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보아 알파마 지구 들어가기

2015. 5. 13. 08:00포르투갈 여행기 2014/리스본

어제 28번 트램을 타고 도심 서쪽 언덕에 있는 종점에 올랐다가 다시 그 트램을 탔습니다.

28번 트램의 종점인 카몽이스 광장을 출발해 아우구스타 거리로 내려와 트램은 가쁜 숨을 헐떡이며

반대편 언덕을 오르는 것을 보니 작은 트램이 안쓰럽기조차 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바이후알투 지구를 떠나 코메르시우 광장 근처의 아우구스타 거리를 지나

반대편 언덕인 알파마 지구로 갑니다.

 

트램 안에는 소매치기 조심하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국가적으로 창피한 이야기겠지만, 어쩌겠어요?

워낙 많은 소매치기가 활동하는 꿈의 무대인 리스보아가 아니겠어요?

위의 사진을 보니 트램 기사도 소매를 걷고 운전하고 승객도 소매를 올리거나 아예 소매 없는 옷을 입고 다닙니다.

소매 없는 옷을 입어야 소매치기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워낙 많은 관광객이 오는 곳이고 또 많은 관광객이 당하는 곳이니까요.

우리 부부도 소매를 걷고 다닌 결과 아무 일도 당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요.

소매치기도 관광객 하기 나름이 아니겠어요?

 

언덕을 막 오르는 순간 창가로 비치는 성당 모습이 눈을 끕니다.

바로 리스보아 대성당이라는 Se 성당입니다.

저 성당은 나중에 걸어 내려오며 시간이 나면 들려보겠습니다.

 

오늘은 알파마 지구에 있는 국립 판테온이라는 곳을 찾아가 보겠습니다.

위의 지도를 보시면 제일 오른쪽에 보입니다.

28번 트램을 타면 왼쪽부터 대성당, 산타루치아 전망대,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를 거쳐 성 비센테 성당

앞에서 정차하는데 거기까지 계속 오르막입니다.

 

트램을 내리면 눈앞에 위의 사진에 보이는 팻말이 나타나지요.

바로 앞에 보이는 하얀색 성당이 성 비센테 성당이고 성당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국립 판테온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위의 사진에 보이는 세 번 째 feira da Ladra라는 글자입니다.

이 글자의 의미는 '여자 도둑'이라는 말이라 합니다.

소매치기로는 부족해 여자 도둑이 설치는 곳이라는 말인가요?

 

일단 들어가며 그 말의 의미를 알아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하얀색 건물이 바로 성 비센테 성당입니다.

성당 왼쪽에 골목길이 보이시죠?

 

그 골목을 따라 들어갑니다.

저 골목 끝까지 걸어가면 오늘의 이야기의 첫 번째 목적지 국립 판테온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국립 판테온은 원래 이름이 산타 엥그라시아 성당이었다고 합니다.

리스보아 카드를 사면 국립 판테온 입장은 무료입니다.

 

이 성당이 설립된 이유는 포르투갈의 부흥을 이끈 왕이 되지 못한 비운의 왕자 엔히크를 위한 헌정 성당이랍니다.

그래서 사후에 엔히크 왕자를 해상왕이라고 부른다지요?

그리고 또 다른 사람 우리나라 이순신 장군만큼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바스쿠 다 가마를 위한 성당이랍니다.

이 두 사람은 포르투갈에서는 성인만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죠.

 

이런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그런데 젠장!!!

출입문을 굳게 닫아버렸습니다.

국립 판테온은 바스쿠 다 가마가 아침 10시부터 17시까지만 개방하라고 했나요?

시계를 보니까 오후 5시 30분경입니다.

 

어쩔 수 없이 되돌아 나옵니다.

리스보아 카드를 제시하면 무료입니다.

내일 일찍 오면 10시에 무료로 들어갈 수 있으니 내부 모습은 내일 제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우리 카드가 오늘 오후에 처음 사용했다고 국립 마차 박물관에서 적어주었으니 내일에는 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

 

아까 말씀드린 이정표에 나온 "여자 도둑"이라는 팻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말은 벼룩시장의 이름이라 합니다.

위의 사진 왼편에 보이는 시장으로 월요일을 제외하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국립 판테온과 같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연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장 안으로 들어가려면 입장료로 2유로(학생 1유로)를 내야 한다네요.

 

결국, 여기도 시간이 지나버려 구경하지 못하고 다시 트램 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위의 사진은 여자 도둑이라는 벼룩시장 골목길에서 보았던 집입니다.

아줄레주로 장식한 아주 예쁜 집입니다.

 

아까 내렸던 트램 정류장으로 다시 걸어 나옵니다.

갑자기 이제부터 무슨 일을 해야 하나 막막합니다.

시내로 나가 산타 후스타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 시내 야경이나 구경해야겠습니다.

 

그런데 트램 정류장에 서서 한참을 기다려도 트램이 오지 않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제대로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헝클어지네요.

한참 후 트램이 오는데 콩나물시루...

옛날 우리가 학교에 가려고 새벽에 전차를 타려고 기다리다 왔던 그런 모습입니다.

 

이어서 잠시 후 또 한 대가 오는데 손을 가로로 저으며 위의 사진처럼 정차하지도 않고 통과합니다.

"여보! 우리 걸어서 내려갈까?

아까 올라오며 보니까 별로 먼 길도 아니고 갈 때는 내리막이라 힘도 들지 않을 것 아니야?"

 

결국, 우리 부부는 트램 길을 따라 걷기로 합니다.

걷다 보니 트램이 떼거리로 몰려다니느라 아까는 오지 않았나 봅니다.

오늘은 오지 않은 트램 빠떼루나 주고 오늘 이야기를 끝내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겸손이란 내 마음을 단단히 잠그고 있는 자물쇠를 푸는 열쇠입니다

나 스스로가 풀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여행하며 겸손하지 않으면 그들에게 다가갈 수 없습니다.

다가가지 않으면 느낄 수 없고 재미 또한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