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채의 도시 아빌라(Avila)로 갑니다.

2015. 1. 8. 08:00스페인 여행기 2014/아빌라

스페인에서는 표를 살 때 당일치기할 곳은 왕복표를 사는 게 조금 저렴합니다.

기차는 모르겠지만, 버스는 왕복요금이 편도보다 확실히 저렴합니다.

스페인 기차 렌페는 미리 예약하면 반값에도 살 수 있더군요.

그러기에 표를 살 때 매표원이 꼭 물어봅니다.

뭐라고?

스페인어로요.

 

처음에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했지만, 알고 나서는 이다라고 당당히 말합니다.

편도는 이다(IDA)라 하고 왕복은 이다 이 부엘타(IDA Y VUELTA)라고 하나 봅니다.

돌아올 때는 미리 시간을 지정할 수 있고 미지정 둘 중 하나로 선택이 가능하다 합니다.

여행을 다니다 보니 별걸 다 배우고 다닙니다.

 

만약, 미지정으로 두었다면 여유 좌석만 있으면 언제든지 버스를 탈 수 있다네요.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 미리 좌석 번호를 받아야 하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처음 샀던 표는 버리지 말고 꼭 간수해야겠어요.

돌아오는 차편의 시각을 미지정으로 하면 지정보다 조금 더 비쌌던 것으로 압니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 일정이 매번 다른 곳으로 이동하며 진행하다 보니 당일로 다녀올 곳이

별로 없었습니다.

여행 처음에 바르셀로나에서 히로나를 왕복으로 다녀왔고 여행이 끝나는 날

마드리드에서 쿠엔카를 다녀온 것이 전부입니다.

세고비아 구경을 끝내고 여기서 버스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아빌라로 갑니다.

2014년 10월 1일의 일정을 시작합니다.

 

아빌라는 아주 대단한 성벽으로 이루어진 중세도시라 합니다.

그 성벽은 보기만 해도 위압적이고 완벽한 곳이라네요.

위의 사진을 보니 성벽의 규모를 짐작하시겠죠?

 

아주 든든한 반석 위에 세운 성벽이기에 쉽게 점령당하지 않았나 봅니다.

사진으로도 충분히 느낌을 전달받으시리라 생각되네요.

 

아침 일찍 일어나 혹시 보지 못한 곳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

세고비아 구시가지 골목길을 거닐어 봅니다.

그리고 아침 해가 떠오르길래 어제저녁 조명이 켜지지 않아 섭섭했던 알카사르로 갔다가

숙소로 돌아와 배낭을 챙겨 로마 수도교에 들렸습니다.

 

낮에 본 풍경과 해 질 무렵, 그리고 밤에 보았던 모습이 모두 다릅니다.

여행이란 같은 장소일지라도 이렇게 시간대를 달리하니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이제 아침의 수도교마저 보았으니 더는 미련없이 떠나야겠죠?

 

버스 터미널에 어제 미리 보았던 출발시각보다 30분 일찍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승차권 파는 창구의 문이 닫혀있고 승객 몇 명이 겨우 보일 뿐입니다.

매표창구가 닫힌 것은 스페인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처음 겪는 우리로는 무척 당황스럽죠.

 

승차대를 내다보니 이미 아빌라로 갈 버스는 들어와 있고...

만약 이 버스를 타지 못하면 오후 2시나 돼야 아빌라로 갈 수 있습니다.

창구 안을 들여다보고 버스 출발 시각표를 번갈아 보고 있으니

한 중년의 남자가 다가와 우리에게 뭐라고 합니다.

그러나 스페인어를 모르는 우리는 그게 무슨 소리인지 알아야죠.

 

그래서 그 남자를 창구 앞으로 데리고 가 시계와 아빌라행 버스 시각과 창구를

번갈아 가리키며 왜 표를 팔지 않느냐고 이야기하니 그 사내는 우리를 끌고 밖에 있는

승차대로 데리고 가 뭐라고 또 어쩌고저쩌고...

그러면서 버스 기사를 가리키며 돈을 주면 된다는 의미의 말을 합니다.

그랬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자주 승차권 판매 창구가 닫혀있었고 버스에 올라 기사에게 돈을 직접 건네고

버스에 탈 수 있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이렇게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 간의 의미는 정확히 전달된다는 게

여행의 묘미인가 봅니다.

혹시 언어 때문에 미지의 세상으로 떠나는 여행이 불안하세요?

우리 부부처럼 들이대면 다 통합니다.

 

기사에게 돈을 주고 직접 산 표입니다.

아빌라로 가는 중간에 여러 번 마을에 정차하며 손님이 내리고 탔으며

모두 그렇게 표를 사고팔더군요.

세고비아부터 아빌라까지 5.30유로입니다.

 

세고비아를 출발한 지 약 1시간 정도 지나니 아빌라에 도착합니다.

이곳 아빌라는 해발고도가 세고비아보다 조금 더 높은 1100m가 넘는 높은 곳이라 합니다.

스페인의 도시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곳이라는 말이네요.

 

아빌라 버스 터미널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택시를 타거나 버스를 탈 정도는 아닙니다.

15분 정도 걸어가면 아빌라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성곽 입구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더 멀어도 우리 부부는 걸었을 겁니다.

그래야만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출발 전 세고비아는 물론, 여기 아빌라와 내일 갈 살라망카까지 미리 숙소 예약을 하고

출발했으며 그다음부터는 현지에 도착해 숙소를 구했고 어떤 곳은 이동하며 2-3일 전

모바일폰 앱으로 예약하며 다녔습니다.

스페인에서의 숙소는 구하는 일이 그리 힘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극성수기에는 모르겠습니다.

 

숙소에 도착해 우리 이름을 알려주니 예약 확인이 금방 되네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호스탈 푸에르타 델 알카사르라고 성벽 바로 옆에 있어

이름도 성채를 의미하는 알카사르와 문이라는 의미인 푸에르타입니다.

그러니 우리말로 성문 여관이라는 말입니다.

1박에 42유로였으며 아침 식사 포함입니다.

레스토랑을 함께 운영하는 곳이네요.

 

그러나 시간이 일러 아직 방이 준비되지 않았다고 기다려달라 합니다.

원래 체크인 시각이 오후 2시인데 우리는 11시 조금 넘어 도착했습니다.

어떻게 우리가 금쪽같은 시간을 낭비하며 기다립니까?

위의 사진은 나중에 방에 들어가 찍은 사진입니다.

 

그래서 배낭을 보관해달라 하고 시내 관광지도 한 장 얻어 나왔지요.

아빌라의 첫인상은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위의 사진은 방 안에서 창문을 열고 찍은 사진으로 고성 안으로 들어가는 작은 문이 보이고

그 옆이 관광안내소로 관광안내소 안으로 들어가면 2층으로 올라가 성벽 위를 걷는

성벽 투어를 할 수 있는 출발점입니다.

 

어쩌면 이렇게 완벽하고 웅장한 성벽이 이렇게 온전하게 남아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도대체 누가 왜 이런 성벽을 만들었을까요?

그런 의문을 가지고 먼저 오늘의 아빌라 여행을 시작합니다.

 

아빌라는 이렇게 온전하게 성벽으로 둘러싸인 중세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고 있는 곳입니다.

그러기에 유네스코에서 성곽 안의 도시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겠지요.

그리고 다른 관광지처럼 관광객이 많지도 않아 아주 호젓하게 다니며 구경할 수 있습니다.

 

잠시 구경하다 점심시간이 되기에 마침 장성 반점이라는 중국집이 보입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몇 년간 중국어도 모른 체 중국 배낭여행을 다니며 산전수전에 잔도에

땅굴까지 다니며 공중전은 물론 지하전까지 모두 섭렵한 우리 부부가 아니겠어요?

사실 식사 때마다 모르는 메뉴판을 들고 고민한다는 게

입맛에 맛지 않는 식사보다 더 괴롭습니다.

 

여기도 스페인이라고 우리나라 중국집의 짜장면이나 짬뽕은 없고 메뉴 델 디아를 합니다.

가격이 다른 도시보다 저렴하고 중국집이 다른 스페인 식당보다 또한 조금 저렴한 편이네요.

짜지 않게 해달라고 몇 마디 아는 중국어로 "딴 이디알!"로 이야기하니 금방 알아듣습니다.

우리 오늘 점심은 홈그라운드에서 하는 듯합니다.

 

그나마 중국음식이 입맛에 조금은 맞고 대화까지 약간 통하니 식사가 이렇게 즐거울 수가?

위의 음식을 먹고 우리는 각각 챠오미엔과 챠오판을 또 먹었습니다.

물론 커피는 카페 콘 레체로 마지막을 장식했고요.

그러니 드링크, 엔 살라다, 새우볶음과 고기볶음을 먹고 말입니다.

이게 모두 일 인분에 5.8유로밖에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먹은 게 어제 세고비아에서 우아하게 칼질하며 먹었던 음식보다

가격은 반이고 맛은 두 배였습니다.

음식이란 게 그렇더군요.

편한 마음으로 먹으면 맛이 더 난다는 사실...

 

식사 후에 먹는 포스트레가 예쁘면 뭐합니까?

우리 입맛에 맞아야지요. 그쵸?

우리 여행은 이렇게 어설프지만, 계속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제 밥도 먹고 배가 든든하니 고성 구경이나 나설까요?

우리말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잖아요.

여기 아빌라도 고성 구경은 식후경이라고요.