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아빌라로 드나드는 문.

2015. 1. 13. 08:00스페인 여행기 2014/아빌라

오늘도 어제 이어 아빌라 고성 안의 모습을 더 살펴보렵니다.

아빌라에는 많은 성당과 수도원이 있습니다.

이곳에 성벽을 쌓은 이유는 왕궁이 있고 귀족이 살아 그들을 보호하기 위함이 아니고

성당과 수도원의 보호를 위한 성벽이라 합니다.

중세는 이렇게 종교가 갑이었나 봅니다.

 

누구로부터?

바로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왜?

이 부근이 오랜 세월 이슬람 세력과 가톨릭 세력이 서로 째려보고 지냈던 접경지대였기에...

당시의 충돌은 종교 충돌이었나 봅니다.

물론 민족이 서로 다른 이유였지만, 그들이 단합할 수 있는 힘은 바로 종교였을 겁니다.

 

그러나 아빌라의 고성은 원래 처음 만든 시기는 로마제국의 점령기였다고 하며 그때는

지금처럼 완벽한 모습이 아니었겠지만, 그때의 토대 위에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었을 겁니다.

로마는 이베리아 반도 전체를 카르타고로부터 인수받아 다스렸으니

지금의 이탈리아 반도의 몇 배나 되는 영토를 가졌네요.

 

여기에 로마 시대의 유적이 남아있다고 해 찾아보았습니다.

부부가 추수를 끝내고 곡식을 자루에 담는 모습을 조각으로 남겼습니다.

정말 민초가 살아가는 진솔한 모습이 아닌가요?

시대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곳일지라도 인간 본연의 모습은

세상 어디나 다르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휴식을 취하는 모습일까요?

위의 조각상을 바라보다가 문득 떠오르는 그림 하나가 생각납니다.

스페인의 유명한 화가였던 프란시스코 고야의 그림 중 옷을 입은 마하와

옷을 벗은 마하 그림말입니다.

아니면 자기가 무슨 옷 벗다 만 마하라도 되는 겁니까?

아니면 마하의 서방이라도 되는 겁니까.

 

자세가 나옵니다.

아니면 고야가 이곳에 와 이 조각을 보고 옷 벗은 마하와 옷 입은 마하를 그렸을까요?

이런 모습을 바라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방법은 같다는 생각입니다.

 

당시로는 파격적인 누드화가 아닌가요?

고야의 이 그림은 마드리드에 있는 프라도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번 여행 끝날 즈음 프라도 미술관에 들려 마하를 만났습니다.

 

이 작은 박물관이 있는 곳은 이름도 멋진 카르멘 문 바로 안쪽입니다.

어디 이름만 예쁩니까?

우악스럽게 생긴 비센테 문이나 알카사르 문보다

더 예술적으로 아름답게 만들었잖아요.

 

그 문을 나서면 아빌라의 또 다른 뷰포인트인 성곽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곳의 야경은 숙소에서도 꼭 가보라고 추천한 곳이죠.

이번 여행을 하며 현지 숙소에서 그곳의  정보 대부분을 얻었습니다.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바로 관광객이 머무는 현지 숙소가 아니겠어요?

 

아빌라에서 또 하나의 즐거움은 야경에 빠지는 일이 아닐까요?

낮에 보았던 모습도 아름답지만, 밤은 또 다른 아빌라의 모습입니다.

같은 장소일지라도 밤과 낮의 모습은 정말 다릅니다.

모습이 다르니 느낌 또한 다르잖아요.

 

세상은 이렇게 같은 풍경이라도 낮과 밤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같은 사람도 이렇게 같은 곳을 다른 느낌으로 바라보는데 다른 사람이

같은 곳을 찾아온다면 그 느낌이 사뭇 다르지 않겠어요?

 이제 해가 지기 시작하고 달마저 비치기 시작하고 성벽의 불이 들어오는 시각이면

나그네에게는 또 느낌이 다르지요.

 

이번에는 사형집행인의 집이라는 곳을 찾았습니다.

집 이름도 이상하네요.

그러나 이름처럼 무서운 곳이 아니네요.

 

무슨 전시회라도 하나 봅니다.

고개를 디밀고 구경해도 되느냐고 하니 얼마든지 구경하라 합니다.

우리 외에는 구경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아빌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로스 쿠아트로 포스테스였습니다.

낮에 그곳을 찾았을 때는 관광버스로 이곳을 찾은 한국인 성지순례단이었습니다.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분들이 모두 한국분입니다.

 

그들을 인솔하신 신부님은 수원에서 오셨다고 하시며 이곳의 의미는 테레사 수녀가

모로코로 전도활동을 떠날 때 이곳에서 붙잡혀 다시 돌아갔기에 여기에다 네 개의 기둥을 세우고

사각 형태로 만든 후 십자가를 세웠다고 하시네요.

 그러나 다른 이야기로는 로마 시대에 종교 박해를 하며 기독교인을 이곳에서 처형한 곳이라

하고 그런 순교자를 추모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하는데 후자가 더 설득력이 있지 않나 생각되네요.

 

밤에 다시 찾았을 때는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여기까지 시내버스가 운행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거리상으로는 멀지 않은 곳이기에 그냥 걸어오셔도 충분한 거리입니다.

 

그리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안전은 각자가 지켜야 하지 않겠어요?

위의 알림판은 뷰가 죽여주는 곳이라는 말인가요?

 

이곳을 구경하고 오다가 길거리에 빵 차를 만났습니다.

우리말로 "빵을 파나요?" 하고 물어보니 알아듣고 판다고 합니다.

"하나에 얼마예요?" 하며 검지를 펴니 저 사내도 검지 하나를 폅니다.

 

그래서 1유로를 주고 샀습니다.

디따 큰 빵 하나에 작은 것 두 개는 덤으로 줍니다.

종일 걸어 다니며 우물거리고 먹었습니다.

서로 다른 말을 했지만, 정확하게 의사소통이 되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입니다.

 

여행하다 보면 식사시간을 놓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나라도 더 볼 욕심에 때로는 식사를 거르고 구경하기도 합니다.

많이 걷다 보니 아무래도 자주 먹어야 합니다.

 

그래서 여행지마다 숙소에서 큰 수페르마르카도를 물어보고 꼭 장을 보고

먹을 것을 작은 배낭에 넣어 다닙니다.

물은 기본이지요.

요구르트와 과일도 매일 먹어야 쉽게 일을 보며 다닙니다.

 

위의 문은 아다하 강으로 이어지는 다리의 문입니다.

고성에서 이 문을 통해 쿠아트로 포스테스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그러나 문은 그리 아름답지 않습니다.

 

잠시 걷다 보니 아까 빵 차가 배달한 빵이 보입니다.

문이 잠겼나요?

문고리에 걸어두었습니다.

무슬림이 사는 곳은 배고픈 사람을 위해 일부러 남은 빵을

문고리에 걸어두어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게 하기도 하지요.

 

위의 문은 산타 테레사 문입니다.

테레사 수도원 광장으로 이어지는 문입니다.

 

이 분이 산타 테레사 수녀의 모습인가 봅니다.

 

이 문은 라스트로 문입니다.

테레사 문과 더불어 남쪽으로 드나드는 문입니다.

이렇게 문은 모두 아홉 개가 있습니다.

 

그 문으로 나와 바라본 성벽의 모습입니다.

이런 돌산 위에 세운 성벽이니 쉽게 무너지지 않을 듯합니다.

유럽에서는 우리도 성벽투어를 했던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의 성벽을 알아준다는 데

사실 그곳보다 여기가 더 웅장하고 길이도 500m 나 더 길다고 하니

성벽의 지존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위성지도를 통해 아빌라에서 돌아본 주요 포인트입니다.

이 정도만 돌아봐도 아빌라의 주요 관광지는 거의 보았을 겁니다.

그러나 어디 완벽하다고 할 수 있겠어요?

여행이란 늘 아쉬움만 남기잖아요.

버스 터미널은 오른쪽 끝에서 노란 선을 따라 조금 더 가야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지도를 보시면 1번은 쿠아트로 포스테스.

2번 카르멘 문.

3번 사형집행인의 집.

4번 비센테 문.

5번 산 비센테바실리카 성당.

6번 우리 숙소.

7번 카테드랄.

8번 산 페드로 성당.

9번 알카사르 문.

10번 산타테레사 문.

11번 산타 테레사 수도원.

12번 다리의 문.

13번 아다하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