이용해 냅다 기습적으로 점령해 버림으로 비겁하지만,

옛 지역을 다시 찾는 일을 했다 합니다.

그랬기에 전투 없이 무혈입성을 한 인물로 이렇게 중앙광장에

이름 석 자(정말 지랄두 석 자입니다.)를 남기게 되었답니다.

 

원래 스페인에서는 G 발음을 ㅎ으로 하지만, 포르투갈에서는 ㅈ으로 하나 봅니다.

지랄두 광장은 성벽 도시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이 광장을 중심으로 사방에 유적이 널려있습니다.

 

워낙 유적이 많은 동네라 그럴까요?

광장 한구석에 그냥 뒹굴고 있는 이 돌덩어리는 분명 유적으로 보이는데...

지금은 그냥 땅바닥에 있지만, 선이 아름다운 것으로 보아

비너스의 엉덩이 모습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아니면 헤라클레스의 몸뚱이?

 

제일 먼저 광장에 있는 관광안내소를 들려 이곳 안내 지도부터 얻습니다.

물론 관광안내소에서 주는 지도는 대부분은 무료입니다.

당연히 한글 지도는 없습니다.

영어나 포르투갈어나 우리에게는 크게 문젯거리가 되지 않습니다.

그림만 보면 되니까요.

 

지도만이 아닙니다.

그리고 덤으로 얻은 인쇄물에는 주요 관광지에 대한 아주 자세한 설명까지 있습니다.

개방시간은 물론, 무료인지 입장료는 얼마인지도 알려줍니다.

대체로 점심시간은 대부분 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오늘은 우선 에보라 중심 광장인 지랄두 광장까지 보았습니다.

우리 부부는 언제나 새로운 여행지에 도착하면 그곳 관광안내소부터 먼저 들립니다.

가져온 정보가 많지 않기에 그곳 현지 관광안내소는 큰 도움이 됩니다.

 

어느 도시나 가장 큰 광장에는 그 도시를 알리기 위한 관광안내소

뚜리스모가 위의 사진처럼 분명히 있습니다.

그곳에서 관광안내 지도를 얻고 중점적으로 어디를 보아야 하는지

물어보면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코스까지 알려달라고 해도 알려줍니다.

그리고 그들도 우리에게 꼭 물어보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어디서 오셨어요?"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를 그들은 꼭 물어보고 적어두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