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게라(Churriguera)의 살라망카 카테드랄 파사드

2015. 1. 24. 08:00스페인 여행기 2014/살라망카

위의 사진은 예수 탄생의 파사드로 밤에 본 모습입니다.

낮에 본 모습과는 또 다른 분위기입니다.

혹시 밤에 태어났다면 더 리얼리티가 있지 않겠어요?

오늘은 지루했던 살라망카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내일부터는 까미노를 걸어가며 보고 생각했던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살라망카에 온 관광객치고 이곳 파사드에서 숨은그림찾기 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만큼 추리게라는 그만의 재치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려 했나 봅니다.

그가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는 무슨 의미일까요?

물론, 다 재치있는 즐거움이 아니라 위의 사진처럼 사자를 발밑에 깔고

해골을 손에 든 섬뜩한 모습도 있습니다.

이제 하나씩 재미있는 모습을 찾아보며 추리게라 형제의 재미있는 생각을 읽어봅니다.

 

토끼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성당 안에서 보았던 토사구퍙의 토끼가 간신히 도망쳐 여기에 숨어있었네요.

낮은 곳에 있어 너무 많은 사람의 손을 탔습니다.

토사구팽의 이야기를 했더니만, 이리로 도망와 숨어있었네요.

 

이 토끼는 아마도 간이 콩알만 해져 용왕님 병은 고치기 어렵지 싶습니다.

아무리 용왕이라도 자기가 살자고 살아있는 토끼의 간을 원한 일은 생명 경시로 빠떼루

받아야 하며 거북이의 거짓말은 정말 교육적이지 못하기에 별주부전은 어린아이에게

금서로 지정해야 합니다.

자기 병을 고치겠다고 살아있는 토끼의 간을 구해오라는 용왕의 지시가 정당하지 않고 또 그말을

그대로 이행하려는 거북이는 모략과 거짓으로 토끼를 속여 유인하는 행동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여러분은 뭐라고 설명하시겠습니까?

위의 사진에 보인 개와 원숭이는 우리가 생각한 견원지간이 아니라 원숭이 꼬리물기 놀이에

열중한 개의 모습이 원수사이가 아니라 친구처럼 무척 즐겁게 놀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이 바로 이 파사드의 슈퍼스타죠?

아이스크림 손에 든 사자라고 하지요.

누구는 괴수라고도 합니다.

누구였나는 중요한 일이 아니죠.

 

추리게라는 왜 이런 조형물을 파사드에 새겨놓았나 하는 것이죠.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는 사자라고 해도 될까요?

그러나 사실은 자세히 보면 다리 사이로 휘감아 오르는 나무 줄기가 부서진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으며 수리하지 않은 체 이렇게 내버려 두니 나무 줄기가 아이스크림이 된

전설같은 이야기가 여기에 있네요.

 

이번에는 이해 곤란하지만, 위의 그림과 서로 쌍두마차를 이루는 우주인입니다.

과연 추리게라가 살았던 시기에 우주인에 대한 개념이 있었을까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 우주인의 모습과 아주 닮았다는 점입니다.

이런 장식조각을 볼 때 추리게라는 가우디의 천재적인 영감을 뛰어넘는 대단한 인물이라

생각되며 그러나 사실은 이 조각도 처음 만든 게 아니라 1992년 보수하며

새롭게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랍스타입니다.

랍스타의 모습이 왜 성당 파사드에 있느냐 이 말입니다.

추리게라도 비싼 랍스타를 좋아했나 봅니다.

 

포도를 먹는 강아지라 해야 할까요?

이 강아지도 이솝에게 걸리면 저 포도는 실 거야! 라고 했지 싶습니다.

 

도토리 따는 쥐라고 보입니까?

아니면 또 어떻습니까.

우리는 추리게라의 재치있는 작품을 보고 있는 걸요.

이렇게 추리게라는 동화적인 상상으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물했습니다.

 

올빼미 삼총사입니다.

가운데 있는 녀석은 제대로 발을 딛고 서 있는데 양쪽 두 마리는 어떻게 저런 상태로

벽에 붙어있을까요?

아마도 공중부양의 묘기를 추리게라는 연구했나 봅니다.

 

멧돼지의 모습입니다.

어때요?

가우디가 그의 건축에 자연을 도입했다고 했습니까?

그러면 추리게라 형제가 한 수 앞서 있다고 해도 되겠습니까?

 

달팽이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아닌가요?

암모나이트일까요?

화석으로만 존재한다는 그 유명한 암모나이트를 만들었을까요?

 

어려서부터 병약해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해 혼자 자연과 더불어 자란 가우디가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그의 작품에 도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추리게라는 가우디보다 더 이른 시기에 이렇게 자연의 모습을 다양하게 그렸습니다.

그뿐인가요?

가우디도 상상하지 못했던 우주인까지 그렸습니다.

 

다시 밥주걱을 추리게라 형제에게 선물하고 가렵니다.

놀부 마누라는 너무 바쁠 것 같아 그냥 주걱만 두고 갑니다.

저 밥주걱으로 추리게라가 가우디 뺨을 후려치든 말든 그것은 추리게라의 마음이지요.

정말 추리게라의 가문은 지금 위대한 건축가라고 칭송받는 가우디를 뛰어넘는

천재적인 발상의 소유자가 분명합니다.

 

그래서 밥주걱을 여러 개 놓고 갑니다.

가우디 뺨이 성한 곳이 없겠어요. 그쵸?

요일별로 돌아가며 주걱을 선택해 빰을 때려도 되겠어요.

이렇게 우리는 위대한 가우디를 뛰어넘은 더 위대한 추리게라의 모습을 잠시 살펴보았습니다.

더 많은 조각이 있지만, 시간관계상 이만 줄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살라망카에 온 덕분에 가우디에 필적하는 위대한 건축가인 추리게라를 곁눈질로

보았는데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추리게라라는 사람의 이름도 알지 못했을 겁니다.

살라망카의 역사는 무척 오래되었다 합니다.

원래 이 지역은 이베리아인이 살았지만, 한니발에게 침략당하고 그 후 로마의 지배가 시작되며

은의 길의 한 거점도시로 로마는 개발하고 관리하였다죠.

로마의 쇠퇴기에 다시 남쪽에서 올라온 이슬람의 진출이 시작되며 8세기에는 무어인이

지배했다 하며 그 전에 잠시 서고트의 지배를 또 받았을 것이고요.

 

그러나 11세기에 이르자 원래 이 지역에 살았던 기독교 세력이 점차 확대되며 살라망카까지

진출하며 1218년에 이르러 알폰소 9세 때 스페인에서는 처음으로 대학이 설립되어 지금에

이르렀으니 정말 많은 역사가 스며있는 곳이네요.

그때가 이 지역을 중심으로 이슬람과 가톨릭 세력이 서로 대치했기에 가장 격동기였을 겁니다.

 

이 도시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접경에서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오래전 로마에 의해 만들어진 많은 도시 한 곳이라죠?

이 도시를 관통해 이베리아 반도의 남북으로 이어진 길을 은의 길이라고 한다네요.

 

은의 길(Ruta de la Plata)이란 로마 시대에 북부의 칸타브리카 산맥에서 채굴한 금과 은을

이 길을 통해 세비야 항구까지 운반하기 위해 건설한 1.043km의 길을 말한다 합니다.

스페인 국도 630번은 Ruta de la Plata라는 표지판이 걸려있다지요.

 

우리도 그 길을 따라 내려가며 직접 그 표지판을 보았지요.

은의 길에는 여러 도시가 있지만, 우리 부부는 에스트레마두라 지방에서는 살라망카, 메리다,

카세레스 그리고 피사로의 고향인 트루히요만 들려보았습니다.

이 도시는 한국 여행객의 발길이 뜸한 곳이라 많은 정보가 없는 곳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여기부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길이 이어지기에 제3의 까미노라는

순례자의 길로 살라망카는 많은 사람이 걸어가는 길이기도 하다네요.

우리도 여기서 출발할까 하다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조금 더 가까운

사리아부터 출발할 예정입니다.

 

에스트레마두라 지방을 "콩키스타도르(정복자)의 고향"이라고 부른답니다.

그 이유는 멕시코를 정복한 에르난 코르테스와 페루를 정복한 프란시스코 피사로 등이

이 지역을 일컫는 에스트레마두라 지방 출신이라 합니다.

 

아마도 이 지역 출신은 밖으로 나가 남의 땅을 정복하고 싶은 욕망이 많은 사람으로 보이고

그러나 이 지방의 기후나 지형을 알고 나면 왜 그들이 그런 삶을 살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해한다는 일은 그들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말이 아니라 밖으로 진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이해입니다.

그들은 정복자라 부르지만, 상대가 바라볼 때는 침략자고 살인자 약탈 파괴자가 아니겠어요?

이들의 손에 의해 세상의 두 개의 위대한 문명인 잉카문명과 아즈테카 문명이 절단나지 않았나요?

 

그렇게 잉카의 마지막 추장이었던 투파크 아마루는 그들의 거짓 약속에 속아 1572년 쿠스코

광장에서 이슬로 사라지고 지금도 그의 혼은 콘도르가 되어 안데스 산맥을 떠돌고 있을 겁니다.

누가 위대한 영웅이며 정복자고 누가 침략자에 약탈 파괴자입니까?

세상은 정말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곳 카테드랄에서 가장 볼만한 것은 성당 입구의 파사드입니다.

책으로 치면 내용보다 책 표지가 가장 화려하다는 말입니다.

우리같이 종교가 없는 사람에게는 말입니다.

특히 예수의 탄생과 십자가가 새겨진 플라테레스크 양식의 외관은 이곳을 찾는 모든 이에게

구경거리를 제공합니다.

 

이제 우리도 살라망카를 떠나야 합니다.

오늘 밤 코~ 자고 가야 하지만, 내일 새벽 2시 출발하는 버스표를 샀기에

잠시 더 돌아다니다 터미널로 바로 가렵니다.

여행이 무슨 야간전투도 아니고...

이게 지금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