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 열대 식물원(Estufa Fria), 폼발 동상 그리고 에두아르두 7세 공원

2015. 6. 2. 08:00포르투갈 여행기 2014/리스본

리스보아 시내에 열대 식물원이라는 에스투파 프리아(Estufa Fria)가 있습니다.

이곳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그러나 리스보아 카드가 있다면 무료입장이 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식물에 관한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이곳부터 들어가 시간 낭비를 할 필요는

없지 싶으나 그러나 다른 곳에 별로 갈 곳이 없다면 이곳을 찾아 식물원 구경도 하고

공원의 모습도 감상하는 게 좋겠네요.

잠시 피곤한 육신에 휴식이 필요하다면 찾아보는 것도 좋지 싶습니다.

 

식물원이 있는 공원 위에서 남쪽 떼주 강 방향을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쉽게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저 아래 왼쪽 언덕이 알파마 지구고 오른쪽이 바이후알투 지역입니다.

두 언덕 사이가 바이사 지구이며 지금 우리가 있는 이 지역을 리베르다드 지역이라고 구분한다는군요. 

 

찾아가는 방법은 호시우 광장으로부터 이어지는 리베르다드 거리를 따라 북쪽으로 곧장 올라오면

로터리가 나타나고 그 로터리 가운에 폼발 후작의 동상이 우뚝 서 있습니다.

동상 왼쪽으로 올라가면 식물원이 있습니다.

 

애완견이 아닌 아주 잘 생긴 사자 한 마리를 거느리고...

폼발은 후작으로 대지진 후 리스보아를 다시 복구하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지요?

리스보아를 프랑스의 파리처럼 만들려고 했나 봅니다.

그런 그도 27년간이나 권력의 그늘에서 얼쩡거리며 왕보다 더 큰 힘을 지닌 총리였나 봅니다.

 

리베르다드 거리는 포르투갈의 샹젤리제로 불린다 합니다.

파리를 구경하지 못해 비교는 못 합니다만 멋진 가로수 길임에는 분명합니다

이 거리는 1755년 대지진 이후 새롭게 현대적으로 조성되었기에 이런 이름으로 불리나 봅니다.

거리 끝에 폼발의 동상이 있는데 바로 폼발의 주도 아래 탄생한 거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폼발은 하염없이 이 거리를 향해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의 발아래 사자 한 마리를 거느리고 말입니다.

 

그 뒤로 완만한 언덕이 이어지는데 그곳이 바로 에두아르두 7세 공원이네요.

에두아르두 7세 공원의 이름은 1902년 영국의 에드워드 7세가 이곳을 방문했기에

그를 기념하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 만든 공원이라고 하네요

 

그 공원 왼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식물원이 보입니다.

바로 이곳이 리스보아 열대 식물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리스보아 카드의 유효 시각이 지나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냥 지나쳐 공원 위로 올라가려다가 식물원 입구에서 그냥 표를 꺼내어

사용 가능하냐고 물어보려는 데 검표하는 여성이 佳人의 행동만 보더니 웃으며

확인도 하지 않고 그냥 들어가라고 하네요.

 

중국에서도 아주 잘생겨 인기가 많았지만, 이곳까지 소문이 났더란 말입니까?

이런 말 했다고 너무 소리를 내며 웃지는 마세요.

사실 식물원 안에는 구경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두 발로 시내를 오르내리며 골목길까지 보아왔기에 특별히 갈 곳도 없어

 식물원이나 들어가 구경하렵니다.

 

그러니 식물원은 봐야 한다는 생각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순전히 검표하는 여성이 들어가라는

강요(?)때문에  들어간 겁니다.

동네 산책길에서도 꽃 이름 하나 제대로 아는 게 없고 나무 이름도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식물원 안은 제법 넓고 다양한 식물로 가득합니다.

 

선인장만 키우는 곳도 보이고요.

ㅋㅋㅋ

 선인장은 알겠습니다.

 

산책로를 만들어 다양한 방향으로 볼 수 있도록 배려했네요.

 

그럼 오늘 장자께서 말씀하신 관수세심(觀水洗心), 관화미심(觀花美心)이나 해볼까요?

물을 보고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말은 동양이 아닌

유라시아 대륙 제일 끄트머리에 있는 작은 나라 포르투갈에서도 통하지 않겠어요?

 

마치 새의 머리 모양입니다.

그러나 이 식물의 이름도 모른다는 사실...

극락조화가 아닌지 모르겠네요.

 

식물원은 찾는 사람이 없어 아주 조용한 곳이었습니다.

식물도 지루해하고 근무하시는 분들도 무척 지루했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 부부를 들어가라고 했을까요?

 

물소리 새소리만 들리는 곳에서 잠시 머리를 식혔다 갑니다.

리스보아의 바쁜 일정 중에서도 마지막 날, 잠시 쉼표 하나를 찍고 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1755년 대지진으로 도시 대부분이 파괴된 후 그 재건의 책임을 지고 일한 사람이 폼발 후작으로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폼발 후작 광장이 있고 그 광장 한가운데 그의 동상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포르투갈 안에서 당시 영향력이 컸던 영국인의 영향력을 축소하고 경제적으로

독립하는데 큰 힘을 쓴 그였기에 포르투갈 사람에게는 영웅이라 생각하겠지요.

그래서 그의 동상을 보면 영웅처럼 보이기 위해 사자 한 마리를 옆에 두고

사자 위에 손을 얹어놓은 모습으로 그렸습니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자나 깨나 그의 주도로 다시 태어난 리스본 시내를 굽어보고 있습니다.

구시가와 연결되어 곧게 뻗은 리스본의 샹젤리제라는 리베르다드 거리 끝에 광장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