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데 멜로 전망대(Miradouro Sophia de Mello), 길을 잃어도 좋은 곳

2015. 5. 29. 08:00포르투갈 여행기 2014/리스본

소피아 데 멜로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방향입니다.

멜로 전망대라고 해서 멜로드라마를 생각하고 왔는데...

이 전망대는 그라사 성당(Convento da Graça) 앞마당에 있기에 그라사 전망대라고도

한다는데 떼주 강이 멀리 보이고 그 강 위로 425 다리가 보입니다.

저 다리가 원래 독재자 살라자르의 이름을 딴 "살라자르 다리"였다는데

카네이션 혁명으로 개털이 되었다지요?

본디 내해다 마라난 아사날 엇디하릿고!!!

 

이 전망대에 오르면 리스보아 시내 대부분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빨간 지붕과 벽의 모습이 알록달록한 시내 풍경이지요?

예쁘다는 분도 계실 것이고 촌스럽다고 느끼실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라사 전망대는 바로 이런 풍경을 구경하기 가장 좋은 장소입니다.

 

이제 우리는 상 조르주 성을 나와 주변의 작은 골목을 두리번거리며

전망대가 있다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바닥은 돌로 포장했고 넉넉하지는 않지만, 정이 넘치고 사랑이 깃든

그런 민초의 삶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이렇게 골목길을 걷다가 길을 잃어버리면 어쩌지?

이곳에서는 길을 잃어도 좋습니다.

그냥 걷는 겁니다.

 

돌로 예쁘게 만든 인형의 모습도 보입니다.

개미의 모습도 보이고 고양이 그리고 당나귀의 모습도 보입니다.

 

골목이라고 해 뭐 다 그런 모습은 아닙니다.

그라피티라고 했나요?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그라피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멀쩡한 건물에 저런 낙서가 무척 많습니다.

이것도 그들 문화의 한 장르라 해도 우리 눈에는 지저분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골목 사이로 보이는 시내 풍경입니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집들 사이로 이런 모습을 내내 볼 수 있지요.

빨간 지붕은 유럽의 전유물인가요?

 

위의 사진을 보니 건너편에 산타 후스타 리프트가 보는데 보수 중으로 가림막을 했기에

지저분해 보이고 그 뒤로 지진으로 파괴된 까르모 성당(Convento do Carmo)의 모습도

한눈에 들어오는걸요.

지난밤에 저곳엘 들려 잠시 머물다 왔지요.

 

골목길을 걷다가 문득 바라본 위의 사진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여러분은 위의 사진에서 무엇이 보이십니까?

다시 그 부분만 확대해 보겠습니다,

 

창문에 그려진 아줄레주입니다.

제일 오른쪽의 아줄레주 작품은 아주 눈에 익은 그런 장면이 아닌가요?

말의 목을 치는 모습입니다.

여기도 우리나라처럼 애마의 목을 친 신라 시대 김유신 장군의 이야기가 있다는 말입니까?

바람은 자기가 피고 말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내용을 모르면 이렇게 혼자만의 생각으로 다니게 되네요.

 

알파마 지구는 미로처럼 얽힌 좁은 골목, 창밖에 널어놓은 빨래를 보니

전형적인 서민이 모여 사는 곳으로 생각됩니다.

1755년 이 도시를 휩쓴 공포의 대지진에서도 이 달동네는 피해가 크지 않았다 합니다.

위의 사진을 보니 옛날 성벽의 모습이 보이네요.

이들은 이렇게 성벽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워낙 높은 건물이 없고 서민이 다닥다닥 붙어살다 보니 그랬나 봅니다.

이런 아기자기한 골목길을 걸어보는 것도 여행의 큰 재미 중 하나가 아니겠어요?

빨래가 바람에 펄럭이는 모습을 보면 마치 우리네 삶을 반추하는 듯하지 않나요?

달동네이다 보니 아래로 떼주 강이 내려다보이는 아주 풍광이 좋은 곳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새장이며 화분을 문밖에 내놓아 지나는 사람의 얼굴에 미소 짓게 합니다.

이런 맛에 골목 투어를 하는 게 아니겠어요?

 

동네 영감과 할멈이 골목길 작은 카페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지난 이야기로 꽃을 피웁니다.

바로 이런 맛 때문에 사는 게 아닌가요?

사실 나이가 들면 노인에게는 이런 게 사는 맛 중의 제일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이런 나이가 되면 늘어나는 것은 추억이고 짧아지는 것은 남은 수명이라 하지요.

 

이렇게 골목길을 두리번거리며 걷다 보니 위의 사진에 보이는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미라도우루는 전망대라는 말일 것이고 그 아래는 그림이 성당이라는 스페인어

이글레시아인가 봅니다.

그림을 보며 순전히 눈치로...

 

일단 전망대라고 가리킨 곳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작은 공원이 있고 그 앞에 성당 하나가 보입니다.

그 성당 마당 끝으로 다가서니 헉!!!

 

설명이 필요 없잖아요?

파노라마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주우우우욱 긁어보았습니다.

 

잠시 사진을 몇 장 사진 더 봅니다.

 

또 파노라마로 찍어보았습니다.

이곳은 파노라마 놀이하기에는 그만이 곳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냥 상 조르주 성 방향입니다.

 

더 가까이

내게 가까이 오지 마라!

내게서 멀리 가지도 마라!

이런 장난을 하며 전망대에서 풍경을 즐겼습니다.

 

이 전망대에서 조금 더 가면 세뇨라 두 몬트 전망대(Miradouro da Senhora do Monte)라는

전망대가 있는데 세뇨라 두 몬트라는 말은 길 건너 망루라는 의미라 합니다.

전망대 이름도 참 얄궂은 이름이네요.

올라올 때는 힘이 들어 보여도 골목길을 두리번거리는 재미가 있고,

내려갈 때도 천천히 걸어가며 골목 투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이 힘이 든다면 28번 트램을 타세요.

누가 뭐래도 리스보아 구경은 저렴한 28번 트램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 전망대는 그라사 전망대(Miradouro de Graça)라고 부른다네요.

그러나 지도상에 나타난 이름은 소피아 데 멜로 전망대(Miradouro Sophia de Mello)입니다.

전망대 바로 뒤로 그라사 성당이 있고 그 성당 마당이기 때문에 그리 부르나 봅니다.

찾아갈 때는 그라사 미라도우루라고 해야 동네 사람이 금방 알아듣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