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보아 대성당 Se와 노란색 트램.

2015. 5. 21. 08:00포르투갈 여행기 2014/리스본

위의 사진은 리스보아 대성 앞에서 우연히 보았던 아줄레주 타일입니다.

노란색 트램을 그린 타일.

왠지 낭만이 있고 정이 가는 트램이 아닌가요?

기념품으로 하나 사고 싶지만, 아직 남은 여행이 많은데 깨지기 쉬운 타일을 가지고 다닐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여행하며 지금까지 선물이라고는 사 본 적이 거의 없지만, 자꾸 눈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그러나 아줄레주 타일로 만든 것이라 배낭에 넣고 남은 30여 일 간 다닐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과감히 포기합니다.

배낭 속에 타일이 온전히 살아남는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대성당을 배경으로 노란색 트램이 지나는 모습의 타일을 사고 싶었으나 아래 사진으로 대신하렵니다.

 

바로 위의 사진이 꿩 대신 닭?

우리 세대는 학교 통학을 전차로 하신 분이 많으실 겁니다.

그런 나이에 리스보아의 앙증맞은 작은 노란색 트램은 옛날이 생각나고 마음 한편 추억이 떠오르게 하는

마술과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 혼자 생각해 봅니다.

 

나이가 많아지면, 느는 것은 추억뿐이고 짧아지는 것은 남은 수명뿐이 아니겠어요?

더군다나 이렇게 오래된 성당을 배경으로 지나가는 노란색 트램은 우리를 다시 옛날 어린 시절로

데려다 줄 것 같은 기분마저 들게 하지 않나요?

리스본은 우리를 50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시켜준 곳이 되었습니다.

 

트램이 아니면 또 어떻습니까?

이런 색깔의 툭툭이라도 좋습니다.

요런 예쁜 툭툭이를 타고 골목길을 돌아보는 일도 즐겁지 싶네요.

그러나 우리 부부는 오직 두 발로만 하는 여행을 즐깁니다.

 

이제 대성당 안으로 들어가 잠시 구경합니다.

대성당이라면 리스보아에서 가장 크고 화려할지 알았는데 오히려 작고 아담하고 소박합니다.

포르투갈의 성당은 스페인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드네요.

 

피에타상이네요.

피에타란 말은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의미라 합니다.

성모 마리아가 죽은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조각품이나 그림으로 미켈란젤로가 만든 작품이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 피에타는 조금 차분하고 조용한 느낌이 드네요.

 

대성당은 이 지역에서 이슬람 세력을 물리치고 국토를 회복한 아폰수 엔히케스 왕이 명령해

1147년에 첫 삽을 떴다고 하지요.

스페인에서 국토회복 운동이라는 레콩키스타의 바람이 여기도 불어왔다는 말이겠지요.

그래서 그런지 무척 낡아 보입니다.

 

두 개의 탑이 멋도 없이 우뚝 솟은 모습은 크게 볼 것이 없습니다.

오래된 성당이라 그런 생각이 드나 봅니다.

파사드의 모습도 지금까지 스페인의 성당과는 달리 아무것도 없듯 깨끗합니다.

 

사실, 건물의 가장 큰 중요성은 튼튼함이 아닐까요?

그런데 성당이라기보다 외적으로부터 방어를 위해 만든 성채로 보입니다.

 

중앙 출입구 위로 보이는 장미 문양의 창은 전형적인 로마네스크 양식이라 합니다.

얼마나 튼튼하게 지었으면 1755년 대지진에도 끄떡없었다고 하네요.

사실 건물의 존재 이유는 튼튼하고 안전함에 있어야하지 않겠어요?

안전이 담보된 그 후에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옳은 방법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안에 들어가면 12 사도의 얼굴을 스테인드글라스에 만들어 놓았습니다.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아주 볼만합니다.

 

성당 정문 앞으로 트램이 지나기에 낡은 트램을 배경으로 아주 오래된 성당의 모습이

 아주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생각됩니다.

트램도 낡았고 성당도 오래되고 고전적인 모습이기에...

성당만 들어가면 무료입니다.

 

그런데 정말 스페인의 성당 모습과는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파사드의 모습이 이렇게 아무것도 장식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웃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라는 점 때문에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아무리 낡은 모습이라도 파사드에 장식한 시계는 정확히 시간을 알려줍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인생을 100점짜리로만 살려고 하지 마세요.

여행도 100점짜리로만 하려는 욕심을 부리지 마세요.

어디 100점짜리만 행복합니까?

세상에 완벽함이란 없습니다.

70점짜리는 또 어떻습니까?

100점짜리는 더 채울 수 없지만, 70점짜리는 채워가는 맛이 있습니다.

살아가며 하나씩 채우는 맛도 살아가는 재미 중 하나가 아니겠어요?

여행도 부족하지만, 일단 떠나서 다니며 하나씩 배워가는 일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