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사 성당에서 리베르다드 거리로

2015. 6. 1. 08:00포르투갈 여행기 2014/리스본

이 그라사 전망대는 바로 그라사 성당 앞에 있어서 이름을 그렇게 부르나 봅니다.

그라사 성당은 리스보아에서도 가장 오래된 성당 중 하나로 1271년에 지은 성당이라네요.

아마도 바로 건너편의 상 조르주 성에 똬리를 틀고 굴러온 돌이 박힌 돌처럼 버티던

무어인을 쫓아버린 그때쯤이었을까요?

그때는 이베리아 반도 북부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이 물을 건너온 이민족인 무어족의 수중에 들어갔지요.

 

국토를 다시 찾자는 레콩키스타는 후에 십자군 전쟁을 유발했고 그 결과 십자군 전쟁은 잠시 주춤했던

국토회복운동의 불씨를 다시 지핀 셈이 되었나 봅니다.

이곳에 왔으니 그때 다시 찾은 유서 깊은 800년이나 된 성당 구경은 해야 하지 않겠어요?

 

천장에 많은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린 듯하지만, 우리는 의미를 모릅니다.

성서 이야기를 알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 겁니다.

 

주 제단 쪽의 모습입니다.

여느 성당과는 달리 황금색으로 치장하지 않았네요.

그렇게 화려하지 않고 단아한 느낌이 듭니다.

오히려 이런 단순함에 더 눈길이 머무네요.

 

성 세바스찬인가요?

그는 로마의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 시절에 근위 장교였다고 하지요.

당시 기독교를 금지할 때 그는 형장으로 끌려가는 기독교 신자를 격려함으로

불경죄에 걸려 사형선고를 받았다네요.

사진에서처럼 세바스찬은 멋진 몸매를 자랑하며 화살을 맞고 사형이 집행되었지만, 그는 죽지 않았다네요.

 

그런 젊은 장교였기에 건장하고 아름다운 몸매는 오히려 뭇 여성으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었을까요?

화살을 맞고도 죽지 않고 나중에 황제를 찾아가 기독교를 믿으라 함에 황제는

그 자리에서 세바스찬을 돌로 때려죽였다고 합니다.

화살에 맞고도 죽지 않았던 세바스찬은 이렇게 조각으로 많은 성당에 남아있네요.

 

이곳 풍경은 탁 트인 전망으로 왼쪽에 상 조르주 성으로부터 품발 후작의 동상이 있는 오른쪽 공원까지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풍경이 기막힌 곳입니다.

리스보아를 찾으시는 분은 이곳에 올라 리스보아 시내 전경을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180도의 파노라마 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에 여기도 빼놓지 말고 올라 구경해야 하겠네요.

더군다나 돈도 들지 않는 아주 탁월한 구경거리가 그곳에 있답니다.

 

걷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천천히 우리 부부처럼 걸어서 올라와도 되고 상 조르주 성 옆 골목을 따라

북쪽으로 걷다 보면 전망대가 보입니다.

시내 아래에서는 28번 트램을 타고 알파마 언덕 제일 높은 곳에 하차해 접근해도 좋겠습니다.

 

낮의 풍경도 좋지만, 특히 밤에 올라온다면 리스보아의 야경을 구경할 수 있겠네요.

낮보다 아름다운 리스보아의 화려한 밤 말입니다.

상 조르주 성, 425 다리, 떼주강...

여기에 서면 모두 만날 수 있습니다.

 

남쪽을 향한 언덕은 그나마 풍경도 좋고 많은 관광객이 다니기에 안전한 관광지라고 알려졌지만,

건너편으로 내려가는 북쪽 경사면은 우범지대로 알려졌다고 합니다.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트램길입니다.

이 길은 가능하면 걸어서 다니지 마시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네요.

 

우리 부부는 그런 것도 모르고 그 길을 내려갔네요.

그 지역을 내려가면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어 있어 중국어로 된 간판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포르투갈은 특히 중국인에게 많은 혜택을 준다 합니다.

그 이유가 오랜 시간 마카오가 포르투갈의 지배 아래 있었기 때문이겠죠.

 

트램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건물 위에서 뭐가 옷에 떨어져 땅에 뒹굽니다.

뭔가 바닥을 내려다보니 담배꽁초입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지역 골목길은 다니지 않는 게 좋다고 한인민박에서 경고한 지역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실도 모르고 그 골목길을 걸어 내려간 겁니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은 성 조르주 성과 전망대 사이로 내려가는 28번 트램길은 걸어가지 마시고

꼭 트램을 이용해 다니시기 바랍니다.

담배꽁초 던진 나쁜 사람에게 빠떼루 대신 사랑의 십자가를 주고 갑니다.

 

여기서 빠떼루나 주고 한가하게 시간 보내면 되겠습니까?

오늘이 포르투갈 리스보아 여행의 마지막 날인걸요.

하나라도 더 열심히 돌아다니며 보아야 하지 않겠어요?

 

여기 이상한 모습의 성당을 보고 갑니다.

상 도밍고 성당(Igreja De São Domingos)입니다.

호시우 광장 뒤에 있는 성당으로 성당 모습이 조금 특이하지 않나요?

 

이미 눈치를 채신 분이 계시네요.

맞습니다.

바로 1959년 8월 13일 큰 화재 때문에 성당 모습이 이렇게 변했답니다.

 

당시 화재 후 모습 그대로 두고 내부의 장식만 일부 다시 손보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주자는 의미가 아닐까요?

 

우선 이 지역을 벗어나 다시 시내 중심가로 들어갑니다.

리베르다드 거리를 북으로 올라가면 품발 후작의 동상이 있고 에두아르두 7세 공원이 있습니다.

그 공원 옆으로 식물원이 있답니다.

그 식물원 구경과 공원 주변의 모습으로 구경하기 위해 천천히 걸어 올라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번 여행에서 가는 도시마다 중국인이 경영하는 식당을 보았습니다.

길거리를 걷다 보면 작은 가게의 주인 중 중국인이 또 눈에 많이 뜨였습니다

이베리아 반도에 진출한 중국인이 무척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중국 여행으로 간단하나마 중국어로 인사 정도는 할 수 있기에

그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가끔 중국 식당의 위치를 물어보고 이용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