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마차 박물관(Museu Nacional dos Coches) in Lisboa.

2015. 5. 7. 08:00포르투갈 여행기 2014/리스본

벨렝 지구에 국립 마차 박물관이 있다고 해 찾아갑니다.

이곳은 제로니무스 수도원에서 멀지 않기에 걸어서 10분도 걸리지 않네요.

마차 박물관이라고 하면 유럽에서는 보기 어려운 박물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곳을 찾아가려면 위의 지도를 살펴보세요.

지도를 통해 위치를 확인하면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아래에 보이는 발견의 탑을 구경하고 북쪽으로 큰길을 두 개 건너면 바로 제로니무스 수도원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길을 따라 동쪽으로 진행하면 마차 박물관이 있습니다.

 

벨렝 지구에서 보았던 벨렝 탑이나 발견의 탑 그리고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모두 쉽게 눈에 띄기에

금방 찾을 수 있지만, 마차 박물관은 실내에 있고 크기 또한 크지 않기에 금방 찾기는 어렵지만,

지도를 통해 익혀놓으면 쉽게 찾을 수 있겠네요.

길을 걷다 보면 왼쪽에 벨렝 궁전 건물이 있고 위의 사진처럼 초병이 있을 겁니다.

 

제로니무스 수도원을 구경하고 길을 건너지 마시고 동쪽으로 그냥 길을 따라 걸어가세요.

이곳에 오면 누구나 위의 사진에 보이는 빵집에 들러 에그 타르트를 사서 먹는다는 집이 보입니다.

상호가 Pasteis de Belem인가 봅니다.

 

1837년에 창업했다고 했나요?

얼마나 유명한지 꽃할배도 이 집에 들러 에그 타르트를 사서 먹었다는 것 아니겠어요?

처음 이 빵은 제로니무스 수도원의 수녀들이 옷을 세탁하고 수녀복의 칼라에 풀을 먹이기 위해 달걀 흰자위를

사용하고 노른자위는 버리기 아까워 빵을 구울 때 이용하다가 맛이 좋아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합니다.

 

그런데 유명하다는 집보다 그 옆집이 더 붐비니 어쩐 일이랍니까?

우리 입맛에는 그저 그런 빵이었습니다.

 

이곳 국립 마차 박물관의 입장료는 리스보아 카드를 지참하면 무료입니다.

그러니 한 번쯤 들려 구경하고 가는 게 좋겠네요.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고 화려한 마차도 구경할 수 있으니까요.

당시 화려한 귀족들의 자가용을 구경할 수 있잖아요.

 

입구에서 검표하는 사람이 우리가 지참한 리스보아 카드를 보자고 합니다.

그러더니 뭐라고 하는데 알아들을 수 있어야지요.

 

그런데 나중에 안 일이지만, 리스보아 카드를 사용할 때 제일 먼저 사용하는 곳에서 시작 시각을

카드에 적어야 하나 봅니다.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지금까지 그냥 사용했으니 오늘 오전은 카드만 보여주고 모두 무료로 다녔다는 말입니다.

그냥 카드만 확인하고 들어가라고 했으니까요.

이렇게 되면 우리가 사용 중인 리스보아 카드는 내일 이 시각까지 사용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본의 아니게 반나절 더 사용하게 되었으니...

그게 우리 잘못만은 아니잖아요?

 

위의 사진은 검표하는 사람이 아니고 낚시꾼도 아닙니다.

마부 복장을 한 마네킹입니다.

검표인은 우리가 말을 못 알아듣자 친절하게 직접 카드에 지금 현재 시각을 적어주네요.

1시 45분이라고...

 

그러면 내일 오후 1시 45분 전에는 아무 곳이나 이 카드를 사용한다는 의미가 되겠네요.

카드를 전산으로 처리하면 어림없는 이야기겠지만, 그냥 보여만 주고 들어가는 곳이 대부분이었거든요.

아직 포르투갈은 그냥 눈으로만 확인하고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마차는 조셉 1세 황제가 그의 누이 마리아 아나에게 결혼 선물로 준 마차라네요.

이 마차는 오스트리아에서 제작되었으며 주로 어전 행사 때 사용되었다 합니다.

지금으로 치면 럭셔리 차 한 대 뽑아주었다는 말인가요?

 

19-20세기 유럽 왕실이나 귀족들이 타던 마차를 전시한 박물관입니다.

화려함의 극치라 했나요?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더는 화려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귀족들의 생활은 바로 이런 생활이었지 싶네요.

 

마차를 통해 잠시나마 그들의 삶을 살짝 엿볼 수 있습니다.

마차에 아름다운 조각으로 장식하고 황금색으로 색칠해 화려하게 만들었네요.

색칠만이 아니라 조각 구경도 좋습니다.

 

위의 마차는 의전용으로 18세기에 만든 마차라네요.

용을 상징하는 조각으로 멋을 부렸습니다.

프랑스에서 제작했다고 하며 포르투갈 대사가 주로 프랑스 궁정을 드나들 때 사용했다네요.

 

바퀴가 정말 화려하죠?

지금으로 보면 휠이라고 해야 할까요?

 

시트도 슬쩍 넘겨다 봅니다.

가운데 보이는 구조물은 발을 올리는 용도일까요?

그런데 안전벨트도 없어요.

 

이 마차의 왼쪽 위의 조각은 여름을 의미하고 오른쪽 위의 조각은 봄을 의미한다 합니다.

가운데 위의 조각은 아폴로 신이고요.

아래 왼쪽의 조각은 대서양을 의미하고 오른쪽 아래의 조각은 인도양을 의미하는 조각이라고 합니다.

그냥 조각으로 멋을 낸 것이 아니라 이렇게 의미도 부여했네요.

 

원래 박물관이 있는 건물은 왕족을 위한 승마학교였답니다.

그러니 생뚱맞은 박물관은 아닌 게 분명합니다.

 

복잡하고 멋진 마차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일 인승도 있네요.

이것은 귀족이 세컨드 마차로 사용했을까요?

지금으로 보면 경차라는 말이지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은 당시 마차로는 최신식 최첨단 하이테크 마차였을 겁니다.

라이트 시설도 갖춘 것이네요.

 

여기 다른 마차 사진 몇 장 서비스합니다.

기원전 중국의 동주 시대의 마차입니다.

그러니 기원전 770년 전의 일이니 지금으로부터 2800여 년 전이네요.

이제는 흙으로 돌아가 그 형태만 남았습니다.

중간 부분을 자세히 보면 말이 여섯 마리가 끄는 마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섯 마리의 마차가 끌었다는 의미는 제후국을 거느린 군주국의 천자만이 가능한 일이지요.

당시는 마차를 끄는 말의 숫자로 계급을 구분했던 모양입니다.

그래 봐야 6마력인데...

 

위의 사진은 그보다 더 이른 시기인 은허 시기에 만든 차마 갱입니다.

은나라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 속의 나라인 상나라입니다.

전갈의 독을 지닌 배꽃보다 더 아름다웠다는 달기와 함께 사라진 주왕의 나라말입니다.

상나라가 패망하며 그 주민이 세상을 떠돌며 장사하고 살았다고 지금의 상인이라는 말은

상나라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는 이야기도 있지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평야 지대에 있는 나라는 이렇게 마차 문화가 일찍 발달했나 봅니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마차 문화는 발달하기 어려운 자연환경이었죠.

위의 사진이 상나라 때 만든 진흙을 다진 포장도로인 셈입니다.

지금의 고속도라는 말이 아니겠어요?

마차 박물관 관람은 30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햇빛 때문에 그림자가 생기고 언덕 때문에 골짜기가 생깁니다.

정직하지 못한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바가지를 쓰고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화가 나고 재미가 없습니다.

사랑 때문에 미움이 생기고 욕심 때문에 괴로움이 쌓입니다.

 

여행하기가 짜증이 난다는 것은 내가 그곳을 좋아하고 좀 더 나은 조건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여행을 무지무지하게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여행은 "때문에"가 아니고 "그러함에도 불구하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